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가 한화건설에 3000억원을 긴급 수혈했다.
한화는 28일 "비상장 계열사인 한화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한화건설 주식 유상증자에 참여 800만 주를 3000억 원에 취득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한화건설의 액면가는 5000원. 따라서 신주 인수가는 주당 3만7500원 꼴이다.
원래 한화는 한화건설의 100% 단일 주주였다.
따라서 한화의 한화건설 지분은 그대로 100%고 한화건설의 자본금은 기존 1000억 원에서 1400억 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 뜬금없는 계열사 자금수혈, "왜? 텔미"
다만 업계에서는 한화건설의 유상증자에 대해 의아해하고 있다.
한화건설이 현금을 수혈해야 할 정도로 죽어가는 회사가 아닌 아주 멀쩡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하루 전만 해도 한화건설은 자본금의 일곱 배가 넘는 자본총계를 가지고 있는 회사다. 다시 말해 자본금을 다 까먹기를 일곱번씩 반복해도 망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공시내용처럼 한화가 단순히 '한화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시가 뭔가 구린내가 난다는 말들도 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에대해 "이는 부채비율을 낮춰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며 "공사 입찰이나 수주를 하려면 재무건전성이 최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한화, 예보 '목조르기' 본격 돌입하나?
업계 일각에서는 한화의 이번 유상증자를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가지고 있는 대한생명 주식 16%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물밑작전으로 보고 있다.
한화건설의 3000억원 유상증자에 따라 추가로 들어오는 돈, 즉 주식발행 초과금은 2600억원이 된다. 이 돈으로 예보가 가진 16%, 1억1360만 주를 주당 2274원에 사들이겠다는 속셈이라는 분석이다.
계산해보면, 대한생명 주식 1억1360만주를 주당 2274원으로 곱하면 총액은 2583억원, 대략 2600억원 가량 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돈은 대한생명 주식 인수를 위한 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 2002년 대한생명 인수당시 한화는 예보가 보유한 대한생명 지분 16%(1억1360만주)를 오는 2007년말까지 주당 2274원에 추가로 매입할 수 있는 계약(콜옵션)을 맺었다.
따라서 이번에 한화건설 3000억원 유상증자를 한 것은 다시말해 대한생명 주식을 추가로 인수하겠으니 내놓으라는 것과 다름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예보, 대한생명 입찰 원천무효 선언
예보는 한화의 대한생명 입찰과 인수는 원천무효라는 입장이다.
예보는 현재 한화와 맺은 대한생명 매각 계약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하며 국제적인 소송(중재신청)을 벌이고 있다. 사실 한화그룹은 대한생명 인수 당시 호주계 맥쿼리를 컨소시엄에 참여시키며 이면 계약을 맺었다. 마치 외국계 자본이 인수한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제스처였던 셈이다.
이미 국회자료 등을 통해 잘 알려진 것처럼 한화그룹이 주요 투자자인 한화컨소시엄은 자격요건을 갖추기 위해 호주계 맥쿼리사를 컨소시엄에 참여시킨 뒤 매각협상을 거쳐 대한생명 지분 51%를 인수했다. 이 때 한화그룹은 맥쿼리와 이면 계약을 맺고 한화가 맥쿼리의 대한생명 인수참여 자금과 제반비용 전부 부담하고 맥쿼리사 인수지분은 인수 1년이 경과한 시점에 한화건설에 되팔기로 했다.
한화그룹은 이면계약의 대가로 맥쿼리사에 대한생명 운용자산의 1/3에 상당하는 자산의 운영권을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쿼리사는 단순히 명의만 제공한 것으로 공적자금위원회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의 중요한 심의기준을 실질적으로 위배해 결국 한화그룹은 이면계약을 통해 보험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못한 다른 투자자들의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내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제 중재절차가 상당부분 절차가 진행이 돼 있는 것으로 안다"며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있는 상태로 내년 판정까지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