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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산 서구, 정주여건 낙후지역 꼬리표…전환의 기로 재개발 속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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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보안공사 부사장 홍춘호

부산 원도심의 한 축을 차지하는 서구가 지금도 여전히 '정주여건 낙후 지역'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초고령화로 인구는 꾸준히 빠져나가고, 집은 낡았으며, 기반시설은 변변히 개선되지 못했다. 더는 원도심이란 이름만으로 버티긴 어렵다. 이제는 재개발의 속도가 곧 서구의 생존 전략이다.

홍춘호 부산항보안공사 부사장

서구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재개발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구역은 부민2구역, 부민3구역, 서대4구역 등 3곳이다. 여기에 암남동 지역, 송도센텀 지역주택조합 2곳이 추진 중이며, 향후 추진 단계에 있는 곳만 7곳에 이른다. 수치만 놓고 보면 서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재건축·재개발 실험장'이자 '전환의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문제는 속도다. 행정 절차는 늘 더디고, 주민 간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는다. 하지만 더 미루는 순간, 서구의 주거 경쟁력은 크게 떨어진다. 남구, 해운대, 수영 등 이미 생활 인프라와 주거환경을 고도화한 지역과의 격차는 더 벌어질 뿐이다.

서구는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 가장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청년층은 일자리와 교육·문화시설을 따라 외부로 떠나고, 남은 주민 상당수는 고령층이다. 이들이 거주하는 다수의 주택은 30~40년이 넘은 노후 건물이다.

안전 등급이 낮아 재난에 취약하고, 생활 인프라도 턱없이 부족하다. '원도심 공동화'의 악순환을 막는 유일한 해법이 재개발임은 자명하다.

암남동과 송도센텀 지역주택조합 설립으로 주민 주도의 자구책이 시도되고 있지만, 자금과 행정 절차, 사업성 문제로 늘 불확실성이 따른다. 이럴수록 구청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명확한 로드맵 제시와 갈등 조정, 금융·제도 지원 연결이 병행돼야 한다.

재개발은 단순히 떼어내고 다시 짓는 과정이 아니다. 문화와 교육, 의료와 생활 편의가 어우러져 주민이 오래 머무르고 싶은 '정주도시'를 만드는 과정이다. 인구 유출을 잡고, 청년과 신혼부부가 돌아올 기반을 일구는 길이기도 하다. 이는 곧 서구의 미래 생존을 결정짓는 과제다.

서구 재개발은 이미 시간이 부족하다. 구청이 흔들림 없는 추진 의지로 속도를 높이지 않는다면, '낙후된 구도심'이라는 오명은 세대가 바뀌어도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재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연이다. 서구가 젊음을 회복하고, 원도심의 체면을 세울 유일한 길은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는 것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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