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을 지냈던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에서 자신의 이름을 몰래 빌려 차명계좌를 만들어 50억원의 비자금을 은닉하고 관리했다는 폭로함에 따라 이 회장의 300억원 로비시도 불발설에 다시 눈길이 끌린다.
(이 기사는 31일 오전 10시11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이 루머는 사실 삼성그룹의 고위 임직원 사이에서 은밀하게 나돌던 얘기다.
평창 올림픽 개최가 무산된 후 이 회장을 옹호하기 위해 나온 무용담 비슷한데 내용이 재미있다.
이 회장은 러시아의 소치와 한국의 평창이 동계올림픽 유치를 놓고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판단하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IOC위원들을 대상으로 3백억원을 뿌리자는 건의를 했다고 한다.
이 같은 판단은 삼성그룹의 탁월한 정보력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했다는 게 삼성그룹 관계자들의 자랑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로비를 하지 않아도 평창이 개최지로 선정될 거라고 노 대통령은 믿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판단의 배경에는 국정원의 정보보고가 깔려있었는데 국정원은 평창이 소치를 물리치고 낙승을 거둘 것이란 예상을 했고 이를 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것.
이 회장의 건의대로 3백억원을 뿌렸다면 수조원의 경제가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평창의 동계올림픽 개최가 성사됐을 텐데 아쉬움이 컸다고 한다.
그러면서 국정원의 정보력이 삼성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삼성인의 자부심으로 마무리되어지는 얘기다.
이런 얘기들을 듣고 잠시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삼성의 비자금 관리설이 핵심관계자의 폭로로 드러나면서 또렷하게 떠오른다.
법무팀장의 이름을 빈 차명계자로 관리한 비자금이 50억원이라면 다른 임원들의 이름을 빌어 관리한 비자금의 규모는 도대체 얼마나 되는 걸까?
일부에서는 삼성의 비자금규모가 수조원대라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이런 주장은 부풀려졌을 수 있지만 삼성의 비자금 규모가 어마어마한 규모일 것이라는 추론은 할 수 있지 않을까.
막대한 비자금이 공룡 삼성의 이권을 지키기 위해 뿌려진다면 삼성과 경쟁해야 하는 기업들은 불공정경쟁으로 손해를 봐야하고, 그 비용은 국민들이 치르는 셈이 된다.
기업경영을 하면서 로비를 하는 건 필요악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로비의 실탄이 불법으로 조성된 비자금이라면 IMF구제금융을 받은후 많이 투명해졌다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영실태에 대한 의구심은 다시 커질 수 있다.
막강한 자금력이 뒷받침 된 로비력으로 불법행위를 덮어버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할 때가 아닐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