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장미화 대표는 15일 천안에서 고등어구이점과 나눔봉사를 이어갔다.
- 북한 농구선수 출신인 장 대표는 역경을 딛고 2021년 식당을 열었다.
- 장 대표는 매달 주민센터에서 정성스러운 반찬을 이웃과 나누고 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체육학교 전문 훈련 원동력 삼아
사업 성공에 반찬 나눔 봉사도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고등어가 노릇하게 익어가는 고소한 향이 식당 안을 가득 채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장미화 '북극해고등어' 천안동남점 대표가 환한 미소로 손님을 맞이한다.
점심시간을 앞둔 식당은 쉴 틈 없이 바쁘지만, 그는 손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먼저 눈을 맞추고 인사를 건넨다. 바쁜 와중에도 손님을 향한 따뜻한 미소는 끊이지 않는다.

천안에서 고등어구이 전문점을 운영하는 장 대표에게 식당은 단순히 음식을 파는 공간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를 쌓아가는 소중한 터전이다.
"친구나 직원이나 고객이나 약속이 중요하죠. 고객에게는 음식과 서비스가 매일매일 약속이잖아요. 그 약속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농구선수의 끈기, 손님과의 약속이 되다
매일 똑같은 맛과 변함없는 서비스를 내어놓는 일. 장 대표는 그것이 식당을 운영하는 가장 근본적인 약속이라고 말한다. 하루하루 정성을 다하는 이유 역시 결국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사실 그의 남다른 끈기와 체력의 뿌리는 과거 북한에서 보낸 선수 시절에 닿아 있다. 운동을 좋아했던 그녀는 체육학교에서 전문적인 훈련을 받으며 농구선수로 활약했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강도 높은 훈련은 고됐지만, 경기에서 골을 넣었을 때의 벅찬 성취감은 여전히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활발한 성격 덕분에 학창 시절부터 리더 역할을 도맡았고, 선수 생활 이후 선전대와 기동대에서도 활동하며 사람들 앞에 서는 경험을 쌓았다.
운동을 통해 다진 체력과 끈기, 그리고 빠른 판단력은 낯선 한국 땅에 정착해 수많은 역경을 견뎌낸 원동력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식당을 현명하게 이끄는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다.

"운동도 순발력과 센스가 있어야 하고 빨라야 하잖아요. 식당을 해보니까 마찬가지예요. 손님이 오시면 정말 빨리 움직여야 하고, 필요한 걸 먼저 알아채는 센스가 필요하더라고요."
◆낯선 땅, 고난을 넘어 마주한 새로운 삶
한국에 오게 된 계기는 그리운 외삼촌을 찾기 위해서였다. 북한을 떠난 그는 중국에서 2년 8개월 동안 농촌 지역에 숨어 지내며 농사일을 하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뎌냈다.
마침내 한국에 입국해 그토록 그리던 외삼촌과 극적으로 재회했다.
"이제는 자유롭게 살 수 있겠구나." 한국에 도착했을 때 가슴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진 첫마디였다.
하지만 "좋은 곳에 왔으니 이제는 자유롭게 살아가야겠다"는 다짐과 달리, 새로운 삶의 정착 과정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식당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공장, 정신병원, 인테리어 현장까지 온갖 거친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치열하게 적응해 나갔다.
그렇게 다양한 삶의 굴곡을 거친 끝에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음식'으로 돌아왔고, 지난 2021년 지금의 식당 문을 열었다.
처음부터 탄탄대로였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매일 성실하게 식당을 지키며 손님과의 약속을 묵묵히 지켜온 결과, 발길을 멈추는 단골들이 하나둘 늘어났다.
개업 첫날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며 인연을 이어오는 손님들도 부지기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의 말을 묻자 장 대표는 잠시 미소를 지었다. "'이 식당이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 한마디가 제가 지금까지 같은 자리를 묵묵히 지켜올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 되었죠."
이제 오랜 단골들은 단순한 손님과 사장의 관계를 넘어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이웃이자 동반자가 되었다. 인연이 깊어질수록 하루하루 쌓아온 신뢰의 무게를 깊이 실감한다는 설명이다.
◆정성은 식탁을 넘어 이웃의 따뜻한 한 끼로
식당 안에서 피어난 정성은 자연스럽고 따뜻하게 이웃을 향한 봉사로 이어졌다. 우연히 주민센터를 통해 반찬 나눔 봉사가 진행된다는 소식을 접한 것이 계기였다.
특히 어르신들이 "오늘은 어떤 반찬이 나올까" 하는 기대를 안고 새벽 5시부터 기다린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때, 그의 마음이 크게 움직였다.

'내가 힘을 조금 보태면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더 맛있는 음식을 드실 수 있지 않을까.'
그 생각 하나로 주민센터를 찾았고, 그 발걸음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장 대표는 매달 마지막 화요일마다 반찬 나눔 봉사에 동참하고 있다.
식당 직원들도 뜻을 모아 함께 반찬을 준비하며 힘을 보탠다. 봉사를 받은 어르신들이 "식당에서 먹던 반찬이랑 똑같네요"라며 활짝 웃을 때, 그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커다란 보람을 느낀다.
눈길을끄는 대목은 그가 봉사를 위해 음식을 따로 만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식당을 찾는 일반 손님들에게 내어놓는 것과 똑같은 정성 가득한 반찬으로 이웃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전한다.
그의 봉사에는 또 다른 진심 어린 바람도 담겨 있다. 북향민을 향한 세상의 편견이 조금씩 지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북한 사람들은 봉사를 안 할 거라고 선입견을 갖는 분들도 가끔 있어요. 그런 인식이 조금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북한 출신이라는 수식어보다, 평범한 이웃이자 따뜻한 동포로 바라봐 주는 성숙한 사회를 꿈꾸는 진심 어린 소망이다.
◆잘 싸워온 시간, 그리고 계속될 내일
지금까지 치열하게 살아온 자신에게 한마디를 해준다면 장 대표는 무엇이라고 말할까. 그의 답은 "너무 힘들었지만, 잘 싸워왔다"는 한마디였다.
그 안에는 북한을 떠나 낯선 땅에 뿌리를 내리고, 수많은 거친 일을 거쳐 내 식당을 일구기까지의 눈물 겨운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노릇하게 구워낸 생선 한 점에도, 이웃에게 건네는 반찬 한 통에도 장 대표는 늘 한결같은 진심을 담는다. 과거 자신이 받았던 도움과 온기를 다시 누군가에게 기꺼이 되돌려주고 싶다는 그녀의 바람은, 오늘도 식당 안과 밖을 따뜻하게 이어주고 있다.
손님과의 약속을 묵묵히 지키고 나눔을 삶으로 실천해 온 장미화 대표의 눈부신 하루는 오늘도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다.
<뉴스핌-남북하나재단 공동기획>
yj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