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시작 전 열린 ‘금융정책협의회’에서 “신용경색이 우려될 경우 즉각 유동성 조절 대출, RP 매매를 통한 공개시장 조작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시장심리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들어보면 단기 외화자금까지 지원할 뜻은 없음을 알 수 있다.
(이 기사는 14시 오전 8시 29분에 유료기사로 송고된 바 있습니다.)
김석동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외화유동성의 경우 외환 수급과 관련된 문제이고 이는 외환시장에서 중앙은행의 역할 문제”라며 “외화유동성 비율 80% 유지 적용을 조절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은 관계자 역시 “원화가 남아돌고 달러가 부족하다면 시장에서 원화를 주고 달러를 사면 되는 게 아니냐”는 입장을 밝혔다.
달러가 필요한 사람들은 시장에서 제 값을 주고 사면 된다는 얘기다. 시장이 망가진 것도 아니고 정상적으로 잘 돌아가는데 굳이 단기 외화자금을 공급할 이유가 없다는 것. 결국 환율이 오르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결론이다.
환율이 9.00원 급등했던 지난 주 금요일(10일), 수출업체들은 선물환 매도에 어려움을 겪었다. 은행에서 이를 받아주려면 달러 현물을 들여와야 하는데 정부가 최근 단기 외화차입 급증을 우려해 규제책을 내놓았기 때문에 선물환 매도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달러 부족현상으로 수출업체들의 환 헤지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
외국계은행 한 딜러는 “눈치없는 몇몇 은행들이 지난 금요일에는 선물환을 받아줬지만 앞으로는 다를 것”이라며 “서브프라임 사태가 급속히 진정되지 않는 한 달러 부족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재경부 관계자는 “그 동안 수출업체들이 선물환을 많이 팔지 않았느냐”며 수출업체들이 알아서 해결할 일이지 정부가 나설 뜻은 없음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종합해 보면, 현 수준에서는 금융기관이든 수출업체든 달러가 필요하면 외환시장에서 알아서 자체 조달하라는 뜻으로 요약된다. 정부는 환율이 1000원까지 급등하거나, 금융시장이 망가지지 않는 한 나서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결국 열쇠는 서브프라임 사태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달린 것 같다. 사태가 현 수준에서 더 악화되지 않고 진정된다면 달러 품귀현상도 진정될 것이다. 반대로 사태가 악화일로를 걸어 너도나도 달러를 외치는 상황이 오면 믿을 곳은 정부밖에 없다.
간밤 뉴욕시장 상황을 살펴보면 아직까지는 전자의 수준이다. 지난 주말보다는 서브프라임 우려가 진정되긴 했지만 아직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어서 증시가 약세 마감했고 엔 캐리 청산 움직임이 지속됐다.
달러/원 환율 1개월물 NDF 가격도 925.00/928.50으로 마감해 금일 현물환 시장에서 930원 테스트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서브프라임 사태의 진전 추이에 따라 당분간 달러/원 환율은 930원을 중심으로 아래위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