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 증시 주요지수는 구제 법안 가결 소식에도 불구하고 7년래 최악의 주가 하락률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뉴스에 팔라'는 금언에 충실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법안 가결 소식이 단기적으로 불확실성 해소라는 점에서 호재가 될 수는 있지만, 좀 더 길게 보자면 실물 경제가 신용 위기의 파급효과를 받기 시작했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아직 더 조정 과정에 시달릴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신용시장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조짐이 보여야만 실물 경기 악화 또한 제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주말까지 3개월물 리보 금리가 닷새 연속 상승하면서 미국 신용시장은 여전히 어려운 상태라는 것이 확인됐고, 유럽 금융기관들이 속속 위기에 빠지면서 위기가 확산되는 중이다. 또 주요 거시지표들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경기침체로의 진입을 시사했다.
투자자들은 이미 금융주 외에도 미국 및 세계 경기에 민감한 업종주들을 광범위하게 매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번 주에는 미국 3/4분기 어닝시즌이 개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어닝시즌의 개시를 알리게 될 알코아(Alcoa)와 제너럴일렉트릭(GE)는 지난주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미 월스트리트의 위기는 메인스트리트로까지 전염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과 영국 중앙은행이 각각 통화정책 결정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일본은행(BOJ)은 다시 금리를 동결할 것이 확실시 되는 반면 영란은행(BOE)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강해지고 있다.
일본은 핵심기계수주 결과가 나오고 유럽은 산업생산과 무역수지가 발표될 예정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8월 경기선행지수와 실업률이 발표된다.
한편 주말 워싱턴에는 다음 주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WB)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주요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일 예정이다.
(이 기사는 5일 오후 10시 54분 유료 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 구제법, 실효성 의문.. 착수에도 상당 시간 소요
지난달 미국 고용시장에서 일자리가 16만 개나 감소한 가운데, 당분간 고용시장이 빠르게 개선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대출 여건이 크게 악화되어 기업들이 운전자금마저 제대로 조달하지 못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어 설비투자나 채용 확대는 꿈도 꾸지 못할 상황이다.
이렇게 실물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는 막대한 규모의 구제 금융이라고 해도 얼마나 효과가 빠르게 나타날 것인지 미지수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은 당분간 어려운 조정기간을 더 거쳐야 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부실자산 매입을 통한 구제 금융 작업이 개시되려면 최소한 한 달 정도는 걸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구제 금융의 세부적인 원칙을 수립하고 또 이를 집행하고 관리할 기관과 인력을 제대로 갖추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이 다시 GE에 3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고, 웰스파고(Wells Fargo)가 와코비아(Wachovia)를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은 금융시스템의 조정이 바닥에 다가서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로 보인다.
그러나 월가는 냉정했다. 이런 호재들에도 불구하고 한주간 다우지수는 7.3% 하락했고, S&P500지수가 9.4%, 나스닥지수는 10.8%나 각각 급락했다. 금융시스템이 다소 안정되더라도 실물 경제로의 파급효과는 이제야 본격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앞섰다.
경기침체가 생각했던 것보다 얕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란 공포감에 금융시장은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인하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미 연방기금금리선물 시장은 이번 달 말까지 0.50%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을 반영한 상태다.
존 프라빈(John Praveen) 푸르덴셜 국제투자자문의 수석투자전략가는 "최근 거시지표는 경기침체 영역으로 진입했다"며, "이번달 28일과 29일 양일간 개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주 영란은행(BOE)이 금리인하를 단행한 데 이어 내달 유럽중앙은행(ECB)도 미국에 이어 금리인하에 나선다면 최악의 상황은 모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버냉키, FOMC 의사록 주목.. 지표는 주택매매와 무역수지
이 가운데 이번주 화요일 벤 버냉키(Ben Bernanke) 연준 의장이 전미기업경제학협회(NABE)에서 연설에 나설 예정이라 주목된다. 같은 날 오후에는 지난달 FOMC 의사록이 공표되기 때문에 이 또한 살펴야할 대목이다.
특히 버냉키 의장은 최근 경기 하방 위험 쪽으로 판단의 무게를 옮길 태세이고, 이번 주 연설 기조에 따라서는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정당하다는 것을 확인해 줄 수 있다.
지난달 FOMC는 인플레이션과 경기 하방 위험 사이에서 중립적인 태도를 견지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의사록에서의 논의 내용에 따라서는 정책 결정자들의 우려의 무게가 인플레이션에서 경기 하방 위험으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음을 시사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주 거시지표 발표 일정은 한산하다. 주초 나올 소비자신용 외에는 주택매매 선행지표로 간주되는 8월 주택매매지수와 주말 발표되는 8월 무역수지가 중요해 보인다.
경제전문가들의 예상대로라면 주택매매 계약은 8월에도 다시 1%~2% 정도 감소했을 것이다. 주택매매는 시간이 가면서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최소한 내년 초반까지는 조정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고, 이 때문에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은 당분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 급락 및 달러화 가치 개선 덕분에 무역수지 적자는 600억 달러 미만으로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시장의 관심은 이 같은 수지 개선보다는 그 동안 경기를 지지해 온 수출이 얼마나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나에 쏠려있다.
◆ 美 3Q 어닝시즌: 기대 더 낮춰야
화요일 알코아의 실적 발표로 미국 3/4분기 어닝시즌이 개시된다.
이번 주에는 목요일 셰브론과 금요일 GE의 실적 발표 외에는 주목할 만한 것이 별로 없지만, 이미 전문가들은 3/4분기 실적이 "암울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톰슨 로이터(Thomson Reuters) 조사에 따르면, 월가는 3/4분기 미국 S&P500 기업들의 순익이 전년동기 대비 2.3%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중이다. 올해 전체 실적 전망도 전년대비 보합에 머물 것이라고 보는 등 기대감이 크게 후퇴한 상태.
하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올 기업 순익이 최대 8% 정도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으며, 또한 내년에 기업 실적이 22%나 증가할 것이란 기대는 경기 불확실성, 유가 하락 그리고 금융 혼란 등을 감안할 때 과도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업종별로는 헬스케어와 기초소비업종이 최근 금융 혼란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아 지속적인 실적 기대가 가능하지만 금융, 첨단기술(IT), 공업 부문은 여전히 강한 역풍을 맞고 있다는 평가다.
헬스케어의 경우 올해 실적이 8%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어 지난해 15%보다는 못해도 드물게 실적 전망이 양호한 편에 속했다. 기초소비업종에 대한 기대는 최근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3/4분기 순익이 1% 정도 감소에 그칠 것으로 보고 올해 전체로는 5%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7월의 3% 개선 전망에 비해 높아진 것이다.
에너지업종의 경우 올해 실적 증가 전망치가 33%에 이른 뒤 내년에는 7% 수준으로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상당수 종목들이 기초 가치보다 낮은 수준으로 진입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 같은 실적 우려 때문에 투자자들은 저가매수에 나서지 않은 채 사태를 관망할 가능성이 높다. S&P50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년래 최저수준이라 저렴한 편이지만, 이는 예상 순익의 실현 여부에 의존하는 수치라 의미가 없는 판단이 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워렌 버핏 같은 전문가나 시장에 진입할 수 있지, 왠만한 투자자들은 그런 용기를 가질 수도 없고 또 투자할 자금도 충분치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 美주요기업실적 발표일정
(업체명, 해당분기, 컨센서스, 전년실적 순서)
- 10월 6일 (월)
Natl Presto 3Q 0 1.27
Material Sciences 2Q -0.05 -0.16
Amer Electric Power 3Q 1.11 1.16
- 10월 7일 (화)
Alcoa 3Q 0.54 0.64
Acuity Brands 4Q 1.07 1.18
Yum! Brands 3Q 0.54 0.5
Safeway 3Q 0.47 0.44
- 10월 8일 (수)
Costco Wholesale 4Q 0.93 0.91
Lindsay 4Q 0.69 0.32
Ruby Tuesday 1Q 0.11 0.21
Monsanto 4Q -0.11 -0.18
- 10월 9일 (목)
RPM Intl 1Q 0.55 0.53
Robbins & Myers 4Q 0.7 0.55
Bassett Furniture 3Q 0 0.06
Intl Speedway 3Q 0.71 0.53
- 10월 10일 (금)
Skyline 1Q 0 0.08
General Electric 3Q 0.45 0.50
Silicon Laboratories 3Q 0.43 0.43
Host Hotels & Resrts 3Q 0.28 0.38
Audiovox 2Q 0.17 0.16
※출처: First Call/Thomson, Barron's Online에서 재인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