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채권시장의 강세장 개시 여부에 대한 논쟁에서, 지금은 글로벌 채권시장의 강세장이 아니라 약세장이 개시되고 있다는 강한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주장은 사실상 이번 채권시장의 강세장을 미리 예측한 전문가로부터 제출된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요아킴 펠스(Joachim Fels)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소속 채권전략가는 4일 보고서("Global: Bullish or Bearish?")를 통해 이미 채권금리가 너무 급격히 하락했고, 자신들의 적정가치 모형에 비하자면 美 국채 10년물 금리가 적정수준에서 75bp나 낮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그는 여름 강세장이 아직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닌 것 같지만, 앞으로 전망은 금리하락보다는 상승 쪽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올여름 글로벌 채권시장은 강력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미국 10년물 재무증권 수익률은 6월말 5.25%로부터 4.75%까지 50bp나 하락했다. 이는 상반기 부진양상을 보인 후 세계경기 둔화와 연준의 금리인상 중지라는 호재를 만난 덕분이었다. 이에 따라 이미 일부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의 강세장이 개시됐다"는 주장을 제시하는 중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같은 채권시장의 랠리를 정당화할만큼 세계경기가 그렇게 약하지는 않다는 지적 또한 나오고 있는 중이다. 연준의 긴축사이클이 아직 완전히 종료될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여전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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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초까지 채권시장 여건은 우호적, 그러나 이제부턴 금리상승만 남았다
펠스는 기초 거시경제 여건이 올해 남은 기간 및 내년 초까지 채권시장에 우호적일 것이란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주택경기의 급냉,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둔화 그리고 연준의 금리인상 중지 등에 주목하면서, 자신은 연준의 통화정책이 중립금리 수준에 비추어 이미 경기억제적인 수준에 있으며, 아직 기존 금리인상 영향이 다 나타난 것은 아니라는 판단 하에 '경기둔화'를 전망하는 진영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펠스는 향후 6~12개월 내에 물가압력이 완화될 것이란 연준의 기대에 동의하며, 또한 미국 및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라 타격을 입은 위험자산 시장 또한 채권시장에 추가적인 부양요인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모든 입장을 고수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중심시나리오의 리스크는 여전히 금리상승 쪽에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특히 그는 모건스탠리 경제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의 컨센서스와는 크게 다르게 미국경제가 조만간 회복세를 보이고 근원물가 압력이 여전히 상승하여 연준이 한 차례 추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미 '경기둔화'를 확신하고 있는 채권시장은 지난 몇 년간 '올바른' 관측을 제기한 모건스탠리 전문가들의 입장이 이번에도 옳을 경우 다시 조정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얘기다.
◆ 美 10년물 국채 적정수익률은 5.50%.. 장기로 보면 7% 상회할 수 있어
펠스는 여기서 모건스탠리의 10년물 재무증권 적정수익률 평가치는 5.5%라며, 한달 전에 제시했던 5.3%보다 20bp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적적수익률이 높아진 것은 최근 전문가예측 서베이 결과 향후 1년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모건스탠리의 적적수익률 모형은 △ 실질연방기금금리(명목금리-근원PCE물가 12개월 상승률) △ 전문가 서베이에 기초한 향후 1년 인플레이션 기대수준 △ 분기 근원PCE물가에 대한 5년간 표준편차로 계산된 인플레 변동성 등에 기초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나아가 그는 자신들의 시장의 금리가 적정수익률에서 50bp 이상 괴리될 경우 매매신호가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며, 현재 미국 국채시장은 과대평가 영역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자신이 평가한 자연적인 적정 기준금리가 4.5%수준임을 감안할 때 현재 채권시장은 통상 달성이 불가능한 이상적인 금리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한편 펠스는 자신이 6~12개월간 채권시장의 랠리를 이미 예감한 바 있지만, 3년~5년 정도의 장기적인 전망에서는 10년물 재무증권 수익률이 7% 혹은 그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는 일종의 '장기 약세장' 전망을 제출한 바 있음을 상기시켰다. 이 같은 약세장 전망은 세계화로 인한 자본유치 경쟁으로 인해 금리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점, 2003년까지 저점에 도달한 글로벌 인플레 압력이 앞으로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 기초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펠스는 채권시장의 최상의 강세장은 이미 지나간 것으로 보자고 제안했다. 장기적인 전망과 적정모형으로는 단기적인 시장의 방향을 예측하기 힘들기는 하지만, 추가랠리가 이어진다고 해도 그 랠리의 폭과 속도 그리고 향후 경기 및 물가전망을 고려한다면 조만간 '조정장세'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펠스는 이번 보고서의 도입부에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가을날"이란 저 유명한 시를 소개했다. 세계화가 만개한 첫 시대의 시인인 릴케는 이 시를 통해 때가 되었으니 위대했던 여름을 뒤로하고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드리우시라"고 썼다며 현재의 상황과 유비를 시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