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미국 국채시장의 최대 화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이지만, 사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워싱턴보다는 도쿄에 쏠리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FOMC는 이번 회의에서도 연방기금금리를 5.25%에서 동결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고, 정책성명서 기조 역시 크게 변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역시 소문난 잔치에는 먹을 것이 없을 것 같다.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한 이래 미국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동반 랠리를 보여왔다. 물론 최근에는 그 운명이 엇갈리고 있는 중이긴 하지만 말이다.
참고로 다우지수가 1만2,00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여전히 먹을 것이 남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반면, 美 국채금리 하락은 이미 지난 9월 하순에 종료되고 최근에는 점진적으로, 꾸준히 역전되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월 FOMC 직전과 비교하자면 10년물 국채금리는 여전히 하락한 상태다.
이 가운데 美 배런스온라인(Barron's Online) 최신호는 채권시장 분석기사를 통해 이 같은 미국금융시장의 랠리는 아마도 연준의 행보보다는 유가하락이나 엔캐리트레이드의 부활과 같은 요인에 감사해야 할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은 캐리트레이드 추세의 역전이 발생시킨 올초 일부 금융위기나 미국주식시장의 동요를 감안할 때, 캐리트레이드의 부활은 새로운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빼놓지 않았다.
◆ 연준보다 강한 유가의 힘+ 보이지 않는 캐리트레이드의 위력
실제로 최근에는 연준의 금리동결보다는 국제유가 하락이 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일일 120만배럴 감산 결정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56달러 선까지 하락, 8월 사상 최고치 대비 27%나 급락한 상태다. 배럴당 56.14달러 선이 하향 돌파되면 2001년 11월15일 기록한 배럴당 17.45달러 이후 최초로 52주래 최저치가 기록된다.
그런데 최근 몇 개월 동안 美 국채시장의 랠리를 이끌어 낸 또다른 중요한 요인이 존재한다. 엔캐리 트레이드(yen-carry trade)의 복귀 추세가 바로 그것이다.
사실 엔캐리 전략은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 정책 종료에 이은 제로금리정책의 종료까지 역공세에 시달렸다. 캐리트레이드 후퇴 조짐은 아이슬란드 금융위기 사태에서 미국 주식시장까지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당시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인상 전망이 강화되면서 달러/엔은 올해 5월 중반 119엔서부터 110엔 선까지 급격하게 하락했는데, 사실 이런 변화는 캐리트레이드가 끝장났음을 의미했다.
일본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해 봤자 1% 정도로 여전히 엔화가 전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통화라는 점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지만, 엔화가치가 달러화 대비로 10% 가까이 강세를 보인 것은 결국 엔화대출의 달러화가치가 그만큼 높아진 셈이므로 캐리트레이트 투기세력들에게는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일본 경기회복 및 단기금리 상승 전망이 여전함에도 불구하고 엔화는 최근까지 다시 달러화 대비 118~119엔 수준으로 하락했다. 일본은행도 추가금리인상에 나서지 못하고 여전히 제로금리 부근에서 서성였다.
이에 따라 올해 여름부터 시장에는 다시 엔캐리 트레이드가 성행하기 시작했다. 찰스 더마스(Charles Dumas) 롬바르트 리서치(Rombard Research) 소속 분석가는 "바로 이 같은 캐리트레이드가 월가의 최근 강한 랠리의 배경이 됐다"고 주장했다.
지난 주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經濟新聞)은 의미심장한 기사를 타전했다. 일본은행이 엔 약세를 우려해 최근 엔캐리 트레이드 동향을 점검하러 나섰다고 보도한 것이다. 일본은행 측은 "엔캐리 트레이드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 것이 아니다"라며 즉각 전면 부인에 나섰지만 그 파급효과는 아직 미지수다.
더구나 니혼게이자이와 같은 유력 경제지가 특정 소식통도 거론하지 않은 채 확실한 심증이 없는 기사를 보냈을리도 만무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본은행이 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에 대해 대처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배런스는 최근 일본 내수경제가 다소 약화되고 있는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일본은행이 이를 주로 계절적인 요인이나 지표의 부정확함에 의한 것이라고 눈가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캐리트레이드 부활은 또다른 불행의 시작?
스티븐 로치(Stephen Roach) 모건스탠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 주말 보고서를 통해 일본경제의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가 사실은 '내수'이며, 지금도 경기회복은 여전히 설비투자와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내수경제 약화 추세가 맞다면, 일본은행은 추가 금리인상이 엔화 가치를 부양하고 수출업체에게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에 더욱 금리인상을 서두를 수 없다.
이 같이 엔화 가치나 일본 금리 상승에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확산된다면, 투기세력들은 다시 한번 엔캐리 트레이드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
배런스는 스테파니 폼보이(Stephanie Pomboy) 매크로메이븐스(MacroMavens) 소속전략가가 주간보고서을 통해 "여전히 약세를 보일 것이 확실해 보이는 통화를 0.25% 금리에 조달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연말 수익률 보강 기회가 어디있겠는가"라는 의견을 내놓은 것이 눈에 띈다고 전했다.
더구나 글로벌헤지펀드인 펜타그램 파트너스(Pentagram Partners)의 마크 터너 대표도 최근 엔캐리 트레이드의 급부상이 글로벌 유동성 장세에 기여해왔다고 주장했다.
다만 앞서 폼보이의 경우 이 같은 유동성은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또한 엔화의 절상 폭에 따라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소멸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고 배런스는 덧붙였다.
이들은 부활한 엔캐리 트레이드가 다시 역전된다면 다시 한번 온갖 종류의 파괴적인 결과들이 유발될 수 있다고 염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