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16일부터 19일까지 파리 K-박람회와 한불 문화외교 행사를 열며 K팝 스타 외교를 본격화했다.
- BTS 등 한류 스타 공연은 외국인 체류일과 지출, 카드 사용액을 크게 늘리며 관광·소비 진작 효과를 입증했다.
- 정부와 4대 기획사는 '페노미논' 글로벌 K팝 페스티벌로 지방 공연 분산과 3천만 외래객 목표 달성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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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용석 선임기자 = 방탄소년단(BTS)의 부산 공연이 열렸을 당시, 지난해 동기간 외국인 객실 예약 비율이 0.2%에 불과했던 해운대 호텔의 외국인 예약 비율이 42%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중문화 스타들은 이제 무대 위를 넘어 국가 외교의 장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해 4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 오찬이 대표적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배우 전지현, 스트레이키즈 멤버 필릭스와 함께 찍은 셀카를 자신의 SNS에 올렸고, 이는 순식간에 전 세계적 화제를 모았다.
스타를 외교 전면에 내세운 것은 미국과 영국이 먼저 시작했다. 미국 국무부는 냉전이 한창이던 1956년부터 디지 길레스피, 루이 암스트롱, 듀크 엘링턴 같은 거장들을 해외에 파견하는 '재즈 대사'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인종 갈등으로 실추된 미국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비동맹 국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영국 역시 대중문화를 비밀 무기로 활용했다. 1965년 해럴드 윌슨 총리는 전 세계를 뒤흔든 비틀스에게 '수출 기여' 명목으로 MBE 훈장을 수여하며 이들을 국가의 문화 자산으로 공인했다.
일본은 200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2007년 아소 다로 외무상의 주도로 국제만화상이 제정됐고, 이듬해에는 만화 캐릭터 도라에몽을 일본 최초의 '애니메이션 대사'로 임명했다.
한국 정부가 대중문화를 국가적 소프트파워로 인식하고 정책 틀을 짜기 시작한 배경에는 단연 한류가 있다.
2002년 KBS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유례없는 신드롬을 일으키며 '한류 1세대' 배우 배용준은 '욘사마'로 등극했다. 해외 팬들이 오직 그를 보기 위해 대거 입국하면서 남이섬과 춘천 일대는 글로벌 관광지로 탈바꿈했고, 한일 양국에서 창출된 경제적 효과만 최대 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어 참여정부 시절 '대장금'의 아시아권 흥행을 거치며 문화 콘텐츠 강국의 발판이 마련됐고, 2008년 이명박 정부는 출범과 함께 '소프트파워가 강한 창조문화국가'를 국정 비전으로 내걸었다.
이후 한국의 스타 외교는 체계적으로 진화했다. 2021년 9월, BTS는 '미래 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 자격으로 제76차 유엔 총회에 참석했다. 외교관 여권을 소지한 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한국문화원 등 공식 일정을 소화했고, 대중가수로는 최초로 유엔 연단에 서서 전 세계 미래 세대를 향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제 이재명 정부는 실용주의 외교 기조 아래 K팝과 한류 콘텐츠를 글로벌 무대의 핵심 소프트파워 자산으로 연계하고 있다. 2025년 경주 APEC 정상회의를 비롯한 다자외교 현장에서 지드래곤, BTS RM, 차은우, 아이브 장원영 등 세계적 영향력을 지닌 아티스트들을 전면에 내세워 전략적 문화 외교를 펼치고 있다.
이달 16일부터 19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2026 프랑스 케이-박람회(K-EXPO FRANCE 2026)'에도 K팝 스타들이 한몫을 한다. 한불 수교 140주년 기념행사로, 17일에는 태민, 몬스타엑스, 하츠투하츠, NCT위시, 스텔라장, 82메이저가 총출동하는 대규모 K팝 콘서트가 열린다. 오는 9월에는 양국이 공동 개최하는 영화·영상 정상 회담 '뤼미에르 서밋'도 예정돼 있어, 문화 외교 기조는 한층 공고해질 전망이다.
이뿐만 아니다. 이제 한국에 오는 길에 공연을 보던 시대는 지났다. K팝 스타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에 온다.
올해 3월 광화문 BTS 공연을 찾은 외국인들은 평균 8.7일을 머물며 1인당 353만 원을 썼다. 1분기 일반 외래 관광객의 평균 체류일 6.1일, 지출액 245만 원과 비교하면 확연히 다르다. 공연을 목적으로 온 사람이 더 오래 머물고, 더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4월 고양 공연 때는 공연장 인근 상권의 외국인 카드 이용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807% 증가(약 9배), 카드 이용 금액은 231% 증가(약 3.3배) 뛰었다. 같은 달 글로벌 한류 소비액은 1조 3287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4.6% 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25년 방한 외래객은 1870만 명으로 역대 최다였고, 2026년 전망치는 2200만 명이다. 정부가 내건 외래 관광객 3천만 명 시대도 더 이상 먼 목표가 아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는 시도가 준비되고 있다. 일명 '페노미논'이다.
하이브·SM·YG·JYP 4대 기획사가 글로벌 K팝 페스티벌을 위한 합작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공동위원장 최휘영·박진영)에서 2027년 12월 한국에서 첫 페스티벌을 열고, 2028년부터 전 세계 주요 도시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인구 9만 명의 캘리포니아 사막 도시 인디오를 매년 50만 명이 찾는 성지로 만든 코첼라처럼, 매년 같은 시기 같은 도시에서 열리는 글로벌 음악 축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공연 티켓 판매액의 80% 가까이가 수도권에 몰려 있고, 지방에는 볼 공연이 거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BTS 의 부산 공연 한 번이 6월 한달 기준 외국인 이용 객실을 10배 넘게 늘렸다. 페노미논이 지방 도시에서 해마다 열린다면 그 효과는 상당히 커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K컬처 산업 목표를 400조로 올려 잡고 관광을 그 안에 품은 정부로서는, 방한 숫자가 그 기대에 부응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최휘영 장관은 "1년 차가 방향을 잡는 시간이었다면 2년 차는 실행"이라고 했다. 스타가 민간 외교 자산이 되고, 지방 분산이 과제로 올라선 지금, 페노미논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finevie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