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 리서치센터(센터장 조용준)의 10월 8일 투자전략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버크셔 해더웨이 주가를 보라
▶ 구제금융 효과에 대한 의문과 금융위기 이후 찾아올지 모르는 불황 걱정
▶ 금융시장 안정 계기는 구제금융 자금의 집행과 글로벌 동반 금리인하
▶ 금융시장 불안을 넘는 실물위기의 바로미터로서 주목되는 버크셔 해더웨이 등의 주가
▶ 버크셔 해더웨이, BOA 등은 7월에 저점 통과 중
‘위기의 금융’
9월 위기설로 홍역을 치루었던 주식시장이 10월에 접어들어서는 공포심리에 더욱 짓눌리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는 무역적자 지속(올해 누적무역적자 142억달러),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의 순유출(6월 이후 4개월 동안 외국인의 주식 및 채권 순매도 230억달러), 은행 자산 및 부채의 기간불일치로 인한 달러 조달의 애로로만 설명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점점 많이 회자되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는 10,000포인트를 넘나들고 있다. 유럽에서도 금융기관이 구제금융을 애타게 기다리는 상황이 되었다. 이머징 마켓에서도 브라질이나 러시아 증시가 3~4개월 만에 거의 반토막이 나버렸다. 리먼 파산 이후에는 브라질 헤알화의 가치 하락(-18.8%)이 가장 크게 나타나면서 이머징 마켓에 대한 경각심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 구제금융 법안이 통과되었지만 실제 자금이 집행되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점이 달러 유동성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유동성 부족으로 금융시장은 일촉 즉발의 상황이지만 의회를 간신히 통과한 구제금융은 도끼 썩는 줄 모르는 신선의 한가로움 속에 빠져있다.구제금융 자금이 집행되어도 그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비관도 금융시장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금융 위기 이후에 찾아올 지 모르는 불황에 대한 우려도 크다.
무엇이 ‘위기의 금융’을 구제할 것인가
그렇다면 무엇이 어려운 금융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인가. 만약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지 못한다면 심각한 실물 침체를 수반하는, 예를 들어 대공황의 전조와 같은 위기발생의 징후를 주식시장에서 찾을 수는 없을까. 1) 금융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계기는, 필자의 판단으로는 조속한 구제금융 자금의 집행이라고 본다. 구제금융이 금융위기를 일소할 수는 없지만 부실자산의 매각과 클린화를 통해서 자금 순환을 억제해온 counterparty risk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구제금융이 본격적으로 집행되기까지는 부실채권 매입기구 설립과 펀드매니저 모집, 부실채권 매입을 위한 가이드라인 설정 등과 같은 절차, 즉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구제금융 추진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구제금융에 대한 공화당의 반대가 심한 상황에서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 대선 결과가 드러나는 11월 초까지 구제금융 자금집행이 지연된다면, 교통사고가 난 월스트리트에 119구급차의 투입이 늦어지는 것과 같다.
미국 대선이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리더쉽의 출현이 미국의 금융이나 실물 위기를 대처하는 데 있어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구제금융의 집행도 대선 이후에 더욱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기 이후에 찾아올 지 모르는 실물의 침체에 대한 정책 대응도 새로운 리더쉽이 형성될 때 속도를 더할 수 있을 것이다. 대공황 당시인 29년 10월부터 주식시장이 붕괴되기 시작했지만 당시 정책당국이 시장 만능주의를 믿고 적극적 개입을 주저해 실물 위기를 키웠던 사례와 대비된다.
2) 다음으로는 글로벌 공조이다. 구제금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선택 수단으로서 금리인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FOMC가 10월 28일~29일에 있고 ECB 금리 결정회의 역시 11월 6일로 예정되어 있는데 구제금융 지연이나 유럽 금융기관의 유동성 압박을 고려할 때 전격적인 금리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만의 금리인하는 그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달러약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작용만 키웠다.
이에 비해 미국과 유럽의 동시 금리인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유동성 공급에 효과적일 수 있다. 아무리 달러를 공급해도 유동성 순환이 안되어 나타난 금융기관의 동맥경화 현상은 역경매를 통한 구제금융이 추진되면서 완화될 수 있다. 구제금융과 미-유로의 동시 금리인하가 단행된다면 적어도 지금의 무기력 상황과는 다를 것이다. 금융 시장에서 발생한 위기가 커질수록 마지막 보루로서 정부나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 밖에 없다.
버크셔 해더웨이가 인디케이터
물론 금융위기 해소 및 불안심리 제거에 있어 정부 못지 않은 역할을 하는 민간도 존재한다. 워렌버핏의 버크셔 해더웨이가 대표적이다. 버크셔 해더웨이는 최근과 같은 미국의 금융위기 국면에서 적극적으로 위험자산 인수에 나서고 있다. 골드만삭스, GE에 대한 지분투자, 그리고 웰스파고를 통한 와코비아의 간접적 인수 등 버크셔 해더웨이의 최근 행보는 가히 과감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적극적이다.
70년대 초반의 미국 증시 침체, 80년대 후반의 블랙먼데이, 2000년대 초반의 IT 버블 붕괴와 같은 위기발생 직전에 투자를 줄였다가 위기 시에 공격적 인수에 나섰던 워렌버핏이 다시 한번 지금과 같은 금융위기 국면에서 진가를 발휘할 지 초미의 관심이다. 그의 지론대로 위기로 인한 저평가 국면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을 사들여서 경기가 회복될 때 살아남은 자의 효과(survivor’s effect)를 극대화 시킬 수 있을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지 않을 수 없다.
대공황이 절정에 달한 30년에 태어난 워렌버핏, 대공황으로 인해서 증권사에 몸담고 있던 아버지가 실직(나중에는 사업가로서, 정치가로서 재기에 성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그가 이번 미국 금융위기가 대공황으로 가는 것을 막는 파수꾼이 될 지 자못 궁금하다. 위기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버크셔 해더웨이 주가는 위기의 진행과 방향을 알려주는 바로미터가 되기에 충분하다. 미국의 핵심 우량기업을 보유하고 있는데다가 위기 시에 적극적으로 금융기관 및 제조업체들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버크셔 해더웨이 주가는 지난 30년 동안 위기 시에 일시적으로 동반 하락하다가도, 위기 탈출을 앞서서 선언하듯 재상승하는 특징을 보였다. 버크셔 해더웨이 주가를 통해서 위기 이후‘생존자의 수혜(survivor’s effect)’가 커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믿음이 어느 정도 강한지를 확인할 수 있다. 버크셔 해더웨이 주가가 건재한 만큼 희망이 있다. 물론 반대의 논리도 성립한다. 버크셔 해더웨이 이외에도 이번 금융위기 국면에서 정부의 지원이 있기는 했지만 적극적인 구세주 역할을 해온 BOA,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등의 주가도 위기의 정도를 체크하는 인디케이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이들 주가는 7월에 이미 저점을 기록하고 완만하게 바닥을 통과하고 있는 중이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부장 & 이경수 애널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