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 리서치센터(센터장 조용준)의 리포트 주요 내용입니다.
▶ 신용경색으로 달러 선호현상 지속, 부채 디레버리지 또한 진행 중
▶ 구제금융은 시차를 두고 국제자금 시장에서 금리를 하향 안정시킬 것으로 예상
▶ 높은 환율(인플레 압력)이 통화정책 완화에 부담되고 있어, 10월 기준금리 동결 전망
국제자금 시장 '디레버리지', 국내 금리 영향 제한적
지난 주말 미국 연준의 구제금융법안 하원 통과에도 불과하고 국제자금 시장의 신용경색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국제 기축통화인 달러의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달러는 급격한 강세를 시현하고 있다.
유로는 달러에 비해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이나, 엔화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오히려 강해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종통화 스왑시장에서의 베이시스의 역전은 엔화도 달러에 대해 선호도가 뒤쳐지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미국 구제금융 법안의 통과 이후에 기축통화시장간의 달러 선호현상은 다소 완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현재 외환시장에서 달러 부족은 매우 심각하나, 향후 미국 재무부의 부실자산 매수가 진행되면 국제자금 시장의 달러 선호현상은 시차를 두고 점차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일각에서는 금융기관들이 부채와 자산을 줄이는 디레버리지 과정에서 채권 금리가 크게 상승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미국은 해외시장에서 채권과 주식을 순매도하며 국제자금 시장에서 유동성을 흡수하고 있다(미국 재무부 2008년 7월 자료 기준). 또한 한국 자본시장에서도 외국인이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환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러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판단할 때, 디레버리지는 글로벌 차원에서 이미 진행 중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글로벌 디레버리지가 국내채권 금리의 구조적 금리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인가? 필자는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내 재정거래 유인이 여전히 300bp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고, 한국 국채와 비슷한 신용등급의 달러표기 회사채에 투자할 경우 기대 이익은 200bp에도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채권시장에 대한 상대적인 투자매력은 여전히 높다.
이는 한국 외환 시장의 취약성으로 금리재정거래의 기대 이익이 한국 정부채권의 신용 수준에 비해서 현저히 높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표 8에서 볼 수 있듯이 1년 기준 Swap Basis(CRS-IRS)는 달러 표시 외평채의 에셋 스왑 스프레드 수준인 CDS 프리미엄을 크게 능가하고 있다. 금융기관의 외화 조달 조건이 단기간에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한국채권에 대한 상대적 투자 유인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금융위기가 파국으로 치달을 경우, 외국인이 국내채권 시장에서 급격한 이탈하는 것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 FRB는 상당기간 물가안정보다 금융기관의 시스템 안정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며, 이에 따라 연준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예상된다.
실제 구제금융조치가 의회를 통과하면서 9월 30일 5.64%에 달했던 한국 외평채 2013년물의 수익률은 10월 3일에는 5.25%까지 하락했다. 모기지 금리의 안정이 미국주택가격과 금융기관의 안정성에 결정적인 요소라는 점을 감안할 때, 국제자금 시장에서 투자적격등급 이상의 채권 수익률은 점차 하향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필자는 국제자금 시장의 신용경색과 디레버리지로 인한 마찰적 금리 상승 위험은 높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이것이 국내 채권시장의 구조적인 금리 상승요인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문제는 국내금융기관의 달러조달 여건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는 점이다. 국제자금시장의 신용경색이 급속도로 완화될 경우 환율 또한 급격히 안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미국 재무부의 부실자산 매입이 시작되기 전에는 국내 금융기관의 신용경색이 완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따라서 필자는 환율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한다.
글로벌 경기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통화정책 방향은 완화될 것이지만 급격히 높아진 환율이 수입물가에 전가되면서 물가불안이 지속될 전망이다. 물론 최근 자산시장의 불안정성과, 글로벌 금리인하 움직임을 감안할 때,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더라도,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대인플레이션 억제를 명분으로 8월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금통위가,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명시적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 또는 인하를 암시하는 시그널을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따라서 당사는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
[신영증권 이정범 채권 애널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