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하반기부터 채권매수를 늘리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아주 싹쓸이 하려는 기세다.
(이 기사는 15일 오전 7시9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외국인이 채권매수를 하는 이유는 크게 봐서 두가지다.
하나는 미국 국채수익률과 우리나라 국고채수익률간 격차가 많이 벌어져 있어 미국 국채를 사는 것보다 우리나라 국고채를 사는 게 훨씬 수익률 면에서 유리하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스왑베이시스가 -200bp나 벌어져 있어 외화를 들여와 국내 채권을 사거나 국고채를 살 경우 땅집고 헤엄치기를 할 수 있는 재정거래의 호기가 주어졌다는 것이다.
전자는 주로 국고채 장기물을 매수하는 경우이고 후자는 주로 1-2년만기의 통안증권을 사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의 국채 순매수 규모는 지난 10월과 11월 두달동안 190억달러에 달했다. 원화로 환산하면 17조원이나 되는 돈이다.
한달 국고채 발행물량이 4조원 밖에 되지 않는데 두달에 이렇게 많은 돈이 들어온 건 국고채 수급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규모다.
외국인은 12월에도 60억달러 규모의 국내채권을 순매수했다. 국고채발행물량이 3조원 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5.5조원 정도를 사들인 것이다. 이들은 새해들어서도 국내 채권매수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뮤추얼펀드나 헤지펀드가 포트폴리오 재구성 차권에서 주식을 팔고 채권을 사기도 하지만 중국의 국부펀드나 중동의 국부펀드도 국내채권을 매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계 은행 서울지점도 자본금을 늘려 외화를 들여와 국내채권이나 국채선물을 매수하는 재정거래를 즐기고 있다.
정부가 외은지점에 대한 본지점 거래 손비인정한도를 자기자본의 6배에서 3배로 줄이자 외은지점은 지난해말 자본금을 크게 늘렸다.
작년 11월30일부터 12월26일까지 한달도 안되는 새 8개 외은지점은 모두 1조원의 자본금을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HSBC가 4180억원, ING가 3289억원, 소시에떼제네랄이 1085억원의 자본금을 각각 늘렸다.
외은지점들은 올해도 자본금을 더 늘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외은지점들이 올해도 자본금을 1조원 정도 더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늘린 자본금으로 스왑베이시스 확대로 찾아온 재정거래 기회를 만끽하고 있는 것으로 시장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외국인이 국내채권을 매수하거나 외은지점들이 자본금을 늘려 재정거래를 하기 때문에 국내 채권수급은 알게 모르게 좋아지게 된다. 이는 올해들어 채권금리가 급락한 이유를 잘 설명해 준다.
또한 부족한 달러 유동성을 보완해 주는 데 한몫을 단단히 하기도 한다. 스왑베이시스가 최근 큰폭으로 줄어드는 데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음은 물론이다.
아직도 국내외 채권금리차는 많이 벌어져 있고 스왑베이스도 여전히 넓다. 14일 종가기준 미국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3.77%이고 우리나라의 같은 만기 국고채수익률은 5.71%로 194bp나 차이가 난다. 외국인의 국내채권매수 가능성이 더 열려있다는 얘기다.
채권수급을 볼 때 은행의 자금부족만 보고 설명하는 건 무리가 있다. 은행의 자금부족을 외국인이 메우고 남는다면 채권시장은 수요 우위가 되고 금리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 채권시장은 이제 글로벌 트렌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글로벌 머니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제대로 시장대응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