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사·신협 신용대출 확대, 경기급변 때 잠재부실 우려
[뉴스핌=원정희 기자] 최근 거시경제여건이 악화되면서 가계신용 위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 주목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고정금리형의 경우 최고 9.13%까지 치솟고, 변동금리형도 최고 7.46%로 치솟아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가계의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집값 하락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가계부담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또 은행을 비롯한 신용카드사, 신용협동조합의 신용대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물가불안, 금리상승 등의 경기변화에 따른 가계신용의 잠재적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 주택담보대출 금리 올라 비용부담 늘었는데, 집값 하락전망까지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번주 신한은행의 3년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주초보다 0.07%포인트나 오른 연 7.73~9.13%로 최고금리가 9.1%대에 진입하면서 6개월만에 최고 금리로 올라섰다.
가령 작년 이맘때인 7월13일에 신한은행에서 1억원을 대출받았다면 당시 금리가 최고 7.95%라는 점을 감안해 당시엔 이자로 물어야 하는 돈이 연간 795만원이었다. 1년새 이자는 913만원으로 늘어나 118만원의 이자를 더 물어야 하는 셈이다.
주택담보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하나은행의 경우 6.76~7.46%로 치솟았다. 역시 5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한국은행의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지면서 서민들의 이자부담은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엔 집값 하락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으며 이미 강남 일부지역에선 매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속에서 집값하락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 경우 이자는 물론이고 원금 또한 갚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대형은행 한 리스크관리 담당 부장은 "과거엔 금리가 오르더라도 집값이 더 빨리 올랐기 때문에 문제가 안됐지만 집값상승률이 금리상승분을 못 따라가거나 오히려 역전되는 상황이 벌어지면 가계들이 견디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들은 거의 연체가 없는 상황으로 아직은 소득을 갖고 이자를 납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그나마 평균 LTV가 50% 수준으로 과거 LTV가 80%대까지 달했던 상황에 비춰보면 집값 상승 혹은 금리상승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낙관론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국민은행 지동현 연구소장은 "지난해 주택가격 하락 및 금리인상에 따른 영향을 두차례 조사한 결과 금리 2%포인트 이상 올라도 가계에 큰 영향을 안줬고, 가격이 30% 이상 떨어져도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내다봤다.
◆ 물가상승 등으로 신용대출 부실 더 우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최근엔 주택담보대출보다 신용대출 연체율이 더 높다"고 우려했다. 한 차주(대출자)가 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둘다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자칫 집을 내놔야 하는 상황을 우려해 신용대출보다 담보대출을 우선 갚는다는 것이다.
이순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전일 보고서를 통해 "은행 마이너스통장대출, 신용협동조합 및 여신전문사의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났다"며 "물가불안, 금리상승 및 경기전망 불투명 등으로 가계신용의 잠재적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올 1/4분기 신용카드사와 할부금융회사의 가계대출(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잔액은 3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늘어났다. 신용협동기구의 가계대출도 17.2%나 늘어났다.
여신전문금융사 및 판매회사에서 제공하는 판매신용(카드 결제, 할부금융) 잔액도 지난 1/4분기에 전년동기보다 13.6%나 늘어난 35조5000억원에 달했다.
예금은행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율은 2.8%에 그친 반면 마이너스통장대출 잔액은 141조3000억원으로 10.2%나 늘어났다.
이 연구위원은 "금융권 가계대출 연체율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개인가처분소득 대비 개인금융부채 비율은 지난 2001년 이래 지속적으로 높아져 지난해말 1.48에 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개인금융자산 대비 개인금융부채 비율도 지난해 3/4분기 0.42에서 올 1/4분기 0.44로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스태그플레이션 움직임이 꿈틀거리고, 금리상승 조짐까지 보이는 등의 부정적인 거시경제여건은 가계신용의 부실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물가 상승에 따라 상대적으로 소득이 줄어들게 되면 이들 신용대출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