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성장동력을 높이자 ③ 고급 두뇌를 잡아라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지난달 초 미국 뉴욕 맨해튼의 최고급 호텔인 매리어트 마르퀴스 호텔로 미 유명 대학의 학부생들과 MBA, R&D 박사과정 학생 등 30여명을 초청했다.
육근열 최고인력책임자(CHO), 유진녕 기술연구원장이 함께한 이 자리는 김 부회장이 지난 2005년 대표 취임 이후 3년째 한번도 거르지 않고 주재해온 미국 현지 인재 대상 채용 설명회다.
김 부회장 뿐만이 아니다. 기업들은 MIT, 스탠포드, UC버클리, 조지아공대 등 미국 내 주요 대학과 독일의 아헨공대, 영국의 케임브리지, 옥스퍼드 등 유럽 명문대학 중심으로 졸업 시즌인 5~6월을 앞두고 유학생 등 해외 우수 인재들을 대상으로 채용 설명회 등 여는 등 인재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최첨단 무기가 동원되지 않고, 피를 흘리지는 않지만 인재를 잡느냐 못잡느냐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사활을 건 싸움이 치열하다.
"21세기는 탁월한 한 명의 천재가 천명, 만명을 먹여 살리는 인재 경쟁의 시대"라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말처럼 핵심 인재를 향한 기업들의 구애는 처절하기까지 하다.
디지털 기술력과 유비쿼터스로 대변되는 시대의 변화가 인재의 역량과 영역을 무한대로 확대하고 있다. 새로운 문화에 대한 적응성과 지적 능력,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 등을 갖춘 인재 한 명이 기업 전체의 미래를 좌우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사진은 SK그룹의 글로벌 사원 연수 모습)
◆글로벌 인재 확보 전쟁
인재 확보 전쟁은 국내를 넘어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경영이 일반화되면서 현지시장의 경제 사회 문화 환경에 대한 이해와 대응이 더욱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해외인재 특별채용 전담인력 10여명을 운용 중이다. 이들은 수시로 해외 명문 대학을 방문, 기업을 소개하고 개별 상담을 하며 인재를 모집한다. 특히 신흥시장 우수 대학생을 선발, 국내 석사과정 및 본사 2년 근무를 거친 뒤 해외법인에 배치해 현지 핵심인력으로 양성하고 있다.
LG전자도 매년 북미, 유럽, 일본 등에서 30회 이상 순회 채용설명회와 유학생 간담회를 벌이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는 '해외 우수인재 유치단'을 연구개발(R&D) 및 인사 담당자 등 10여명으로 구성해 세계 각지에서 영입 작업을 진행중이다. 최고경영진도 해외 출장을 가면 수시로 인재 유치활동에 나선다.
지난해 170여개국에 자동차를 수출한 현대기아차도 현지 시장에 정통하고 문화를 이해하는 인재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해외 유명 대학 석 박사급 한국인을 대상으로 연구개발, 기획 마케팅, 생산개발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채용을 진행중이다.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글로벌 인재 발굴을 위해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국내 거주 외국인을 채용, 서울 본사에 배치하기도했다. 올해는 처음으로 중국 마케팅 인력을 공개 모집할 계획이다. 중국 대학 석 박사 학위 취득 예정인 한국인 유학생이 대상이다.
'남다른 중국사랑'으로 잘 알려진 SK그룹은 지난 2002년부터는 중국 직원 공채를 시작했다. 장기적으로 중국 사업은 중국 인재에게 맡긴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만큼 채용 범위는 마케팅, 트레이딩, 인력, R&D 등 다양하다.
올해는 최고인력책임자(CHO)가 직접 나서서 9월에는 미주 지역에서 MBA, R&D 석박사급을 대상으로, 10월에 베이징대, 칭화대 상하이교통대 등 중국 주요 대학에서 채용설명회를 연다.
포스코는 상반기에 중국, 동남아, 유럽 지역 유학생을 뽑고 하반기에 미주, 일본 지역 유학생을 선발하는 등 올해 한국인 유학생 30여명을 채용한다.

(사진은 현대기아차그룹의 신입사원 연수 모습)
◆"길러내는 시스템도 중요"
외부 채용만이 능사가 아니다. 글로벌 마인드와 역량을 갖춘 인재를 기르는 내부 인재 육성도 기업들에게 중요한 과제다.
한 기업의 인사 담당자는 "채용이 원석을 찾는 것이라면, 임직원 교육은 보석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내부 육성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현대차는 임직원 1인당 연평균 65시간의 교육을 실시하고, 일반관리직, 연구직의 경우 인당 연 100시간 이상 교육을 실시한다.
사내 특화 MBA 및 전문가 과정을 국내 우수 대학과 연계해 진행하고 있다. 해외파견 주재원 대상자에게는 업무 분야는 물론 현지에서 필요한 문화, 비즈니스협상, 비즈니스 매너 등도 가르치는 특별 교육을 실시한다.
두산그룹도 지난 2002년 '사람의 성장(Growth of people)을 통한 사업의 성장(Growth of business)'을 이루겠다는 2G전략을 선포한 후 인재 육성에 나서고 있다.
두산의 전 임직원은 매년 개개인들의 성장 희망 경로와 회사의 필요를 반영한 경력개발계획(CDP)을 수립한다. 특히 핵심 인재에 대해서는 경력개발계획에 따라 배치해 미래 리더로 양성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각 계열사마다 업의 특성과 전략 등을 고려해 경영성과나 전략을 실행하는데 중요한 직무를 'Key post'로 선정해 운영한다. 'Key post'에는 반드시 핵심 인재를 배치함으로써 사업성과는 물론 핵심 인재가 일을 통해 육성될 수 있도록한다는 전략이다.
이 외에도 핵심 인재들을 신규사업, Turnaround, Task force 등에 참여시킴으로써 문제해결 능력과 위기관리능력 등 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역량을 개발해 주고 있다.
LG그룹 역시 영국 캐나다 인도 일본 프랑스 등지의 유수의 비즈니스 스쿨과 연계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글로벌 톱 30개 대학에 MBA를 보내고 있고 지역전문가 육성 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LG그룹은 또 임원들이 현업에서 사용하는 지식이나 스킬보다는 글로벌 차원의 전략적 경영능력과 리더십 등 사업가, 경영자로서의 시각을 갖출 수 있도록 집중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SK의 인재관은 '사람이 곧 기업'이라는 의미의 '人乃社'로 요약된다. 창립 당시부터 50여년간 이어져 내려오는 인재경영관이다.
미니 MBA코스인 '선더버드'(thunderbird)'를 1990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임원급 15명, 부차장급 25명이 글로벌 인재로 탄생된다. 2006년부터는 그룹 차원에서 '글로벌 상비군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해마다 200~300명의 엘리트 임직원을 중국 현지에 보내 언어와 문화를 익히게 한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여기 자신보다 훌륭한 사람을 부리다가 간 사람이 누웠노라' 라는 카네기의 묘비명을 자주 인용하며 "동부의 성장에너지는 우수한 인재의 영입, 양성과 진취적인 기업문화에 있다"고 강조한다.
동부는 인재양성 기본체계(Normal Track)와 우수인재 양성을 위한 속성 양성체계(Fast Track)를 마련하고 있으며, 경력개발단계를 기초능력개발단계 → 전문능력개발단계 → 전문능력심화단계 → 역할단계로 차별화해 체계적으로 우수인력을 육성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