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정치 아닌 민생"…이념 대립 끊고 '교실 중심' 전환 선언
교육청 직속 '민원 전담기구' 일원화…"교사는 수업에만 전념"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6·3 지방선거 서울시교육감 출마를 공식화한 류수노 전 한국방송통신대 총장이 "교육은 정치가 아니라 민생"이라며 서울교육을 정치·이념 대립에서 떼어내 교실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정책의 양에 비해 교실 변화가 제한적이고, 교육 현안이 진영 논쟁으로 소모되며 갈등만 키웠다는 문제의식에서다. 구체적인 해법으로는 교육을 정치로부터 분리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고 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청 직속 전담기구로 민원 창구를 일원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류 전 총장의 구상 출발점은 방송대 학사부터 총장까지 지낸 경력이다. 그는 교육 기회 불평등을 체감한 성장 경험 속에서 9급 공무원 시절 방송대가 '기회의 사다리'였고, 이후 해외 연구 경험을 거치며 교육의 공공성과 책임을 확신하게 됐다고 전했다. 방송대 학사 출신 총장이라는 이력은 평생·개방교육이 개인의 삶을 바꾸고 사회적 이동성을 회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설명이다.

류 전 총장은 지난 12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제 삶을 바탕으로 서울교육도 한 번의 실패로 끝나지 않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교육으로 바꾸고, 학생에게 희망과 기회를 주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류 전 총장과의 일문일답.
-방송대 학사를 거쳐 총장을 역임한 이력이 이례적이다. 방송대 진학과 총장 취임의 의미는 무엇인가.
▲ 저는 성장 과정에서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겪었다. 방송대는 9급 공무원으로 일하던 제게 '기회의 사다리'였다. 일과 배움을 병행하며 삶의 자리에서도 공부를 이어갈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후 연구직 공무원으로 나고야대, 뉴저지주립대에서 연구하며 교육의 공공성과 책임을 더 깊이 체감했다. 방송대 학사 출신 총장 경험은 평생·개방교육이 개인의 삶과 사회적 이동성을 바꿀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지금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는 아이들에게는 생소한 이력이다.
▲ 지금 서울교육은 학생에게 희망과 사다리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다. 한 번의 실패로 끝나지 않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교육을 만들겠다. 교육은 정치가 아니라 민생이며, 행정이 아니라 교실에서 완성된다. 학교가 버티는 곳이 아니라 성장하는 곳이 되게 하겠다.
-서울시교육감 출마를 결심한 배경인가.
▲ 교육 현장에서 갈등과 비전 혼선, 정치·이념 대립이 본질을 잠식하는 모습을 봤다. 학생은 방향을 잃고, 교사는 전념하기 어렵고, 학부모는 공교육을 신뢰하지 못한다.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
-현 정근식 교육감 체제의 서울교육을 어떻게 평가하나.
▲ 정책은 많지만 교실 변화는 제한적이다. 교사와 학생이 주체가 아니라 대상이 됐다는 점이 문제다. 학생 인권, 교원의 정치적 기본권 같은 의제도 균형 있게 다루기보다 진영 논쟁으로 소비돼 갈등만 키웠다. 학습의 회복으로 연결되지 않는 혁신은 가짜 혁신이다.
-교육감으로서 가장 우선 추진할 공약은.
▲ 우선 교육을 정치로부터 분리하겠다. 다음으로는 교사가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도록 교육청 직속 전담기구로 민원 창구를 일원화하겠다. 민원과 갈등을 학교에 떠넘겨서는 교실이 안정될 수 없다.
-고등교육 경력이 많은 만큼 초·중등교육 역량에 대한 우려도 있다.
▲ 고등교육의 성패는 초·중등에서 형성된 기본기와 태도에 달려 있다. 핵심은 '실패를 연습으로 받아들이는 교육'이다. 아이들이 실패를 끝으로 여기지 않도록 회복탄력성을 길러야 한다. 저도 실패가 축적돼 성장으로 이어진 경험이 있다.

-현 교육 예산 편성과 활용 구조에 대한 평가는.
▲ 문제는 규모가 아니라 흐름이다. 예산이 행정·정책 중심으로 집행되며 교실·교사에 직접 닿는 투자가 부족하다. 예산의 흐름을 행정에서 교실로, 정책에서 학생으로 돌려야 한다.
-교육화폐 도입이 대책이 될 수 있나.
▲ 교육화폐는 현금성 지원이 아니라 예산 구조 개편 도구다. 효과가 낮은 항목을 통합·정리해 기초학력 보장, 학습 보충, 진로 탐색 등 교육 목적에만 쓰도록 설계하겠다. 교육과 거리가 먼 소비성 사업은 정리해야 한다.
-자율형 공립고 확대, 특목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대한 입장은.
▲ AI 시대 교육은 수월성·다양성·보편성이 함께 필요하다. 특목고·자사고·자공고는 공교육 안에서 다양한 수요를 담기 위한 제도다. 일괄 전환은 공교육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다만 학교가 원하면 상호 전환의 길은 열어둘 필요가 있다.
-교사의 정치기본권 확대 논의에 대한 입장은.
▲ 교원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은 중요한 과제다. 다만 권리 확대가 교실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학생 영향에 대한 제한 규정과 현장 절제 장치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 확대와 안정은 동시에 가야 한다.
-서울 시민들에게 이것만은 약속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면.
▲ 서울교육은 복잡한 장벽 앞에 서 있지만, 방향을 바로 세우면 풀 수 있다. 저는 제 삶의 경험으로 '희망을 주는 교육, 기회를 여는 교육'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교육감으로서 행정이 아니라 교실이 중심이 되는 서울교육으로 바꾸겠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