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6일 오전 10시 3분에 유료기사로 송고된 바 있습니다.)
《 통화정책이슈③: 이성태 총재의 새로운 도전 》
한국은행 이성태 총재는 지난해 취임 이후 줄곧 ‘통화정책의 유효성’ 제고를 주창하며 ‘통화정책 수단의 정교화’를 추진해 왔다.
이성태 총재는 취임 이후 한은 부총재보 출신인 서울외국환중개 이승일 사장을 추천해 부총재로서 안살림을 담당하게 하는 등 일련의 ‘인사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이후 경제예측과 통화정책에 필요한 지표들을 단시일 내에 정비했다.
무엇보다 통화정책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경제예측에 대한 신뢰성을 갖춰야 하고 직접적으로 통화정책의 성격을 규정할 통화지표들이 제대로 돼 있어야 통화정책에 대한 의사결정이 바르게 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광의의 유동성 지표’이며, 이 지표는 작년 이래 초과 유동성 논란 과정에서 통화증가율(M2)과 더불어 매우 중요한 지표로 쓰이고 있다.
통화정책의 중심 체계가 통화량이냐 금리냐는 논란이 있는 것이 사실이고, 실제로 작년 하반기 이후 통화정책은 금리인상이 유보되면서 지급준비율 인상이나 총액한도대출 축소 등과 같은 일련의 조치들은 과거 통화량 목표제 하에서 시행됐던 정책수단이기도 하다.
물론 이성태 총재의 “통화정책 유효성 확보“라는 행동의 중심에는 중앙은행의 독립성, 특히 통화정책의 운용 면에서는 ‘콜금리 결정의 고유권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 있다’는 강한 신념이 근저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성태 총재에 대해서는 ‘부총재 시절 조용한 행보’에 의혹을 보내고, ‘한은 독립성에 대해 과도하게 집착한다’며 딴지를 걸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중앙은행의 ‘굴절된’ 역사를 되짚어 볼 때 ‘총재로서 그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인물평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향후 이성태 총재의 행보를 지켜봐야겠지만, 지난 6월 12일 한국은행 창립 57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만난 서울파이낸스포럼의 김기환 이사장이 “한국은행이 과거 금융통과위원회의 오명에서는 벗어나긴 한 것 같아” 하면서도 “앞으로 한은법 개정 등을 통해 한국은행이 중앙은행으로서 제대로 가야할 길은 여전히 남았지” 하고 말한 바를 어떻게 실천할지 주목할 따름이다.
◆ 한은 이성태 총재의 도전: 통화정책의 유효성 강화
이런 가운데 지난 6월을 고비로 이성태 총재의 발언이나 태도에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또한 한달에 한번씩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제외하면 비교적 조용했던 한국은행에서 이번에는 어떤 조치를 내 놓을까 하는 궁금증과 긴장감이 생기기도 했다.
그리고 드디어 이성태 총재의 의중이 7월부터 표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먼저 7월에는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만에 처음으로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그리고 8월중 추가 콜금리 인상 가능성이 언급됐다.
이에 앞서 지난 6월에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언행일치’, 즉 ‘앞으로는 말한 대로 실천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유동성 과잉에 대한 언급을 통해 7월중 콜금리 인상이 시사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것은 바로 ‘언행일치’ 발언 때문이었다.
이는 지난 6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도 확인됐다. 한은 부총재보 출신으로 부산은행장을 지낸 뒤 금통위원으로 영전한 심훈 위원은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물가상승압력이나 자산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지적하며 콜금리 인상 주장을 공식적으로 의사록에 남기는 등 금통위원들 사이에서 콜금리 인상 분위기가 무르익었던 것이다.
이와 함께 7월에는 "통화정책방향 발표문 기술방식의 개선“ 뿐만 아니라 비록 시안이기는 하지만 콜금리 목표제 폐기와 환매조건부채권(RP)금리를 기준금리로 도입하고 대기성 여수신제도의 도입과 지준제도의 개선을 포함하는 ”통화정책 운용체계 개선“ 방안이 발표됐다.
이에 따라 △ 경제 및 금융 관련 정책적 분석틀의 개선 △ 총액한도대출 등 정책금융의 축소 및 지준제도 운용의 탄력성 부여 △ 경기상승 확인 속 콜금리 인상 등 긴축기조 지속 △ 통화정책 방향 발표 내용의 개선을 통한 정책 투명성과 예측가능성 제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 금리목표제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정책 콜금리제 폐기 및 기준 RP금리제 도입 등 그 면모가 드러난 것이다.
사실 이는 이성태 총재의 취임 이래 1년 4개월여에 걸쳐 진행된 통화정책 운용 및 제도상의 ‘혁신 작업’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지난 6월 12일 한국은행 창립 57주년 기념사에 고스란히 담겨 있던 내용이어서 매우 흥미롭다.
이성태 총재는 이 기념사에서 “그간의 금리목표제 운용성과를 평가하여 콜금리를 정책목표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콜금리의 가격기능을 제고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겠다”며 “공개시장조작 및 대출 및 지준제도의 연계적 운용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 운용수단을 개선하고, 통화정책방향 발표 내용을 개선하는 등 정책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데도 더욱 힘써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