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외자조달 직접 개입은 유보적 입장, 한은 옆구리 찌르기?
[뉴스핌 Newspim=변명섭 이기석 기자] 기획재정부는 외화차입여건이 좋지 않다는 데 은행권과 인식을 같이했다.
그렇지만 은행들의 현실 여건을 점검하고 의견을 모으는 수준이고 정책수단도 별로 없기 때문에 정부 대책이 바로 마련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18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 관계자는 "이날 오전 중 국내 및 외국계 자금담당 부장급 실무자들과 외화차입여건에 대한 점검회의를 가졌다"며 "회의 결과, 지표상 드러나는 여건보다 은행에서 실제로 느끼는 상황은 좀더 좋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단기 외화자금은 수출업체들의 네고 등이 1개월과 3개월에 집중돼 있는데 상대적으로 단기금리가 높아 차입이 힘든 상황이고, 중장기 외화자금 차입도 향후 금리가 다시 떨어졌을 때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얘기다.
이처럼 차입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 되풀이돼 은행권은 이번 회의에서 정부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외화대출과 관련해서는 한국은행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이에 맡길 생각”이라며 당분간 정부쪽의 직접적인 개입은 자제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일부 은행 관계자들은 정부가 국제금융 현안에 대해 점검을 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실무급 점검회의를 굳이 드러내 놓고 하고 또 뾰족한 대책을 마련해 주지도 않으면서 오락가락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참고: 뉴스핌 관련기사
- 은행권 외화대출, 끊거나 줄이거나 (04/18, 원정희 기자)
- 가산금리 축소되는데 단기조달은 막힌다? (04/17, 김사헌 김지형 기자)
◆ 은행들 외화대출 중단, 한은도 아직은 외자지원 반대 입장
한편 뉴스핌의 취재 결과, 은행권의 경우 실제로 기업은행과 하나은행은 사실상 외화 신규대출을 중단했고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대부분의 은행들도 외화유동성 등을 감안해 자금부서쪽에서 건별로 한도를 배정받아 제한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지만 가산금리 지표는 지난 3월 베어스턴스 사태 이후 급속도로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지표와 피부로 느껴지는 실제 자금조달 사이에 큰 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은행 이성태 총재와 시중은행장들로 구성된 금융협의회에서도 해외 차입여건이 해소되려면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입장이 공감됐다.
특히 한국은행의 경우 은행들의 외화자금 지원에 대해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말과 올해 들어 외화자금난이 불거질 때마다 한은 이성태 총재는 수차례 외화지원은 한은의 역할이 아니라고 선을 분명히 그은 바 있으며, 외환시장 및 파생시장 확대 상황에서 금리를 더 주고서라도 빌릴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은행들의 외화자금 조달에 대해 여론에서 지적되고 은행들의 건의가 생겨나자, 한은은 전날 은행권의 해외차입 가산금리가 낮아지면서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는 자료를 배포해, 자체 조달 가능하고 심각할 정도가 아니며, 특히 한은이 개입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한국은행은 지난 17일 발표한 '최근 국내은행의 외화차입 가산금리 동향'에서 국내은행의 단기외화차입 가산금리는 지난 2월 0.21%포인트에서 3월 31일에서 4월 4일까지 0.52%포인트까지 상승한 후 지난 7~11일 사이 0.42%포인트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또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중장기 외화차입 여건을 나타내는 지표인 우리나라 국채(5년만기)의 CDS프리미엄도 지난달 20일 1.09%포인트까지 상승한 후 하락세를 지속, 지난 16일에는 0.80%까지 줄어들긴 했다.
한편 이번 회의는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렸으며 은행권에서는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외환 등 시중은행과 SC제일, 씨티 등 외국계 은행, 산업, 수출입, 기업, 농협 등 11개 은행의 자금 부장 및 자금 과장이 참석해 현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