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1위 수출국인 중국 경제의 가파른 하강에 기업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2003년부터 5년 연속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던 중국 GDP 성장률이 올해 한 자릿수로 떨어져 한동안 8~9%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이에 그동안 중국 시장의 호황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아진 국내 기업들의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중국 내수 부진이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휴대폰, 자동차, LCD TV 등 고가의 내구재는 베이징 올림픽 이후 이미 소비 위축이 현실화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20일 3/4분기 GDP 성장률이 9.0%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9.5~9.7%)를 크게 밑돌뿐만 아니라 지난 2006년 1/4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이어온 두 자릿수 성장 시대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9월 대중국 무역수지도 8월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중국에 대한 무역수지가 지난달 7억4900만달러로 8월의 13억8600만달러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출 증가세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게 원인이다. 수출 증가율은 7월 30.4%에서 8월 20.7%로, 9월 15.5%로 각각 내리막길이다. 품목별로도 주력상품인 자동차부품과 반도체가 각각 20.5%, 17.3%나 줄었다.
◆삼성전자, 아직은 괜찮지만 긴장 늦추지 않아
삼성전자는 아직까지는 괜찮지만 앞으로 중국 경기 침체가 더 깊어질 경우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중국 실물 경제의 움직임을 주의깊게 살펴보며 전략을 조정하는 등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겠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으로 삼성전자 중국해외법인의 경우 휴대폰 사업에서 20%의 성장세를 이룰 정도로 큰 차질은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아직까지 중국사업에 대한 변화는 감지하지 못했다"며 "중국해외법인 투자를 줄이거나 차질이 생긴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앞으로 중국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덜 받는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전략과 함께 틈새시장인 중저가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기존 거래선과 유대감을 강화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돌파할 방법을 찾고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생산법인을 포함해 중국 해외법인 30여개를 소유하고 있다. 중국에는 현재 반도체, LCD조립라인, 휴대폰, 노트북 등 생산라인이 자리잡고 있다.
13개의 중국법인을 가지고 있는 LG전자도 비상상황인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삼성전자와는 달리 대외적인 환경이 어려워질수록 원가비용 절감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마른 수건 다시 짜는 심정으로 난국을 헤쳐가겠다는 각오다.
LG전자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대외환경이 어려울수록 유통재고를 최소화하고 시즌별 특수기를 노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통재고를 최소화하려면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고 여기에 맞게 생산을 하는 공급망 관리가 제일 중요하다"며 "최대한 재고 비용을 줄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올림픽 이후에도 車판매 회복되지 않아
상반기까지만해도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승승장구했다. 6월말까지 승용차 판매량은 16만4792대로 전년동기대비 46.9%나 급증했다. 베이징 2공장 준공과 함께 선보인 중국형 아반떼 '위에둥'이 4월부터 3개월 연속 1만대 이상씩이 날개 돋힌 듯 팔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7월로 접어들며 이상 기운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과잉 규제에 나서면서 월별로 2만7000대 이상 팔리던 것이 1만6000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올림픽 기간 중 2개월 연속 전년동기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하기도했다.
올림픽이 끝난 지난 9월 판매량도 2만2016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76대, 6.2% 증가했을 뿐이다. 위에둥의 판매량이 7693대로 상반기의 절반 수준에 그친데다 다른 차종들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쏘나타의 경우 지난해 40% 수준으로 급감했다.
중국 내수가 급속히 가라앉는 찬바람을 일선에서 맞은 셈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독과점법 위반으로 현대기아차의 완성차 `수입허가증` 신청접수를 금지했다. 수출이 전면 중단되고, 현지 생산된 차량만 판매해야하는 실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9월 신청한 수입허가증부터 발급이 중단됐지만 현지 재고 물량이 남아 있어 판매에 문제가 발생하진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이번 수입금지 조치가 자국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일시적인 조치일 것이라는 전망이 중론이지만 현대차에게 부담스런 요인임에는 분명하다.
◆철강 조선업체도 중국경기 침체 "부담스러워"
직접적인 타격은 아니지만 철강 조선업체들도 중국 경기 침체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중국의 고속 성장에 힘입어 교역량 증가 → 운임 상승 → 선박 발주량 증가 → 철강가격 상승 등 연쇄적인 선순환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젠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철강업계는 중국의 경기침체에 따른 철강수요가 둔화해 일반재 중심으로 공급 과잉이 현실화 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 같은 '차이나 리스크'에 대비해 고급강 생산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양이 아닌 질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고급강 비중이 70%정도 된다"며 "중국의 경기침체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 역시 이미 3~4년치 일감을 수주한 상태여서 당장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추가적인 수주가 끊겨 그 이후가 걱정스럽다. 주식시장에서 이같은 우려가 이미 나타난 상황이다.
세계 1위의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의 경우에도 올 상반기까지 조선 수주가 급증했으나 7월이후 둔화세가 눈에 띌 정도다. 이에 현대중공업 주가는 지난해 10월 한때 55만원에서 이달 15만원대로 거의 1/4이 됐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다른 조선업체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삼겠다는 비젼을 갖고 있는 SK그룹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아직 본격적으로 중국내 사업을 시작하지 않아 큰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그룹 관계자는 "SK에너지의 정제공장, SK텔레콤의 이동통신 망사업 등을 시작하려고 준비하는 단계이고, 직접적으로 소비자와 만나는 부분이 아직 없어 중국 경기 침체로부터 한발 비껴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중국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외자 허용, 규제 완화 등 정책을 전환한다면 우리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