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맡겨달라” vs 당국 “자정기능 못 믿는다”
- 루머단속 기준 모호, 업계 건의안 실효성 논란
[뉴스핌 Newspim=한기진 김연순 이기석 기자] 금감원과 증권운용업계가 3일 각각 증시안정대책을 내놨다.
글로벌 금융 불안 속에서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외국인들의 대규모 채권매도 가능성, 환율 급등 우려 등으로 ‘9월 위기설’이 나돌고 금호아시아나, 두산, 코오롱 등 주요기업의 ‘유동성 위기설’까지 혼란스럽게 퍼져 나온 데 따른 조치다.
그런데 이날 발표된 증시안정책에 대해 시장은 금융감독당국의 시각이 “시장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고, 증권운용업계의 건의안조차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비판적인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은 이날 증시불안의 원인 중 하나가 ‘악성루머’라고 판단하고 일제히 단속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증시 안정책을 기대했으나 결국 '단속'의 칼만 보였고, 또 과거 여러번 반복됐던 '단속' 얘기라서 식상하다는 분위기다.
또 '시장단속'에 나서더라도 아직 명확한 판단 기준을 정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단속과정에서 논란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 감독당국 증시루머 일제 단속: 판단기준이 뭔가?
이날 금융감독원 송경철 부원장은 오후 3시에 가진 브리핑에서 “메신저를 통한 루머유포도 단속대상”이면서도 “판단기준을 아직 정해놓지 않아 검사과정에서 케이스별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악성루머'를 무엇으로 판단하고, 또 어디까지 파악할 것인지 그 기준이 모호한 셈이다.
만일 일정한 근거를 갖고 판단한 자료가 메신저를 타고 돌아다니다 특정 기업의 주가 급락에 빌미가 됐을 경우, 이 자료의 정확성을 어떻게 판단할지 아무래도 근거가 별로 없어 보인다.
또 근거자료가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분석결과가 명확하게 도출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기업에 피해를 끼쳐도 반드시 단속대상이 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송경철 부원장도 “현 단계에서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좀더 근본적인 문제는, 증권시장의 자율적인 기능을 방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주가 급락이 단지 루머만을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고 대내외적으로 주가하락의 원인이 있고, 또 그것조차 시장원리 속에서 시장이 알아서 움직이는 것인데 단속으로 엄포하는 것이 맞느냐는 것이다.
그렇지만 송경철 부원장은 “언제까지 시장의 자정기능만 믿고 나둘 수 있느냐”며 “고의적인 허위루머 유포세력을 차단하는 게 시장이 건전하게 운영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 증권운용업계 증시안정책 건의: 단기 심리안정 효과, 외환시장 안정이 핵심
또 이날 증권업계 사장단회의와 정부대책에 대해서도 실효성이 있느냐는 지적이 있다.
A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증권운용업계가 이날 정부에 건의한 내용은 주식시장에 심리적인 안정 정도는 줄 수 있을지 몰라도 큰 효과는 별로 없을 것"이라며 "비과세는 중장기대책으로 당장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고, 증권거래세 인하와 연기금 주식투자자금 조기 집행 등은 실효성 있는 대안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의 신뢰를 쌓는 것이고 주식시장의 시장 자율에 맞춰 가도록 하는 것"이라며 "특히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정부나 정책당국이 밝히고 있듯이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실제로 쉽지 않다는 것이고, 국내 시장이 글로벌 흐름에서 벗어나게 일방적으로 환율을 억누를 여건도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환율 급등으로 주가가 급락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무겁기만 한 상태다.
다른 증권사의 관계자도 "일단 정부의 대책내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 "대책이 기대치에 미달할 경우 시장이 더 급락할 수도 있다"고 걱정을 더했다.
한편 이날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사장단은 오전 7시30분부터 증협 대회의실에서 공동간담회를 갖고 최근 증시를 진단하고 향후 발전방안에 대해서 논의했다.
사장단은 이 자리에서 최근 급락이 저가매수의 유용한 대책이 될 수 있다면서 올해 중 증시주변여건들이 호전되면서 주식시장이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사장단은 증시의 수요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에 ▲ 증권거래세 인하 ▲ 세제혜택상품 허용 ▲ 연기금의 주식투자자금 조기집행 ▲ 퇴직연금의 주식투자 활성화 등을 건의하고,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는 공매도에 대한 감독 강화도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