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른 환율 속락 사태로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한층 고조된데다 금리인상론을 두고 시장이 출렁거리면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달러/원 환율이 940원 이하로 떨어진 뒤 매수 주체가 서지 않는 가운데 하락세를 이어갈 태세다.
에너지사들의 저가 결제 수요는 유입되지만 환율을 반등시킬 기제는 보이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글로벌 달러도 하락세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중간 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대외 및 경제정책의 수정이 불가피하고 일본도 연내 금리인상을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달러/원 환율은 이틀째 3원 이상 빠지면서 935원 이하로 하향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그렇지만 외환당국의 달러 매수개입이 일부 있었다는 소문이 돌면서 추가 하락이 다소 주춤한 상태이다.
특히 935원 이하로 떨어질 경우에는 930원을 하향 이탈할 가능성이 커지고 그럴 경우 연중 저점인 927원이 다시 테스트 받을 상황으로 몰리게 된다.
시장도 그런 점에서 당국의 개입 가능성을 주시하며 경계감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주변 여건은 좋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앞서 지적했지만 글로벌 달러 약세 기조와 수급상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매물 증가, 그리고 북핵 등으로 못팔았던 보유달러 매도세도 뒷북치듯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환율 속락으로 역외도 매도관점을 지속하고 있고 결제수요도 시급한 것을 제외하면 매수를 늦추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외환당국이 시기는 다소 늦었지만 930원대에서는 '뭔가 보여주는' 구체적인 액션을 취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됐다.
북핵 리스크가 대화국면으로 진정되면서 보유달러를 급매도하며 950원에 이어 940원이 깨질 때 이미 나와줬어야 했다며 이미 당국의 타이밍을 놓쳐 시장의 하락 압력을 완화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 기사는 9일 오전 7시 36분에 유료기사로 송고된 바 있습니다)
◆ 부동산 가격 급등, 금리인상으로 대응하나
이런 가운데 금융시장에서 부동산 가격 급등 문제로 콜금리 인상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금리가 급반등하는 사태가 빚어지는 등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도 최근 부동산 가격 급등 현상에 대해 깊은 우려감을 보이고 있다. 한달도 안돼서 아파트가격이 몇 억씩 뛰는 일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국회 대표연설에서 '부동산 가격이 미쳤다'는 격한 표현을 쓰면서 청와대 및 정부 당국자들의 '사퇴'를 압박하는 등 '부동산 실패론'이 만연돼 있을 정도이다.
정부도 최근 공급확대책을 내놓은 데 이어 분양가 인하, 주택담보대출 현장점검 등 대책을 내놓았으며, 이날(9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긴급 부동산 관련 장관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금융시장 분위기도 대체로 부동산 문제로 금리인상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지만, 폭등하는 부동산을 잡기 위해서는 금리인상밖에 대안이 없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자산버블이나 북핵 리스크 등에 따른 경기 하강 리스크도 문제지만, 부동산 문제로 통화정책을 쓰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 한은과 금통위의 입장이기도 했다.
반면 부동상 가격 폭등 문제가 마치 모두 한국은행이나 금통위의 탓인 듯이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는 것도 억울한 측면이 있다.
더구나 저금리 지속과 더불어 '인위적인 경기부양은 없다'는 기조를 유지했던 노무현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정권 말기 급박스럽게 전환하는 것 역시 옳지 않다.
물론 현재의 부동산 가격 폭등 현상이 경제 전반에 어떤 부작용을 낳고 있는지, 특히 통화정책면에서는 인플레 심리를 조장해 경제에 해악을 주었는지가 판단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에 콜금리를 0.25%포인트 가량 올린다고 과연 효과가 있을 것인지, 아니면 0.50%포인트 가량 과감하게 올릴 수 있는지도 검토돼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상징적인 조치에 그치지 않고 금리인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가격 급등에 대해 금리인상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는 시그널을 줘야 하는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점이 고려돼야 한다.
이런 부분들은 경제 전반에 부동산 가격 급등이 영향을 준다는 명확한 전제에서 검토돼야 하는 점 또한 강조돼야 할 부분이다.
정책의 일관성을 다시 잃어버린다면 이번 한차례 금리를 전격 인상하더라도 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며, 통화정책의 근간을 훼손함으로써 향후 정책의 투명성이나 예측성, 그에 따른 신뢰를 기대하기 힘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환율과 금리 상충 가능성, 개입 여지 속 변동성 대비 필요
좀더 금융시장으로 들어가보면, 통화당국은 환율과 금리에 대한 상충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만약 콜금리를 인상한다면 부동산 시장에 일단 시그널을 보내고 금리인상과 환율 하락으로 인플레 기대심리를 차단하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환율 속락 사태가 지속되고 현재 경기 악화를 방어하는 수출 경기에는 되레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시장에서는 콜금리를 인상한다면 달러/원 환율은 930원을 하향하는 쪽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럴 경우 시장에 달러 매수 개입을 해서라도 환율 속락 사태를 막으려고 하는 외환당국에는 역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금리인상과 함께 외환당국이 과감한 달러 매수개입에 나선다면 단기적으로 환율 하락을 막는 조치가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글로벌 달러가 하락 조정 국면에 들어선 상황에서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도모하기에는 주변 여건이 그리 녹록치 못하다는 점에서 쉬운 일만은 아니다.
더욱이 달러 매수 개입은 시장에 원화 유동성 공급을 더욱 촉진하는 일이고 금리인상이 외평채나 통안채 이자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
경기 하강 리스크를 막기 위해 재정 집행 등을 통해 부동산 등 내수 경기를 진작해야 하는 상황, 금리인상을 단행하더라도 그에 따르는 외환 및 금융시장에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또한 금리인상을 하더라도 부동산 가격이 진정되는 정책효과가 있을 것인지, 금리인상이 자칫 서민이나 중소기업에 부담이 되고 수출경기를 훼손시키는 역효과를 불러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도 팽배한 상황이다.
과연 부동산 난맥상 속에서 부동산을 잡고 경기 회복과 금융시장을 안정시킬 묘안을 금통위가 내놓을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여하튼 이래저래 부동산 문제를 둘러싼 논란과 금통위와 주식시장 11월 옵션만기 등으로 외환금융 및 자본시장의 변동성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폭등 문제는 단지 부동산시장 자체적인 문제를 이미 넘어섰다고 본다"며 "금리를 올리든 아니든 단기적으로는 외환이나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책결정은 언제든 경제 각 부문과 주체들에 미칠 영향을 잘 살펴 취사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며 "급박한 상황이므로 일단 금리인상을 통해 시장에 확실한 시그널을 보내야 할 때 같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문제로 금리를 올려야 할 것 같지만 금리를 올려도 부동산이 잡힐 지는 의문"이라며 "여하튼 현재로서는 금리인상을 지속하는 방법을 통해서라도 부동산을 잡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리를 올린다면 환율은 단기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외환당국의 개입이 구체화될 지 조심하면서 변동성 리스크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