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22일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매각 공고 후 인수의향서 접수, 적격업체 심사, 예비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이 진행된다. 그리고 11~12월 중 최후의 승자가 계약서에 서명을 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인수 후보 중 자금력 면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는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한화나 GS 역시 2~3년전부터 준비해온 만큼 인수 능력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대형 인수합병(M&A)은 자금력만이 기준이 아니므로 시너지 효과 등 비재무적인 부문 등에서 자신이 우위임을 알리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이번 인수에 최대 1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민연금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는가도 큰 변수로 등장했다.
◆ "자금력에서는 포스코가 앞서"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가격은 7조~8조원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인수전이 가열될 경우 9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보유현금이나 부채비율 등 자금 조달 면에서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있다.
김미현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스코는 2/4분기말 기준으로 3조4000억원의 현금성자산과 부채비율 26%, 연간 EBITDA 8조원 창출 등 재무적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9조원대의 자금 확보 방안을 맨 먼저 내놓았다. 한화 등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최소 2조원에 달하고, 대한생명 한화건설 등 비상장 계열사를 상장해 3조원 이상, 유휴 부동산 매각 및 유동화 등으로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GS그룹도 지난 6월말 현재 GS홀딩스의 부채비율이 26% 수준에 불과하고, 올해초 전환사채 발행한도를 5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늘려 신용도 높은 재무적 전략적 투자자를 확보한다는 전략으로 재무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
GS측은 "투자수익만을 기대하는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참여보다는 대우조선해양의 글로벌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략적 투자자들의 참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 "시너지 효과에 주목해야"
포스코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한 철강 분야와 수요산업인 조선업의 결합을 강조한다.
특히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동종업체인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에도 컨소시엄 구성을 제의했다.
이외에도 포스코는 SK그룹과의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중이고, 참여를 원하는 여타의 기업들로부터 제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함으로써 확고한 수요처를 확보함은 물론 해양 플랜트분야 및 해외 광구개발에서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글로벌 한화'로 가기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지목하고 직접 챙기고 있다. 지난달 열린 그룹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김 회장은 "한화가 대우조선의 강력한 프로펠러가 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을 10년안에 4배로 키우겠다는 내용의 중장기 육성 플랜까지 내놓았다. 70%가 넘는 조선 비중을 낮추고 대신 해양플랜트, 도시 자원개발, 환경 등 성장성이 높은 신사업 비중을 5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한화그룹이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선박왕국 그리스와의 남다른 인연이다. 김종희 창업주 때부터 그리스의 대표적인 정치 가문들과 두터운 친분을 쌓아왔고 김 회장이 2대째 주한 그리스 명예 총영사직을 맡고 있다. 해외 수주에 큰 도움이 된다는 얘기.
GS도 시너지 효과에 관한 한 뒤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GS칼텍스, GS건설 등 계열사들이 영위하는 에너지와 건설, 플랜트 사업의 시너지 창출 효과가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특히 에너지 사업 분야를 강화하고 나아가서는 원유 및 가스 시추 생산장비의 리스 운영 등 새로운 사업분야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GS 관계자는 "올초 허창수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필요한 투자를 두려워하거나 실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라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다"며 "대우조선해양 인수시 영업 및 수주단계에서부터 최종 생산물의 인도에 걸친 전체 밸류체인에서 핵심역량을 공유함으로써 폭넓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약점 극복해야 최후의 승자"
이들 인수 후보들이 각축전이 심해질수록 네거티브 경쟁도 심해진다. 최근 증시에서는 "한화가 인수전을 포기한다"는 루머가 나돌자 한화그룹은 서둘러 보도자료를 내 사실무근이라고 못박기도 했다.
포스코의 약점은 철강 대표기업이 조선사를 인수한다는 점이다. 포스코가 공급하는 조선용 후판은 품질에 비해 가격이 싸 조선업체들이 서로 많이 공급받으려 경쟁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포스코와 대우조선해양의 결합을 조선업체들이 반가울 수 없다.
특히 세계 철강업체들이 광산회사 인수와 같은 원자재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추세라는 점에서 포스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최선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또 외국인 주주와 이사회를 설득해야하는 과제도 있다. 경쟁자인 한화나 GS와 달리 오너(Owner)가 없어 추진력이 약할 수 있다는 것.
한화의 경우 대한생명 인수 과정에서 보여준 편법이 걸린다. 국제상사중재위원회에서 적법하다는 결론을 얻었지만 '도덕적인 면죄부'를 얻은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또 대우건설 매각 입찰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보다 더 높은 가격을 써냈지만 '사회적 책임' 항목 평가에서 큰 감점을 받아 실패했다는 전력도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한생명 한화건설 등 비상장 계열사를 상장시켜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 최근 같은 약세장에서 현실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GS 역시 그동안 지나치게 신중한 전략 탓에 대한통운 하이마트 등 인수전에서 번번이 실패한 전례가 약점으로 꼽힌다. M&A 경험 부족과 CEO의 결단력 문제, 예상치 못한 자금 조달에 대한 염려 등이 그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