- 자산가치 상승때 즐겼던 돌려막기식 운영 올스톱
[뉴스핌=원정희 기자] 자산가치 급락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은행이 담보로 잡은 아파트는 물론이고 땅이나 공장 등의 담보도 무용지물이 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자산가치 상승기 때 공장이나 땅 등의 돌려막기식 운영으로 연명하다가 최근 매매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유동성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또 이미 부실화된 기업의 경우 은행 입장에서는 담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등으로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은행 대출 부실에 직격탄을 안겨준다.
◆ 아파트 담보는 그나마 나은 편?
당장 아파트의 경우 서울 강남권 및 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떨어지더니 점차 강남 이외의 지역과 소형 아파트로도 집값하락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집값이 떨어지면 담보가치도 함께 낮아져 이 하락분 만큼 상환을 해야 하기 때문에 대출자들의 부담은 물론이고 자칫 부실 가능성도 생긴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보통 담보인정비율(LTV)이 60% 수준이어서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미국판 서브프라임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금융당국 등은 장담해왔다. 그러나 최근 집값 하락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자 이 마저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그러나 금융지주사 한 리스크관리 담당자는 "자산가치가 떨어지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고 부실우려가 커지는 곳이 주택담보대출이지만 막상 부실화되면 회수하기 어려운 곳은 공장이나 땀을 담보로 대출이 나가는 중소기업대출"이라고 우려했다.
담보로 잡힌 아파트의 경우 낙찰가율이 떨어진다손 치더라도 회수에는 상대적으로 큰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9월말 기준으로 507조원이며 이중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234조5559억원이다. 기업대출 규모는 517조원이다.
◆ 부실우려 기업 더 부실하게
공장이나 땅을 담보로 대출받은 중소기업의 경우 자산가치가 급락했다고 바로 부실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선 자칫 회사가 위험에 처할 경우 바로 현금화하기 어려워 더 큰 유동성 위험에 빠뜨린다.
최근 건설사 등 유동성이 안 좋은 기업들이 자산을 매각해 현금확보를 하려 해도 팔리지 않아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점도 마찬가지다.
A대형은행 관계자는 "과거 자산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할 땐 회사가 공장 운영이 좀 어렵더라도 공장 팔아서 좀 싼데로 설비이전을 하고 그래도 돈이 남아 이익이 날 정도였다"며 "이 때문에 공단 대출도 많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부실화 우려가 있는 기업들도 자산가치 상승으로 공장 돌려막기 식의 사업운영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가치 하락으로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데다 경기침체까지 겹쳐 이들 기업들이 더욱 어려움에 빠져있다는 지적이다.
멀쩡한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경기침체에 따른 자산축소를 어렵게 만든다.
◆ 부실화된 기업은 회수 어려워
게다가 이들 기업들이 부실화돼도 은행들은 자산 회수가 안되는 악순환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번지고 있다.
중소기업대출 비중이 높은 B은행 고위관계자는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공장가격이 최근 30%나 떨어졌다"며 "이렇게 떨어져도 매매가 안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10월 전국의 땅값 상승률은 0.04%로 지난 2000년 4/4분기(-0.46%) 이후 8년만에 가장 낮았다. 토지거래량도 지난해 10월보다 필지는 14.2%, 면적은 16.4%나 각각 줄어들었다.
이들 기업들이 도산하는 경우 공장이나 땅을 팔려고 경매에 내놔도 사실상 사는 사람이 없어 은행으로서도 회수할 도리가 없는 셈이다.
사실상 담보가 무용지물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C대형은행 한 여신담당자는 "보통 은행 중소기업대출의 30%는 신용 혹은 보증서 대출이고 나머지는 담보를 잡고 나가는 대출"이라고 말했다.
보통 대기업 대출이나 B2B대출, 구매자금대출 등은 신용대출로 나간다. 이를 제외하고 상당부분이 공장이나 땅 등을 담보로 대출이 나간다는 것이다.
또 신용등급이 A등급인 경우 담보인정비율은 100~120% 정도 되며 통상적으로는 40~90%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