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전업 카드사보다는 삼성, 현대, 롯데카드라는 기업계카드와 신한카드를 필두로 한 은행계 카드로 경쟁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장점유율 25%에 달하는 신한카드의 재탄생은 이같은 경쟁의 기폭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장은 은행계가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대세를 이루고 있다.
기업계는 당장엔 가맹점 수수료 인하서부터 충당금 적립 강화 등의 정책 이슈를 헤쳐나간 후 기존 시장을 지켜야 한다. 더이상 수익을 낼 곳이 없는 은행계로서는 카드사업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이미 성숙된 시장서 점유율 1%를 늘리는 것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자칫 은행들이 최근 1~2년간 일부 분야를 레드오션으로 바꿔 놓았듯이 카드시장마저 레드오션으로 돌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변화될 카드시장 판도와 최후에 남을 소수의 승자가 갖춰야 할 요건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로 세차례에 걸친 시리즈를 준비했다.
기업계 vs. 은행계 승부는 이제 시작
시리즈 1편에서 살펴봤듯이 최근의 정책과 여러 시장환경을 고려해볼 때 기업계 보다 은행계가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시장점유율이 은행계로 쏠리는 변화를 냉정히 따져 보면, 지금까지 은행계가 영업을 잘해서 혹은 양질의 상품이 많아서, 고객들의 호감을 얻어서라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기업계가 리스크관리를 소홀히 한 채 공격적 영업에 치중한 결과로 보여진다.
이제는 고객들의 눈높이도 높아졌을 뿐더러 카드사들의 리스크관리 능력도 개선됐고 경영도 정상궤도에 올라 안착됐다.
앞으로 진정한 승부를 가리기 위해선 정교한 CRM(고객관계관리마케팅)을 통한 차별화 전략만이 살길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또한 CRM을 바탕에 둔 과학적 영업이란, 개별상품의 경쟁력 뿐 아니라 다양한 금융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상품 및 서비스 제공과의 연결로 감성만족을 선순환시키는 완결 구조를 뜻한다.
그러나 이에 앞서 서로의 강점을 먼저 습득하고 이를 체화하는게 우선이다. 구체적으로는 기업계의 경우 안정된 자금조달처를 마련하는게 시급하고, 이후 기업계든 은행계든 다양한 제휴를 통한 채널 선점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다.
시리즈 2, 3편에선 카드업계의 당면과제와 대응방안에 대해 살펴보자.
◆ 기업계, 안정된 자금조달처 마련 오랜 숙제 해결해야
이제 60%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 은행계와 본격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기업계로서는 상대적으로 실탄이 부족하다. 예금을 받을 수 없는 여신전문회사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이자를 주고 자금을 빌려오는 방법 만이 유일하다.
때문에 예금이라는 저렴한 자금조달 수단을 갖고 있는 은행계보다 각종 비용이 더 들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고객의 비용으로 일정부분 전가될 수밖에 없다.
결국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가격경쟁에서 실탄 노릇을 톡톡히 하게 될 것이다.
예를들어 조달코스트가 낮은 은행계 카드사들이 앞으로 외형확대를 위해 할부 및 현금서비스 등의 각종 수수료를 낮추거나 이미 신한카드에서 선보인 것처럼 신용카드와 연계해 대출금리 및 예금금리를 우대해주는 등의 가격경쟁에 본격 돌입한다면 기업계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아울러 조달코스트에서 우위를 지닌 은행계가 신용판매에 대한 신용공여 기간을 기업계보다 확대해 최장 60일 이상으로 운영하게 되면 기업계의 신용판매 시장점유율을 급속도로 잠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조심스런 우려도 나온다. 현재까지 은행계, 기업계 대부분이 47일~48일 정도로 운영하고 있다.
결국 이같은 조달코스트의 문제가 가격경쟁에서의 우위를 가늠한다.
금융연구원 서병호 연구위원은 "어차피 가맹점 수수료 수입 줄고,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을 꾸준히 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업계의 경우 지금까지는 외국에서 싼 값에 빌려오는 게 어렵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금리도 오르는 등 어려운 국제금융 환경에서 자금조달이 곧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나마 현대카드는 GE라는 재무적 투자자를 확보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현대차가 51%, GE가 43%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해외채권 발행 등 자금조달 때마다 GE는 재무적투 자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A카드사 한 관계자는 "기업계 카드의 선두인 삼성카드의 경우 이런 측면서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대나 롯데카드 처럼 백화점 및 자동차 등 안정적인 제휴처를 갖고 있지도 못하고 자금조달에서도 안정적인 제휴처가 있지도 않다"며 우려했다.
롯데와 현대카드의 경우 각각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그리고 현대의 경우 현대차라는 로열티 강한 제휴처를 갖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 7월말 세계 3대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케네스 루이스 회장이 방한해, 한국 카드시장 진출을 천명했다. 아울러 그가 삼성카드 유석렬 사장을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삼성카드가 자본력이 강한 유수의 금융기관 등을 투자자로 유치한다면 이는 안정적인 실탄을 확보하는 셈이기도 하다.
◆ 은행계, 은행 네트웍·고객DB 의존 뚜렷해진 한계
그동안 카드업계에선 은행이 지닌 방대한 영업망 혹은 네트워크, 그리고 고객베이스를 은행계의 강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B은행 카드 담당 부행장은 "이제 은행계 카드사도 검증된 고객베이스와 브랜치에 의존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은행들마다 카드영업을 한지 꽤 오래됐다"며 "카드 가입할 만한 고객들은 이미 회원에 가입된 상태이고 여기서 계속적으로 유치한다면 한계효용법칙에 따라 비용은 올라가기 마련"이라고 분석했다.
즉 은행 고객 중 신용등급이 중상위 되는 고객들은 웬만큼 카드 회원으로 가입된 상태에서 추가적으로 과도하게 모집하게 될 경우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들까지 회원화 시킴으로써 은행은 고위험 및 고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들어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이 카드모집인을 대규모로 운영하는 등의 아웃바운드 형태를 시도하는 것도 내부 네트웍 활용에 대한 한계에 봉착했다는 방증으로도 해석된다.
그렇다고 내부 DB를 활용해 콜센터를 통한 아웃바운드 역시 녹록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은행 한 관계자는 "고객DB가 충분히 있다고 하더라도 이 정보를 활용하려면 고객동의를 받아야 하는 등 법상 한계가 많아 이 방법 또한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결국 기업계는 물론이고 은행계도 제휴를 통한 다양한 채널을 선점함으로써 로열티 강한 회원을 확보하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최근 하나카드가 SKT와 제휴를 통해 SKT멤버십 카드에 하나은행의 카드서비스를 부가했던 것처럼 이같은 제휴채널을 확보하기 위한 카드업계의 경쟁도 치열해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기업계 카드는 카드사태를 거치며 리스크관리 시스템 등의 개선이 크게 이뤄졌다. 반면 은행계는 여전히 카드관련 프로세스 등이 기업계보다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은행계 카드의 경우 BC카드를 주축으로 해 각종 프로세싱과 마케팅을 통합해 운영하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시스템을 운영하는데 물리적 인적 한계가 있다.
이같은 한계는 최근 서울시가 보육시설 보조금의 카드사용을 의무화하면서 이를 운영관리하는 업체를 선정했던 입찰 사례서 드러난다.
은행과 카드사가 한팀을 이뤄 입찰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신한은행은 당시 신한카드가 아닌 LG카드와 손을 잡았다. 당시 신한은행 관계자는 "어차피 합병될 카드사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시스템과 상품 측면서 LG카드가 우세했고 지원가능한 시스템이 갖춰졌다"고 평가했다.
향후 은행계, 기업계 카드간 경쟁의 승자를 가리는 데에는 이같은 점을 극복하는게 시급한 과제로 등장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