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백용호)는 지난 24일 전원회의인 약관심사자문위원회를 거친 결과, 키코(KIKO) 통화옵션계약은 약관법을 적용할 경우 불공정한 것으로 판단하기 곤란해 종결 처리키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키코 상품은 만기환율이 일정범위 내에 있으면 고객에게 유리하고, 그 범위 밖에 있으면 고객에게 불리한 것"이라며 "조건에 따라 약관의 유불리가 달라지는 경우에는 약관법상 불공정성을 판단하기 어럽댜"고 명시했다.
또 공정위는 "통상 만기환율은 외환시장에 의해 결정이 되고 낙인(Knock-in) 환율과 낙아웃(Knock-out) 환율 사이에 있을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유불리를 판단하기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낙인 환율과 낙아웃 환율 사이에서 움직이다가 만기시 행사환율 이하로 종가가 형성될 경우 시장환율에 관계없이 행사환율로 수출대금을 매도할 수 있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반면 계약기간 중 한번이라도 낙인 환율 위쪽으로 올라선 경우에는 계약금의 일정배수를 행사환율로 매도해야해 모자라는 달러는 시장에서 비싸게 사서 행사환율로 매도해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당시 환율이 900원대 초중반을 맴돌며 하락세에 있었고 시장 전문가들 또한 환율이 1000원 이상으로 올라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상황이였기에 KIKO옵션은 충분히 매력있는 상품으로 인식할만 했다.
공정위는 "지난해인 2007년말 이전까지 키코계약을 한 상당수의 중소기업들은 환차익을 본 것으로 파악된다"며 "키코 상품은 선진 외국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통화옵션상품의 일종"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공정위는 "최근 중소기업의 피해가 급증한 것은 환율이 시장의 예측과 정반대로 급반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공정위의 해석은 중소기업의 피해가 속출해 재정부 강만수 장관이 못 팔게 하겠다는 발언과는 배치된다.
공정위의 입장은 최소한 약관상에는 불공정행위가 없었다는 판단이다.
더 나아가 지난해 말인 당시로서는 환율이 하락하는 과정이어서 중소기업에 유리한 상품이었으나, 경상수지 적자로 환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정부의 고환율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의 예측과 벗어나면서 중소기업이 피해를 입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23일 재정부 강만수 장관은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의' 답변을 통해 "키코(KIKO)상품은 은행에는 큰 손실이 없으면서 상대방 중소기업은 2~3배 손해를 보도록 한 비정상적이고 기상천외한 상품"이라며 "이런 상품이 다시는 거래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해석을 받아들인다면, 강 장관은 약관상에 문제가 없는 금융상품이면서 환율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하지 않았으면 중소기업에 수익을 안겨줄 수 있었던 상품을 강제로 팔지 못하게 지시한 꼴이 된다.
일부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공직을 떠나 '야인생활'을 하면서 파생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강 장관이 자신의 고환율 정책을 은행쪽에 덮어씌우려는 무책임의 전형이라고 비판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율이 오름세로 돌아서려는 찰나에 강 장관이 취임한 것은 사실이나 정부의 고환율 정책이 환율 급등의 주요인이라는 사실은 만인이 알고 있다"며 "경상수지 적자를 우려하며 환율을 끌어올리려던 정책 당국자가 현재는 물가 안정을 외치며 환율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현실을 다시한번 되돌아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은행쪽은 현재 KIKO상품을 3월말부터 팔지 않고 있다. 시장상황이 워낙 안좋고 KIKO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과연 정상적인 은행상품을 정책당국자가 팔지 못하게 한다는 사실이 과연 온당한 것인지부터 시작해 외환옵션상품인 키코(KIKO)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만만치 않은 파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정위는 은행들이 키코 통화옵션과 같이 고위험성 금융상품을 판매하면서 그 위험성을 고객에게 제대로 명시, 설명했는지 여부는 법원에서 구체적인 심사를 통해 판단할 사항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