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붕대클럽
텐도 아라타 저/전새롬 역 | 문학동네 | 9500원
붕대클럽은 일본의 대표적인 미스터리 작가인 텐도 아라타가 7년 만에 발표한 소설이다. 일본의 사회문제, 특히 아동학대와 가정 폭력 등의 소재를 다루었던 기존 작품들과 뿌리는 같지만 사뭇 다른 따뜻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주인공인 여고 2년생 와라와 친구들은 모두 삶의 상처를 갖고 있다. 이 상처를 치유하는 퍼포먼스가 그 상처의 증거들을 찾아가 붕대를 감아주는 것이다.
말하자면 붕대클럽의 주 목적은 사람들의 상처와 고통을 붕대로 감아 사진으로 찍어 보내준다.
이 행위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는 커뮤니티로 성장할 가능성도 보이지만 동시에 미관훼손이나 오염 방치와 같은 또다른 사회적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주인공들이 꿈꾸는 대로의 삶의 방식을 찾아간다는 밝은 분위기의 설정이다.
도입부에 작가는 와라가 자신의 인생을 바라보는 내용을 통해 일본 남녀 젊은이들의 바라보는 삶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언젠가는 웬수 같은 동생도 나이만 먹은 성인이 되어, 속도위반으로 결혼해서, 내면은 그대로인 채로 둘째도 갖고, 회식하고 집에 가는 길에 신입 여직원한테 손을 대고, 일주일에 두 번은 야근인 척하며 애인과 만나다가 이윽고 들통나서 이혼하고, 양육비도 제대로 주지도 않고, 주제에 아이를 만나고 싶다는 소리나 늘어놓고, 정작 아이들은 뻔뻔한 소리말라고 코웃음치고, 제대로 이뤄놓은 일도 없이 노망들어 죽어가겠지...'
'나도 물론 나이만 어른이 되어 속 빈 몇몇 남자들과 잠자리를 갖고, 이제 슬슬 초조해하기도 꼴사납다 싶은 나이에 결혼해서, 처음엔 예뻤지만 커질수록 점점 말도 안 듣는 아이에게 소리나 빽빽 지르다가, 남편이 젊은 여자를 사귀니 이혼하고, 역시 내 자식은 예쁘니까 내가 맡고, 혼자 키우기 힘들어 뼈 빠지게 일하고, '불쌍하니까 용서해줄까' 하는 사식들의 동정이나 얻으며 나이 들어가겠지...'
이 책은 저자의 전작들처럼 직접적으로 사회문제에 파고들어 메스로 날카롭게 찔러대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물리치료하는 듯한 느낌으로 일본사회의 문제점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