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변동성이 높은 시장
주식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할 만한 이슈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서킷시티 파산, GM의 고전 등 미국발 실물경제 침체 우려감은 투자심리을 악화시키는 단골메뉴이며, 국내 금융사들에 대한 피치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과 일부 기업의 회생관리절차 신청 등 내부적인 불확실성도 주식시장에 암초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기업의 ABCP 상환문제는 국내 유동성 경색과 관련 언제든지 떠오를 수 있는 악재라는 측면에서 주식시장에 지속적인 부담이 될 전망이다.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미국의 경기부양의지에 대한 기대 등 시장의 심리를 달래줄 만한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 그러나 이들 대책들이 아직은 Plan의 단계에 머물러 있거나 실제 Action 단계까지 시간과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선뜻 투자심리가 호전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10월의 패닉을 겪은 이후 지수 하단에 대한 컨센서스는 어느 정도 형성된 듯 하다. 국가부도 리스크까지 반영하던 지수대에서의 스마트머니 유입, 리스크 프리미엄의 감소 추세와 일드갭 측면에서의 주식투자 매력도 증가 등으로 전 저점에 대한 신뢰도는 비교적 높은 상황이다. (11월 12일 WM Daily, “Market View”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시장진입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패닉국면이었던 10월의 변동성보다 조금 낮아지긴 했지만, 시장의 리스크(변동성)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KOSPI 일간수익률의 표준편차(5MA)를 토대로 리스크를 점검해보면, 일간수익률의 변동성은 4.58%에 달하여 상반기 평균 1.4%에 비하면 여전히 3배 이상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높은 변동성은 최근 반등국면에서도 시장진입 시기나 종목별 추격매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단순히 생각해도 손실에 대한 리스크를 상반기에 비해 3배 이상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이번 반등국면에서 보였던 업종별 변동성과 빠른 순환매에서도 확인되는 부분이다. 10월 27일 이후 업종별 변동성을 보면 기계, 증권, 은행, 건설업 등이 7% 이상의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통신, 음식료, 의약품 등 전통적인 방어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5% 이상의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증권, 은행, 건설업 등은 국내리스크에 가장 많이 노출된 업종으로 상승시에도 추격매수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다른 업종들도 실적 등 상승을 이끌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수익구간에서는 차익실현에 나서려는 욕구가 강해 추세적인 상승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모멘텀 부재 시장의 대안
업종들의 변동성이 높고 빠른 순환매가 나타나는 이유는 향후 시장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경기부양의 일환으로 기준금리를 꾸준하게 내리고 있지만, 실세금리(특히, 은행채와 회사채)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기업들의 실적도 여전히 하향 조정되고 있다.
이마저도 글로벌 경기침체의 속도를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어서 실적에 대한 전망 자체도 불투명할 뿐더러 실적모멘텀의 반전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모멘텀 부재의 시장에서 잠복해 있는 리스크를 피하면서 투자아이디어를 찾는 방법은 일단 눈에 보이는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로 압축하는 것이 최선이다.
문제는 확실한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례로 지난 10일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발표되면서 중국관련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지만, 결국 일일천하로 끝난 것처럼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실제 실적으로 반영되기 전까지는 지속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연말이라는 시기적 특성과 최근 자사주 취득기업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배당투자나 자사주 취득에 나서는 기업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은 당장 눈에 보이는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투자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사주 취득기업수는 패닉국면이었던 지난 10월 한달 간 82개사(발표기업 기준)로 3분기 월평균 20여개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났다. 11월에도 10일 동안에만 20개의 기업들이 자사주 취득을 공시함으로써 지난 3분기 수준을 넘어섰다. 이는 주주친화적인 정책에서 비롯된 것도 있지만 기업입장에서는 자사주식이 펀더멘털에 비해 크게 저평가되었다는 판단에 기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높은 배당과 자사주매입은 기업이 보유한 현금흐름이 우량하다는 반증이기도 하기 때문에 최근처럼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서는 상대적인 잇점이 될 수 있다. 자사주 매입을 추진하는 기업들의 경우 수급여건이 기본적으로 긍정적이며, 배당주들도 연말 배당을 노린 인덱스펀드들의 매수유입으로 수급여건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배당과 자사주매입
실제로 배당 및 자사주 취득기업들은 성과측면에서도 눈여겨 볼 만하다. 우선 배당주들의 과거 성과(수익률)를 점검하기 위해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연말 수익률을 조사해 보았다.
2000년 이후 KOSPI 기업 중 10월 말 기준 배당수익률이 높은 10개의 기업에 투자했을 경우, 1개월 및 2개월 평균수익률은 각각 8.59%, 9.19%로 집계됐으며, KOSPI대비 수익률도 2005년 한 해를 제외하면 모두 시장대비 Outperform하는 좋은 성과를 나타냈다. 단순히 자본이득(Capital Gain)만 고려한 것이기 때문에 배당수익률까지 고려한다면 수익률은 더욱 높아지는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11월 11일 현재 예상 연말배당금 기준(컨센서스)으로 상위 10개 기업들(지난 4년 연속 배당기업)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5.26%이다. 이들 기업들은 변동성(일간수익률의 표준편차)도 낮은 수준이다.
연말 배당수익률 상위 10개로 구성된 배당주인덱스를 구성하여 수익률과 변동성을 점검한 결과, 급등락을 반복했던 최근 반등국면(2008.10.27~11.11)의 변동성이 2.07%로 나타나 KOSPI의 4.76%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수익률을 감안한 기대수익률과 낮은 변동성을 감안할 때 급등락을 반복하는 현시점에서 안정적인 투자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기업들의 수익률과 변동성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KOSPI 기업 중 지난 7월 이후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기업들을 공시일자 기준으로 인덱스를 구성했을 때, 7월 이후 현재까지 수익률은 -23.8%로 KOSPI -28.47%보다 4.67%p Outperform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반등국면에서도 변동성대비 수익률이 양호한 것으로 집계됐다. 10월 27일 이후 업종 및 KOSPI의 수익률-변동성과 비교해보면 변동성은 5.2%로 KOSPI 4.76%보다는 높지만 비슷한 수익률을 기록한 건설업(7.55%)과 전기가스업(5.60%)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을 보였다. 수익률은 KOSPI대비 0.95%p 높아 배당주와 마찬가지로 변동성대비 수익률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변동성이 다소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높은 상황이며, 잠재된 리스크가 본질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경기부양을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이 진행되고는 있으나, 실행단계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투자자들의 종목선별 노력도 강화될 수 밖에 없다.
종목이나 업종별 상승세를 이끌만한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인 점을 감안한다면 배당과 자사주취득이라는 눈에 보이는 모멘텀을 보유한 기업은 안정적인 투자대안이 되기에 충분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센터 신중호 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