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나름대로 탄탄한 사업구조를 가진 건실한 기업이라도 신기술이 부재한 상황에서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기업으로 이미지를 다지고 있는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현대차) SK텔레콤 LG전자 등의 경우 수많은 시행착오와 함께 기술개발이라는 각고의 노력이 수반됐다.
이중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뒤늦게 전자산업에 뛰어들었지만 반도체와 휴대폰 신화를 일궈내며 세계 일류기업으로 도약한 대표적인 사례다.
현대자동차도 국산자동차 1호모델인 '포니'를 내놓으며 국내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했으며 SK텔레콤은 퀄컴으로부터 도입한 CDMA기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에 성공하며 글로벌시장 기반을 다졌다.
LG전자 역시 최근 몇 년사이 세계 가전시장과 휴대폰 시장에서 두드러진 약진을 보이며 영토확장 넓히기가 한창이다.
이들 기업들은 앞선 기술력을 가진 외국기업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불모지의 한국산업에 씨앗을 뿌리며 성장의 불씨를 지피웠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 유(有)에서 유(有)를 창조한다
삼성그룹의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그룹의 현대자동차와 SK그룹의 SK텔레콤, LG그룹의 LG전자 등은 그룹의 대표성을 지닌 만큼 각자영역에서도 확고한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들이다.
더 나가 이들 대표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도 나름대로 경쟁력을 구축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이미지를 세기고 있다.
지금은 오히려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이는 각 기업들이 사업의 첫 발을 내딛는 과정에서 일본 미국등 선진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부터 습득한 기술력이 이제는 대등하거나 특정분야는 앞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이 처음 삼성전자공업주식회사를 설립한 1968년 당시 일본 산요전기로부터 기술과 경영노하우를 전수 받은 일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삼성전자는 전자산업 진출 10년이 넘어서는 시점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며 세계 브라운관 TV 선두업체인 일본 마쓰시타도 따돌리고 1위에 입성하는 쾌거를 이뤄낸다.
이병철 회장은 전자산업의 수직계열화 작업을 이루기 위해 선진기술을 확보한 외국기업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지속적으로 맺는다.
이병철 회장은 삼성전자를 설립뒤 1년만인 1969년 12월에 일본 산요전기와 합작으로 삼성산요전기를 설립한데 이어 곧바로 이듬해인 1970년 1월 일본 NEC와의 합작사인 삼성NEC(현 삼성SDI)를 만든다.
또 1973년 8월 산요전기와 함께 삼성산요파츠(현 삼성전기)을 설립하고 같은해 12월에는 미국 코닝글라스크스와 삼성코닝 합작를 세우게 된다.
이어 지난 1974년 파산기업인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면서 반도체사업에 발을 담근 삼성전자는 10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친 뒤 1983년 이병철 회장이 일본 도쿄에서 반도체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다. 이로부터 불과 10년만에 삼성전자는 쟁쟁한 세계 반도체기업을 모두 넘어서며 세계 D램시장 1위라는 영예에 오르게 된다.
이와함께 삼성전자는 지난 2004년 일본 소니와 손잡고 합작법인인 S-LCD를 설립, LCD-TV 시장수요에 적극 대비하며 세계 TV시장 1위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TV 시장에서 수량과 금액에서 '전체 TV 1위, 평판 TV1 위, LCD TV 1위를 모두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2004년 삼성전자는 일본 소니의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사진은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의 SLCD 공정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의 주력기업인 현대자동차는 지난 1976년 국산자동차 1호 모델인 '포니'를 탄생시켜며 한국자동차산업의 새로운 획을 긋는다.
출시전 미국의 대표 자동차기업인 포드사와 기술제휴를 맺었으나 기술이전이 난관에 봉착하며 제휴관계가 깨졌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현대자동차는 일본 미쓰비시와 기술적인 제휴를 통해 기본적인 기술을 전수받아 한국자동차 산업의 신영역을 개척하게 된다.
현재 현대차는 자동차시장의 신시장으로 일컫는 하이브리크카 시장선점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일단 현대차는 내년 7월부터 세계에서 처음으로 액화석유가스(LPG) 엔진과 전기모터를 동력원으로 쓰는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카'를 양산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사진 = 현대차 베르나 하이브리드카)

SK그룹이 SK에너지와 함께 양대축으로 분류되는 SK텔레콤이 급부상한 시점은 세계 최초의 CDMA를 상용화한 1996년 이후부터로 보인다.
당시 SK텔레콤은 미국 퀄컴으로부터 기술을 도입받아 각고의 노력끝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CDMA상용화에 성공하는 공적을 이룬다. 현재 SK텔레콤은 미국은 물론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이동통신사업의 글로벌화의 열매를 익혀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66년 8월 국산 흑백TV를 출시한 LG전자는 국내 첫 영상시대의 포문을 연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LG그룹의 대표기업인 LG전자는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이 지난 1958년 독일 기술자인 헨케에게 전자기기 설계와 제작을 맡기며 전자산업의 밑그림을 그리게 된다.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가 태어난 것이다.
LG전자의 기술확보 노력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LG전자는 글로벌 가전업체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과 전략적 협력관계는 물론이고 독일 슈나이더와 기술제휴, 구글등과도 제휴를 통해 신시장 개척에 힘을 모으고 있다.
이처럼 현재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그룹을 비롯한 현대차그룹 SK그룹 LG그룹등은 대부분 산업의 태동기에 외국선진기업과 기술제휴나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다진 뒤 자체역량을 키우며 자기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박번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세계적으로 기술경쟁이 심한 시대에 국내기업이 독자적인 기술능력이 없으면 협력이 안된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삼성전자와 협력관계를 구축한 일본 소니의 경우 삼성전자 자체적으로 기술능력을 갖고 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과거 15년전 이건희 삼성 회장이 '일본에서 돈을 주고 구매할 수 있는 기술이 있으면 모두 구매하라'라고 한 말은 비용과 시간을 최대한 단축해 경쟁력을 갖추라는 의미가 담겨있다"라며 "당시에는 삼성과 일본기업간 기술격차가 일정부분 있었지만 지금은 대등하거나 특정분야는 앞서면서 동등하거나 우월적인 조건에서 글로벌기업간 제휴활동도 가능케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전문위원은 또 이제 국내시장에 안주하고 있는 중견기업들도 자체개발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돈을 주고 선진기업의 기술력을 이전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