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의 김성봉 애널리스트는 22일 "글로벌 증시가 경기침체에 대한 두려움으로 패닉에 가까운 상황을 만들고 있다"며 "선진시장 주가 하락에 이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던 신흥시장마저 주가 급락에 동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과 인도 증시가 급락하는 등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경기침체 우려가 신흥시장 전반으로 전염되고 있다"며 "조선, 정유, 화학, 기계, 철강 업종의 경우 낙폭이 큰 가운데에도 반등하기가 만만치 않은 국면이 지속되는 등 중국 관련주의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그는 "단기적으로는 낙폭과대에 따른 신용물량 출회도 가능한 만큼 이들 업종에 대해 단순히 낙폭만 가지고 접근하기 어렵다"며 "다만 최근 하락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IT 자동차 은행과 음식료 제약 등 일부 업종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상대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삼성증권의 리포트 주요 내용입니다.
경기부양책 발표 실망
부시 대통령이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당초 28일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발표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경기부양책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알려진 바에 따르면, 미국 전체 GDP의 약 1%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대규모 재정 투자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소득세 환급과 기업투자세액 공제 등을 통한 세금 감면이 그 주요 골자이다.
이는 민간에는 직접 소득세를 현금으로 환급해 소비를 진작시키는 효과를 기대하는 한편, 기업들에게는 투자를 유도해 고용을 늘리고자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정책이다. 하지만, 시장은 경기부양의 규모가 작다는 점과 보다 근본적인 문제인 주택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한 정책이 빠졌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제 금리인하에 이어 대규모 경기부양책까지 내놓았기 때문에 미국 정부로서는 꺼낼만한 카드 중 상당부분을 보인 상황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그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과 시간인데, 시장은 항상 조급해 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GDP 1% 부양이 과연 실망스러운 수준인가?
그 효과의 지속성 여부를 떠나서 GDP 1% 규모의 경기부양이 과연 실망할 만큼 작은 규모인가를 따져 봐야 할 필요가 있다. 과거 미국 경제가 침체를 겪었던 80년대 초, 90년대 초, 2000년대초 미국의 GDP 성장률은 연간 기준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당시 GDP 성장률은 82년 -1.9%, 91년 -0.2%, 2001년 0.8% 수준이었다. 각 국면마다 미국의 경기부양책이 일정부분 역할을 했겠지만, -1% 이상 성장이 추락한 사례는 없었다.
현재 미국의 민간 소비는 명목 기준으로 약 9.8조 달러에 달한다. 민간소비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GDP와 유사하게 80년대 초와 90년대 초를 제외하면은 없었다. 2001년 경기 침체기에도 미국의 소비는 성장세를 지속했다. 소비를 줄이는 것 또한 늘리는 것만큼 쉽지 않은 선택인 것이다. 따라서, 약 1,500억 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책 중, 직접적으로 가계에 환급되는 규모가 얼마가 될지는 따져봐야 하겠지만, 결코 작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말하고 싶은 요지는 GDP 1% 규모의 경기부양은 그 만큼의 효과를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현재 2% 안팎의 성장을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에서 1%는 크면 컸지 작은 수준은 아니다. 여기에 신흥시장 국부펀드들이 기본적으로 미국 금융기관에 투자를 원하고 있는 만큼 급할 경우 이를 ‘곶감’처럼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신흥시장 전염 조짐, 중국 관련주 리스크 증가
현재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나 국내 증시나 이렇다 할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매일 불거지는 개별 악재로 인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락이 깊어짐에 따라 미국 증시의 20일 이격도는 93.85까지 하락해 지난 2003년 1월 이래 최저치에 머물러 있다. 가격만 보자면 언제라도 기술적 반등이 가능한 영역에 진입했다. 글로벌 주요 증시 역시 이와 유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패닉에 가까운 상황을 만들고 있다. 국내 증시도 마찬가지. 투자심리 악화가 주요 하락 요인이기 때문에 단기 지지선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고통스럽더라도 투자심리 악화에 따른 투매성 급락을 이유로 추격매도에 가담하는 것도 좋은 전략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한편, 최근 글로벌 증시의 흐름을 보면, 선진시장 주가 하락에 이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던 신흥시장마저 주가 급락에 동참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특히, 21일에는 중국의 은행도 서브프라임 부실과 관련된 추가 상각이 예상된다는 보도로 아시아의 버팀목이었던 중국이 급락하고 인도는 7%가 넘는 하락률을 기록하는 등 모기지 부실과 경기침체 우려가 신흥시장 전반까지 전염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조선, 정유, 화학, 기계, 철강 업종의 경우 낙폭이 큰 가운데에도 반등하기가 만만치 않은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낙폭 과대에 따른 신용 물량 출회도 가능한 만큼 이들 업종에 대해서는 단순히 낙폭만 가지고 접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최근 하락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업종은 사전에 큰 폭으로 하락한 IT/자동차/은행 업종과 음식료, 제약 등 일부 내수업종인데, 혼란스러운 시기에 상대적으로 대안이 될 수 있는 업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