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코스피는 15일 외국인 매도로 7.52% 급락했다
- 미국 물가 상승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 AI 수익성과 반도체 이익 지속성 의구심이 낙폭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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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반등 위해선 실적 전망과 매수세 회복 필요"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올 상반기 두 배 넘게 오른 코스피가 7월 급락에 이어 10월에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과 반도체 이익의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가운데 국내에서는 반도체 비중이 높은 지수 구조와 외국인 매도가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날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키우며 추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51.87포인트(7.52%) 내린 5556.94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5450.81까지 밀렸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47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2418억원, 2조124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날 종가는 9월 말(6838.04)보다 18.73% 낮다. 지난해 말 4214.17에서 올해 6월 말 8476.48로 101.14% 올랐던 상반기와 대조적이다. 코스피는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외국인도 지난 2일부터 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AI 투자 수익성과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불안이 누적된 가운데 전날 국내 증시 마감 뒤 발표된 미국 물가지표는 금리 부담을 더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9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올라 8월(3.4%)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같은 기간 2.4%에서 2.6%로 높아졌다. 물가 상승 압력이 에너지 외 부문에서도 나타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가능성과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올해 코스피는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있다. 7월 한 달간 22.19% 떨어진 뒤 반등해 이달 2일에는 7003.74로 700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이후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이날까지 20.66% 밀렸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서는 실적 개선보다 외국인 매도를 흡수할 신규 매수세의 부족이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며 "좋은 실적은 하락의 하단을 만들 수 있지만, 새로운 매수 주체가 없으면 상승추세를 만들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 고금리 장기화에 AI 투자 재원·수익성도 시험대
이익의 지속성을 둘러싼 의구심은 글로벌 AI 투자 재원에 대한 우려와도 맞물려 있다. 고금리는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의 현재가치를 낮추는 동시에 데이터센터 건설과 반도체 확보에 필요한 차입 비용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사의 자금 부담이 실제 투자 지연이나 축소로 이어질 경우 국내 반도체 기업의 수요와 이익 전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은 금리 인상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9월 휘발유 가격은 전월보다 9.1% 올라 전체 CPI 월간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운송서비스와 항공요금도 각각 0.6%, 1.2% 상승했다.
현대차증권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항공·운송을 중심으로 서비스 물가에 번지는 가운데 숙박·의료·교육 등에서도 물가 압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번 서프라이즈를 에너지발 노이즈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다"라며 "다만 임금과 물가가 서로 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장기 기대인플레이션도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iM증권도 에너지 외 부문으로 물가 압력이 번지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국면이 언제 끝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물가 재상승이 일시적인 충격에 그칠지, 추가 긴축으로 이어질지가 금융시장의 부담이라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은 시장의 평가 기준이 설비투자(CAPEX) 확대 규모에서 투자 수익성과 자금 조달 안정성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3분기 빅테크 실적 시즌을 "AI 투자가 실제 이익과 현금흐름을 지난 분기보다 얼마나 더 창출할 수 있는지를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라고 평가했다.
◆ AI 수요는 성장…중국 추격도 실제 공급 능력 따져야
다만 투자 재원에 대한 우려를 AI 수요 둔화로 곧바로 연결하기는 어렵다. 로이터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앤트로픽 투자자 행사 참석자들을 인용해 회사의 올해 3분기 매출이 168억달러로 전 분기(116억달러)보다 약 45% 늘었다고 보도했다. 앤트로픽은 같은 기간 조정 기준으로 흑자를 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매출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AI 수요가 이미 꺾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NH투자증권도 AI 사용량과 메모리 수요, 기업 부채 구조 등을 근거로 투자 사이클이 아직 중반에 있다고 평가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관련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최근 3년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부채비율은 과거 인터넷 투자 사이클 중후반과 달리 하락했다"고 전했다.
하나증권은 영업현금흐름이 늘고 설비투자 증가 속도가 둔화된다는 전망을 전제로 대형 기술기업이 높은 금리 부담을 감당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금리가 6~7%까지 오르는 상황을 가정한 스트레스를 진행, 현재 가정에서는 금리 상승만으로 투자여력이 급격히 무너지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금흐름 개선이 예상보다 늦어지거나 실제 차입 규모가 가정보다 커지면 부담도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추격 역시 기술 개발 진전과 실제 이익에 미칠 영향을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NH투자증권은 중국 메모리 업체 CXMT의 서버용 D램 기술 개발 소식이 경쟁 심화 우려를 키웠지만, 구체적인 제품 사양과 출시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XMT의 기술 개발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더라도 단기간에 기존 메모리 3사와의 기술 격차를 좁혀 현재의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는 어렵다"며 "이번 이슈를 반도체 펀더멘털 훼손으로 보는 것은 과도한 해석으로, 주가 급락을 CXMT 이슈만으로 해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 낮아진 PER, 저평가 판단 앞서 이익의 지속성 따져야
국내 증시의 낮은 주가순이익배율(PER) 역시 이익 전망과 함께 해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신증권이 지난 8일 국내 증시 종가를 기준으로 비교 분석한 결과,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은 지난해 말 10.8배에서 5.5배로 낮아졌다. 반도체 PER은 4.0배로, 경기민감 업종의 예상 이익이 주가보다 빠르게 늘어난 점도 PER 하락에 영향을 줬다.
권순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에 대한 우려 자체보다 이익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더 큰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현재 시장은 사이클 업종 이익의 절반 이상을 일시적인 것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만큼, 향후 이익 지속성이 확인되는 과정을 밟는다면 금리 수준과 별개로 밸류에이션 회복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KB증권은 이번 코스피 급락에 반도체 기업의 실적 변화보다 이익에 대한 시장의 평가 수준이 낮아진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AI 투자가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이 반도체를 장기 성장이 가능한 업종에서 경기와 제품 가격에 따라 이익이 크게 달라지는 업종으로 다시 평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급 회복도 반등의 지속성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심리 부진과 자금 이탈, 주요 기업의 자사주 매입 마무리로 국내 증시에 수급 공백이 발생한 상황"이라며 "결국 외국인 자금 흐름이 지수 방향성을 결정하는 만큼, 증시 반등을 위해서는 외국인 순매수 유입이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이 코스피 시장에 돌아올 계기로 이달 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를 꼽았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의 이익 지속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양사의 반도체 수급 전망과 CXMT에 대한 판단에 주목한다"고 설명했다. 추가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책도 외국인 투자심리를 높일 수 있다고 봤다. 미국 중간선거와 중동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 완화 여부도 외국인의 위험 선호 회복을 가를 변수로 꼽았다.
dconnec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