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까지 부상과 부진이 겹쳐 1군 엔트리에서 제외
지난 6일을 기점으로 달라진 모습과 함께 맹활약
[서울=뉴스핌] 남정훈 인턴기자 = 한화가 5연승을 달리며 단독 1위를 질주하는 가운데, 시즌 초반 부진했던 안치홍이 드디어 타격감을 회복하며 팀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 맞춰지고 있다. 최근 안경을 착용한 뒤 확연한 변화를 보이며 타선의 흐름을 끌어올리고 있다.
안치홍은 2023시즌이 끝난 후 한화와 4+2년 총액 72억원에 FA(자유계약신분)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한화는 안치홍의 강점으로 꾸준함을 꼽았다. 실제로 안치홍은 주전으로 활약한 14시즌 동안 단 2번의 시즌을 제외하곤 모두 0.280 이상의 타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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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 안치홍이 지난 17일 사직 롯데와의 경기에서 3회 3점 홈런을 기록했다. [사진 = 한화] 2025.06.17 wcn05002@newspim.com |
한화는 안치홍의 내야 유틸성도 좋게 평가했다. 안치홍은 2루수로 커리어를 시작했으며, 1루수도 소화가 가능하다. 영입 당시 한화는 "안치홍의 영입으로 타선의 강화는 물론 수비에서도 2루수와 1루수를 소화할 수 있는 우수 자원을 확보하게 됐다"라고 자평했다.
실제로 안치홍은 지난 시즌 2루수, 1루수, 지명타자 포지션을 모두 소화했다. 주로 1루수를 소화했지만, 팀이 필요로 했을 때 2루수로도 선발 출전했었다. 타격에서도 한화가 기대한 만큼의 화력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12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0(425타수 124안타) 13홈런 6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7을 기록했다. 이는 한화에서 2018년 김태균 이후 5년 만에 배출된 3할 타자로, 당시 침체된 타선 속 유일한 희망이었다.
지난 시즌의 활약과 함께 이번 시즌 한화는 안치홍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올 시즌 시작과 함께 안치홍은 급격히 부진했다. 개막 이후 10경기에서 단 2안타에 그치며 타율 0.067에 머물렀고, 복통 증세까지 겹치며 4월 7일 1군에서 말소됐다. 한화의 김경문 감독은 안치홍에게 부상 회복 겸 조정 기간을 주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길 기대했다.
4월 18일부터 퓨처스리그(2군)에 출전한 그는 3경기에서 5안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이 살아나 4월 22일 다시 1군에 콜업됐다. 하지만 복귀 후 1군에서의 그의 성적은 처참했고, 5월까지 20경기서 홈런 없이 타율 0.094에 그쳤다. 결국 그는 다시 1군에서 제외됐고, 부상 회복 끝에 5월 28일 잠실 LG전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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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 안치홍이 지난 17일 사직 롯데와의 경기에서 3회 3점 홈런을 기록한 뒤 더그아웃에서 채은성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 한화] 2025.06.17 wcn05002@newspim.com |
팀은 포기하지 않았다. 탄탄한 마운드 덕분에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한화는 안치홍의 반등을 기다리며 인내심을 발휘했고, 마침내 안치홍은 지난 6일 광주 KIA전부터 살아나기 시작했다. 대타 안타를 시작으로 8일 KIA전에는 3안타로 타격감을 점점 끌어올렸다.
1위 결정전이라 불리는 지난 14~15일 대전 LG전에선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때려냈다. 한화가 33일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었던 시발점이었다. 안치홍은 6일부터 14일까지 타율 0.412(17타수 7안타) 2개의 2루타 1타점 OPS 0.941로 맹활약했다.
화룡점정은 17일 사직 롯데전에서 터진 결승 3점 홈런이었다. 이는 지난해 9월 22일 이후 첫 홈런으로, 안치홍에게는 오랜 침묵을 깨는 값진 한 방이었다. 동료들은 안치홍의 홈런에 진심으로 환호했고, 더그아웃은 오랜만에 축제 분위기로 물들었다.
안치홍의 부활은 안치홍 개인과 한화에게 큰 선물이었다. 한화는 안치홍의 부활 시기에 맞춰 팀 타율 0.310으로 kt(0.328)에 이어 2위를 기록했고, 5연승과 함께 6월 8승 1무 4패 승률 0.667로 월간 성적 1위를 질주했다.
경기 후 한화의 김경문 감독은 "3회 안치홍의 홈런은 경기 흐름을 완전히 가져온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그의 부활은 팀 전체가 원하던 바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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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 안치홍이 지난 17일 사직 롯데와의 경기에서 3회 3점 홈런을 기록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 = 한화] 2025.06.17 wcn05002@newspim.com |
안치홍 본인도 경기 후 "동료들이 항상 응원해 주고, 안타 하나만 나와도 기뻐해 줬다. 그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며 팀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감독님도 내가 다시 좋은 모습 보여주길 기다리셨을 텐데, 이제야 보답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안치홍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안경이다. 원래 안경을 착용하지 않았던 안치홍이 17일 사직 롯데전부터 착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원래 시력이 안 좋은 데다 난시, 원시도 좀 있었다. 시력이 더 나빠지면 공보는 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 같아 안경을 착용했다.
안치홍은 "원래 눈이 좋지 않았는데, 최근 시력이 더 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검진 결과도 좋지 않아 결국 결단을 내렸다"라며 안경 착용 배경을 설명했다.
안치홍이 살아나면서 한화의 타선은 더욱 짜임새 있어졌다. 안치홍은 늘 그랬듯 부진해도 3할은 쳐주는 타자로 유명하다. 현재 0.163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안치홍이 후반기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