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실효환율(REER)로 보자면, 일본 엔화는 1985년 플라자협정(Plaza Accord) 이래 가장 약세를 기록 중이다. 이처럼 일본 엔화가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
통상 엔화의 약세는 이른바 '엔-캐리트레이드(JPY carry trade)' 때문이라고 간주된다. 이런 거래는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최근들어 금리정상화에 나서면서 일본은행(BOJ)과의 금리격차를 유지하면서 광범위하게 확산되었으며, 주로 채권매매 자금의 순유출이 지배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같은 일본의 해외로의 자금 순유출 흐름이 줄어들지 않는 이상 엔화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하지만 스티븐 젠(Stephen L. Jen) 모건스탠리 외환전략가는 이 같은 주장을 재고할 것을 제안하면서, 대신 최근 엔화 약세의 배경을 △ 2006년들어 일본 증시로의 자금유입 감소 △ 외환 헤지비율 변화 △ 결제통화가 G3 통화로 집중되는 글로벌 '깔대기 효과' 등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 같은 요인들이 역전되어 엔화가 다시 강세를 보이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결론을 내렸다. 참고로 젠은 지난 9월 초 제출한 보고서에서 유로/엔이 내년까지 계속 하락할 것으로 보았던 자신의 판단이 그릇된 것이었음을 공개적으로 시인한 바 있다.
<관련기사 [외환전망] 유로/엔, 나아가 달러/엔 하락전망 수정 - MS 젠 09/04 14:20>
무엇보다 젠은 엔-캐리트레이드에 대해 언급하는 논자들이 대부분 정확한 내용을 정의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그에 따르면, 엔-캐리트레이드는 △ 순채권매매를 통한 자금유출 △ 장기로 엔화를 조달해서 단기로 대출하는 '듀레이션'매매를 통한 자금유출 △ 외국인이 해외에서 엔화를 조달하는 경우 등의 세 가지 유형이 있는데, 이들 모든 유형에서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현저한 변화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따라서 앞서 제시한 바대로 일본 증시로의 자금유입 감소 외에 명목금리격차가 워낙 크다보니 달러화 자산에 대해서는 헤지비율을 줄이고 반대로 해외투자자들은 엔화 자산에 대한 헤지비율을 늘리는 영향 그리고 석유수출국이나 아시아 국가들의 달러, 유로 및 파운드 결제수요의 증가에 따른 엔화의 상대적 약세 등으로 분해해서 보자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요인들이 환율에 미칠 영향이 어떨 것인지는 불확실한 측면이 많다.
젠은 여기서 환율을 바라보는 시각을 '명목'단위에서 '실질'단위로 이동시킬 것을 제안한다.
사실 어떤 나라의 생산성이 강화되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으면, 명목적인 요인이 지배적일 때는 해당국 통화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요인이 다시 지배력을 발휘할 경우 이 통화는 다시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자신들의 평가에 따르면 일본의 경제성장의 2/3 정도는 총요소생산성(TFP) 향상에 의한 것이라며, 가치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엔화는 '강세 통화'가 되어야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생산성 향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 일본은행이 금리를 낮게 유지할 수 있다고 해서 통화가 약세를 보이는 '기이한' 양상은 실질 펀더멘털이 부각되기 시작하면 전환점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한편 그는 이 같은 명목에서 실질로의 전환은 '채권'이냐 '주식'이냐 하는 문제로 당착된다며, 엔화가 반등하려면 외국인들의 도쿄 증시로의 자금유입이 다시 증가하고, 일본은행이 금리정상화를 지속하면서 유가는 하향안정화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젠은 이 같은 요인들의 전개는 상당한 시간을 요하는 것으로, 엔화 약세는 자신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좀 더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