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의 영향으로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인플레 압력이 상승하지 않으며, 또한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가 상승하지 않는 수수께끼가 발생하고 있다.이 같은 수수께끼를 풀고 정책적인 차원에서 '실기'하지 않으려면 세계화의 영향에 따른 거시경제 관계의 변화를 수용하는 새로운 '개방형 거시경제모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스티븐 로치(Stephen Roach)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1일자 글로벌 이코노믹포럼(GEF) 보고서("Open Macro")에서 지난 해 6월 제출된 국제결제은행(BIS)의 보고서를 인용, 사실상 임금과 인플레이션 간의 경제적 상관관계가 변화되었으므로, 기존의 낡은 폐쇄형 거시모델은 더이상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또 그는 현행 세계화의 핵심 특징은 인터넷에 있으며, 이 첨단기술의 전례없는 특징은 '속도(speed)'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근거와 몇 가지 핵심 데이터를 인용, 로치는 앞으로는 서비스 교역이 급격히 증대할 것이며, 교역확대의 중심이 점차 선진국에서 개도국 쪽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로치는 전망했다.그는 이 같은 주장을 통해 자신의 이른바 '자산경제론(Asset Economy)'론이나 세계경제 불균형론의 함의가 더욱 부각된다고 결론내린다.사실 지난 제 75차 총회의 BIS 연례보고서를 수용한 로치가 제기한 쟁점은 기존 경제학적 논의나 직관적인 경제적 분석을 뒤집는 강력한 주장이며, 이 같은 주장이 주요국 경제에서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양상과 접목되는 한 앞으로도 계속 논쟁이 확대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주목할 가치가 있어 보인다.(아래는 스티븐 로치의 주장을 완역에 가깝게 자세하게 정리한 것으로 중간제목이나 문장의 수정 등 다소 가감된 부분이 있으므로 이 점은 고려하기 바랍니다.)◆ 세계화에 따른 항구적 변화: 구식 거시모델, 더이상 설득력 없어세계화로 인해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 자체가 영원히 변화됐다. "영원히"라는 표현이 다소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거대한 추세에 따른 강력하고 항구적인 충격에 대해 부인할 수는 없다.세계 각국의 연결방식과 충격의 전파효과가 새로운 모습을 띄게 되었으며, 내가보기에는 인플레이션, 금리, 임금, 수익, 고용, 통화 그리고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새롭게 정의되는 중이다.결국 구식 폐쇄모형이 아닌 세계화를 통한 개방형 경제모델이라는 새로운 거시경제학이 필요한 시점이란 말이다.우리는 지금 1970년대 초반 이후 처음으로 가장 강력한 4년 연속 세계경제 성장국면 속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조짐은 없다. 실업률이 하락하고 있으며, 선진국 경제에서 실질임금의 현저한 상승세가 발견되질 않고 있다.노동생산성이 급격히 향상되고 실업률이 '완전고용'의 문턱을 넘고 있는 미국경제에서조차 실질임금이 정체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수수께끼 같은 일이다. 이제껏 경제학은 한계생산성 기여도에 관련되는 한 궁극적으로 보상받게 된다고 가르쳤다. 그러나 이제 미국경제에서 그 같은 이론은 통하지 않는다.더구나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긴축정책을 구사하고 있거나 그럴 태세(日本銀行)를 보이고 있지만, 장기금리가 상승하질 않고 있다. 동시에 전례없이 세계 경상수지 흑자와 적자 사이의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급격한 환율조정 같은 일은 나타나지 않는 중이다.그 외에도 무수한 사례들을 열거할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도 우리가 아는 거시경제가 기수를 다른 곳으로 틀고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내 견해로는 세계화가 이런 변화의 주범이다. 글로벌 교역 규모가 매년 사상 최대규모를 경신하는중이며, 현재는 세계 GDP의 30% 문턱을 넘어섰다. 바로 이 지점 또한 기존의 거시경제 연관을 분리시키는,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지점이다.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 10년간 선진국 경제 다수 샘플을 검토한 결과 노동비용과 인플레이션 간의 상관관계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제출했다. 수입물가와 코어 인플레이션 사이의 상관관계에서도 마찬가지 변화가 발견되었다 (BIS 제 75차 연례보고서 제2장(2005년 6월) 참조).◆ 현 세계화의 주된 특징: 인터넷, 그 속도나는 이러한 주요 거시법칙들의 붕괴가 세계화의 추세강화와 동전의 양면처럼 발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 국가들 사이의 재화의 흐름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서비스부문 역시 이러한 추세가 되어가면서 노동, 자본 그리고 저축 내에서의 국경을 넘는 아비트러지(arbitrages)를 양산하고 있는 중이다. 저비용의 높은 저축률을 자랑하는 개발도상국들은 이들 휘소자원의 암묵적인 물가구조 자체를 변화시키는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거의 정치된 인플레이션, 실질임금의 정체 그리고 저 거대한 금리 수수께끼가 바로 이러한 아비트러지를 통해 탄생한 것이다.왜 지금인가? 사실 세계화는 이미 오래 전에 개시되었으며, 낡은 거시경제학이 제2차세계대전 이후 50년간 상당히 잘 작동해왔지 않은가?주된 이유는 바로 인터넷에 있을 것이다. 이는 근대 역사에 있어 가장 파괴적인 첨단기술이다. 간단하게 말해 인터넷은 세계화의 게임 규칙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교역재의 경우 이를 통해 가격발견의 병참학과 공급망관리를 혁신, 글로벌 수준의 생산자로 하여금 국내 설비가동률 수준에 영향을 받지 않은 채 비용을 압축하고 가격을 낮추는 일을 가능하게 했다. 더구나 한 때는 엄호받던 서비스산업의 경우에도, 인터넷이 세계 전역에 존재하는 지식노동자를 연결시킴으로써 사실상 교역이 불가능했던 것을 교역 가능하게 만들었다.바로 이러한 IT로 무장한 세계화의 핵심은 바로 '속도(speed)'에 있다. 메리 미커(Mary Meeker)에 따르면 인터넷은 불과 10년 전에 발생하였으나,2005년말 현재 사용인구가 10억명을 넘어섰고 선진국 경제의 경우 보급률이 60%에 이르고 있다.이전까지는 그 어떠한 첨단기술도 이처럼 짧은 기간 내에 이렇게 많은 인구를 끌어올릴 수 없었다. 첨단기술을 배운 학생이라면 그것은 이제 '전형'이 되었다라고 말할 것이다. 각각의 이어지는 첨단기술의 변모과정은 점차 그 전파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물론 철도나 자동차,에어컨, 라디오, TV 등의 첨단기술도 마찬가지 특징을 지녔고 인터넷도 이런 패턴을 따랐지만, 중대한 변형이 일어났다. 즉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국경을 넘은 접속규칙을 재정립했을 뿐 아니라, 이러한 접속성이 이전까지는 신성불가침인 서비스의 영역에도 미치고 있는 중이다.이러한 이유들만 가지고도 세계화와 인터넷 사이에 상호작동되는 잠재적인 거시경제적 충격은 결코 무시될 수 없다.◆ 다음 세계화의 최전선은 '서비스', 확대중심은 선진국서 개도국으로 이동이러한 변화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현행 세계화로 인한 최초의 긴장관계는 주로 교역재화의 조립과 교환 과정에 집중되어 발생하는 중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 15년 사이에 전 세계의 재화교역 규모는 세계 GDP내 15% 비중에서 무려 10%포인트나 증가한 25% 비중에 이르고 있다.이와는 대조적으로 서비스 부문의 세계화는 지연되는 중이다. 현재 전 세계 서비스 교역 규모는 글로벌 GDP의 6%정도로 지난 1990년대의 4%보다 조금 증가했을 뿐이며, 재화 교역 규모의 1/4에 불과하다.이러한 커다란 간극이 놀라울 이유는 없다. 이는 주로 물리적인 재화의 거래에 집중하는 전통적인 상거래의 패턴을 반영한 것일 뿐이다. 지식의 IT를 통한 교환은 최근에 발생한 현상일 뿐이다.내가 보기에는 바로 서비스가 IT를 통한 세계화의 다음 번 주된 전선이 될 것 같다. 선진국에서는 서비스산업이 경제활동 전반에서 지배적인 규모를 차지한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자료에 따르면, 서비스부문의 부가가치 생산 규모가 전세계 GDP의 2/3를 차지한다. 이 기초요인만 감안하더라도 현재 세계 GDP의 6%에 불과한 서비스 교역 규모가 더욱 커지리라고 생각할 수 있다.다만 무형이라는 서비스가 지니는 가장 직관적인 특징을 감안할 때, 교역가능성은 분명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발소나 현악연주, 종교, 가정부 그리고 여타 광범위한 개인서비스영역은 여전히 현지에서만 거래 및 소비 가능하다.그러나 대다수 전문 및 상용서비스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글로벌한 차원에서 취사선택이 가능해졌다.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엔지니어링, 디자인, 의술 및 변호사,회계사 세무사, 금융분석가 및 여타 기업 컨설팅 분야는 특히 그렇게 변모했다. IT를 통한 접속성은 원격지 혹은 역외에서의 생산물을 이동시키고, 데스크탑 컴퓨터 속에서 지식노동자들은 문자 그대로 선진세계 그 어느 공간이든 존재할 수 있게 됐다.낮은 수치이긴 하지만 사무노동력의 역외조달 또한 점차 빠르게 확산되는 중이며, 조만간 강력한 세계교역을 추동하는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운송과 여행, 통신, 건축, 보험 그리고 여타 금융서비스 등 상용서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WTO에 따르면 상용 서비스의 교역은 1990년이래 두 배로 증가, 전 세계 재화 및 서비스의 20% 비중에 이르렀다.한편 선진국에서 후진국으로 교역이 빠르게 확산되는 복합적인 변화는 개방형 경제모델의 필요를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하고 있다. IMF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의 교역규모는 1997년부터 2006년 사이 매년 평균 9.4% 증가했으며, 이는 선진국 사이의 교역 증가율의 두 배에 이른다. 이는 이전 시기에 개도국의 교역이 연 평균 6.9% 증가하고 선진국 교역이 매년 6.7% 늘어나 양자의 교역이 비슷한 증가추세를 보인 것과 비교할 때 현저한 차이라고 할 수 있다.바로 중국의 강력한 교역 성장세가 이 같은 변화를 추동한 핵심적인 요인이었다는 점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경제학적으로는 점진적인 가격변화 결정을 이끌어 내는 동인의 변화를 뜻한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세계화에 기반한 개방형 경제모델의 바탕이다.즉 점차 저비용의 개발도상국이 세계경제 교역의 증가세에 있어 갈수록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는 또한 글로벌 비용 및 가격 의사결정의 아비트러지를 형성하는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정책결정자와 투자자들, 기존 폐쇄형 거시모델서 벗어나야그러나 정책결정자들과 투자자들은 구식의 폐쇄형 경제모델에 여전히 고착되어 있는 듯 하다. 벤 버낸키 신임 연준의장은 첫 의회 증언에서 이미 낡아버린, 미국경제의 인플레이션 리스크와 노동 및 생산시장 내에 존재하는 간극(slack)의 축소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해 강조했다. 물론 버낸키 의장만 이런 기존의 경제적 연관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단기 필립스 곡선의 행태에 대한 설명근거는 근대 거시경제학의 '존재이유'라고까지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BIS의 보고서가 밝힌대로, 이러한 관계는 오늘날 세계화된 경제에서는 더이상 유지될 수 없다.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며, 언젠가는 소멸될 일시적인 이례적 현상도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오히려 IT를 통한 글로벌 서비스의 교역 증가세로 인해 국경을 넘은 아비트러지 양상이 앞으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정책결정자들은 최근 수년간의 변화가 주는 교훈에 크게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공히 과거의 폐쇄형 경제모델이 아닌 개방형 경제모델에 입각해서 국내정책 결정의 함의를 고려해야 한다.이제는 비용 및 가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항상 아비트러지가 가능해진 공급과잉 경제에서는 경기부양 정책을 유지하더라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화되질 않는다. 대신 이러한 부양정책의 영향은 글로벌 유동성의 회전과 자산시장에서 명백하게 드러나게 된다.글러벌 저축에 대한 아비트러지로 인해 이러한 현상이 더욱 착종되며, 특히 세계최대 부채국가인 미국이 점차 중국과 같이 점차 대외수요에 의존하는 개도국 경제에 의해 부족한 자본을 보전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인플레이션 압력이 억제되는 한, 기존 구식 거시경제학 법칙은 더이상 우려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오늘날 불균형에 빠진 세계경제에 대한 최대 리스크가 될 것이다.자산거품과 자산에 의존하는 경제의 과잉에 주목하는 이러한 개방형 거시경제모델은 세계경제와 그 주체들이 지금 상태에 '안주'할 틈이 없다는 것을 웅변하고 있는 중이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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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에 도전한 새 비만약 '에페' 가격은?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한미약품의 국산 비만 신약 '에페'가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86%를 장악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 뛰어든다. 후발주자인 만큼 자체 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과 국내 환자 임상 데이터, 기존 병·의원 영업망을 앞세워 선발 제품 중심의 처방 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관건은 가격 이외의 경쟁력을 실제 처방 전환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높은 인지도와 장기간의 처방 경험을 쌓은 데다 대표 임상에서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제시했다. 에페가 연매출 1000억원 목표를 달성하려면 가격에 민감한 신규 수요를 확보하는 동시에 기존 GLP-1 치료제 사용자의 선택까지 끌어와야 한다.
1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오는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목표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허가 이후 연내 출시가 목표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 가격 경쟁력 갖췄지만…출시 이후 기존 제품 인하 변수
에페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주 1회 투여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다. 약물이 체내에서 오래 작용하도록 한 한미약품의 지속형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에페가 진입할 시장은 이미 선발주자 중심으로 2강 구도가 형성돼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4년 2426억원에서 지난해 8195억원으로 1년 만에 3배 이상 확대됐다. 이 중 위고비와 마운자로 판매액은 각각 4833억원, 2209억원으로 두 제품이 전체 시장의 약 86%를 차지했다.
후발주자인 에페가 내세운 무기는 가격이다. 한미약품은 최종 공급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4주 투약 기준 10만원대 가격이 거론된다. 현재 위고비의 시작용량인 0.25㎎의 4주분 공급가는 21만6000원, 마운자로의 시작용량인 2.5㎎은 27만8000원 수준이다.
한미약품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배경에는 자체 생산체제가 있다. 회사는 경기도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에페를 직접 생산한다. 외부 생산 의존도를 낮춰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가격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가격만으로 선발주자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 비만치료제인 위고비는 마운자로의 국내 출시를 앞둔 지난해 용량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면서 시작용량 공급가를 기존 37만2000원에서 21만6000원으로 약 42% 낮췄다. 경쟁 제품 등장에 맞춰 선발주자가 가격을 조정한 전례가 있는 만큼 에페 출시 이후 추가 가격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만치료제의 핵심 경쟁력은 체중 감량 효과다. 한미약품이 공개한 에페 임상 3상 40주차 중간 결과에서 평균 체중 감소율은 9.75%였다.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는 79.42%, 10% 이상은 49.46%, 15% 이상은 19.86%였다.
선발 제품들은 글로벌 임상에서 더 높은 체중 감소율을 제시했다. 위고비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1961명을 대상으로 한 STEP 1 임상에서 68주 투여 후 평균 체중이 14.9% 감소했다. 체중이 5% 이상 줄어든 환자는 86.4%, 10% 이상은 69.1%, 15% 이상은 50.5%였다.
마운자로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2539명을 대상으로 한 'SURMOUNT-1' 임상에서 72주 후 평균 체중 감소율이 5mg 투여군 15.0%, 10mg 19.5%, 15mg 20.9%로 나타났다. 15mg 투여군에서는 70.6%가 체중을 15% 이상 줄였고, 56.7%는 20% 이상 감량했다.
다만 에페와 위고비, 마운자로의 임상은 투약 기간과 대상 환자, 용량과 시험 설계 등이 달라 체중 감소율을 단순 비교해 우열을 판단하기에 한계가 있다. 현재 공개된 에페의 임상 수치는 40주차 3상 중간 결과다.
한미약품 비만 신약 '에페' 로고 [사진=한미약품]
◆ 국내 환자 448명 임상으로 차별화, 브랜드·시장 경험은 숙제
이에 한미약품이 강조하는 에페의 차별점은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직접 확보한 임상 데이터다. 에페 임상 3상은 국내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위고비 역시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 환자 대상 임상을 진행했지만 에페는 3상 전체를 국내 비만 환자로 구성했다.
한미약품은 국내 환자로 구성된 임상을 통해 한국 진료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다. 다만 국내 환자 대상 임상이라는 사실 자체가 기존 치료제보다 높은 효능이나 안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임상에서 체질량지수(BMI) 30㎏/㎡ 미만 여성 환자의 평균 체중은 12.20%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이를 토대로 고도비만 환자뿐 아니라, 비만도가 낮거나 장기적인 체중 관리가 필요한 환자까지 처방 수요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은 에페가 GLP-1 비만치료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구역과 구토 등 위장관계 이상반응이 기존 제품 대비 낮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구역과 구토는 비만치료제의 투약을 중단하게 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경험에 있어서는 선발주자의 우위가 뚜렷하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각각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라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의 제품으로, 해외에서 이미 대규모 판매와 처방 경험을 축적했다. 환자들의 실제 사용 경험과 장기 데이터가 쌓였다는 점도 후발주자인 에페가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부분이다.
반면 한미약품은 국내 병·의원을 대상으로 구축한 영업망과 자체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기존 영업망을 치료제 처방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할 변수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약품은 에페를 연 매출 1000억원 이상 품목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등 회사가 내세운 강점을 처방 확대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페는 가격과 국내 환자 대상 임상 데이터에서 차별화 요소가 있지만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높은 인지도와 처방 경험을 확보한 제품"이라며 "후발주자인 만큼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의사와 환자의 선택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느냐가 시장 안착의 관건"이라고 봤다.
sykim@newspim.com
2026-09-1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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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일정 최소화 '18일 회견' 준비 몰두
[서울=뉴스핌] 김미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17일 공식 일정을 최소화하고 회견 준비에 몰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부터 3일간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을 하고 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주재하며 외교 일정으로 숨가쁘게 지냈다.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 일정을 18일로 정한 것도 외교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하루 정도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통상 목요일에 열던 수석보좌관회의도 없이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을 접견하는 일정만 소화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녁 기자회견에서 주택공급을 위해 재건축·재개발도 속도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청와대 "국민이 궁금한 국정 현안, 진솔하게 소통할 것"
이 대통령은 비롤 사무총장 접견 외 나머지 시간은 회견 준비에 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참모들에게서 분야별 핵심 쟁점과 추진 방향을 보고받고 예상 질문을 추려 답변을 거듭 다듬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견은 18일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다. 모두발언과 질의응답, 마무리 발언을 합쳐 90분가량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기자회견에는 내·외신 기자 150여 명이 참석한다.
질의응답은 정치·외교와 정책·경제 두 분야로 나눠 주제 제한 없이 진행하고 실시간 국민 댓글도 소개한다.
청와대는 회견 제목을 수식어 없이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으로 정했다. 회견장 배경막에는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라는 문구를 건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확고한 개혁 의지와 민생 최우선 국정 기조, 더 단단한 국민 통합의 메시지를 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이 궁금해하고 듣고 싶어 하는 국정 현안을 진솔하고 충실하게 소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건주 기자 = 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이재명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대체불가 대한민국'이 생중계되고 있다. 2026.06.08 kunjoo@newspim.com
◆연임·공소취소·파병 정치 현안에 부동산·증시 민생 현안 산적
회견의 관심은 산적한 현안에 이 대통령이 과연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인지다.
특히 공소 취소와 연임 헌법 개정(개헌) 논란은 피할 수 없는 질문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9월 중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을 줄지가 핵심 쟁점이다.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를 앞장서 주장했던 김승원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고 민주당 주도로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됨에 따라 야권의 공세는 더 거세졌다.
인사 검증 문제에 대한 언론의 질의도 예상된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사퇴했고 김승원 후보자는 '식약처 청탁 의혹'에 휩싸였다.
미국 요청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와 대미 투자 협상 관련 질문도 이 대통령에게는 고난도 문제다.
민생 현안으로는 부동산이 첫손에 꼽힌다. 정부는 취임 후 8·13 대책을 포함해 6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 가격이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83주 연속 올랐다.
문재인 정부 시절 세운 최장 기록(85주)에 바짝 다가섰다. 강남 3구 집값은 약세로 돌아섰지만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값이 오르고 전세 매물 품귀와 월세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정책 효과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6.08 [사진=청와대]
◆이 대통령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이번엔 어떤 답 낼까
이 대통령이 앞서 일부 현안에 짧게 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대체로 원론적 언급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
연임 개헌 논란을 두고는 프랑스 국빈방문 중이던 지난 9일(현지시간) 파리 동포 오찬간담회에서 "(대통령)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했다.
취임 초 해외 순방을 자주 다니는 이유를 설명하는 차원의 언급이었지만 연임 논란을 의식한 우회적 입장 표명이라는 해석이다.
공소 취소와 관련해서는 지난 6월 8일 진행한 취임 1주년 회견에서 "(조작기소 여부의) 진상 규명은 해야 한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당시 공소 취소 특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결론적으로 법과 상식대로 하면 된다"며 "최소한의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뭔가 문제는 있어 보인다. 주관적 판단은 있지만 객관적으로도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이 꽤 많다"며 "잘못된 게 있으면 바로 잡고 없으면 그냥 놔두면 된다. 잘못됐으면 취소하고 잘못된 게 아니면 놔두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공소가 잘못됐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설명이었다.
◆여권에서도 "공소취소·연임 명확한 입장 내야" 목소리 강해
야권뿐 아니라 여권에서도 이 대통령이 민감한 현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자회견이 의미가 있으려면 그동안의 오만과 무능부터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부동산과 이란 파병 문제 등 모든 정책에서 국정 기조 대전환을 선언하고 국민이 납득할 분명한 답을 내놓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기자회견은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정 현안을 두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공소 취소는 정무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이니 대통령이 언급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이 연임 개헌이나 공소 취소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면 향후 국정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6.08 [사진=청와대]
◆9주 연속 지지율 하락…추석 전 기자회견, 반등 할까
이번 기자회견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열리는 만큼 지지율 반등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4일 공개한 9월 2주차 주간동향(에너지경제신문 의뢰, 7~11일, 무선 자동응답 방식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을 살펴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9주 연속 하락해 취임 후 최저치인 33.8%였다. 부정평가는 63.3%로 처음 60%대에 올라섰다.
리얼미터는 외교 행보에도 개각 인선 논란과 호르무즈 파병 검토, 부동산 정책 불확실성이 겹친 데다 진보층과 20대 이탈이 더해진 것을 하락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한국갤럽이 17일 발표한 '2026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시사IN 의뢰, 6~8일,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무작위 전화걸기 전화면접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이 정치인 중 2위로 내려앉았다. 이 대통령은 2021년 이후 해당 조사에서 줄곧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 1위였다. 올해 조사에서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게 1위를 내줬다.
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는 '신뢰한다' 35.9%, '불신한다' 50.4%였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51.2%, 불신한다는 응답이 34.1%였다. 신뢰와 불신의 국민 평가가 1년 만에 뒤집어졌다.
the13ook@newspim.com
2026-09-17 14: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