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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페제시키안 대통령 당선은 이란 최고 지도자의 각본에 따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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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 체제 타격 우려해 페제시키안 밀어
강경파 후보 2명 출마는 보수층 표 분산 전략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최근 이란 대선에서 중도개혁파 마수드 페제시키안이 당선된 것은 야아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의 각본에 따른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선거 전 이란인들이 침체된 경제와 자유 억압에 불만을 갖고 대거 투표를 거부, 투표율이 13%에 그칠 것이라는 정보기관 보고를 받은 하메이니 최고 지도자가 지명도는 낮으나 신뢰할 수 있는 중도파 인물 마수드 페제시키안을 지원한 결과라는 것이다.

통신에 따르면 하메이니는 5월 하순 테헤란에 있는 사저에서 최측근인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 보좌관, 고위 관리, 보안 책임자, 혁명수비대 사령관 등이 참석한 회의를 3차례 열어 자신의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헬리콥터 사고로 죽은 이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의 후임을 뽑는 선거에서 투표율이 저조할 경우 신정 체제의 권위와 신뢰에 큰 손상을 줄 것을 우려해 대책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국내 불만과 서방국가 및 이스라엘과의 긴장 고조 속에서 이슬람 공화국 체제 존속을 최우선시하는 그는 이란 내 여러 계층으로부터 골고루 지지를 받을 수 있고 이슬람 신정 체제를 건드리지 않을 인물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두 번째 회의에서 몆 명의 후보 이름이 거론됐다. 하메이니 지도자는 집권 세력을 단결시키고 신정 체재와 국민간 간극을 메꿀 수 있고 차기 최고지도자를 뽑는 승계 과정을 원만하게 처리할 수 있는 인물로 페제시키안을 제안했다.

테헤란의 한 분석가는 "최고 지도자의 페제시키안 낙점은 이슬람 공화국 존속을 보장하는 최선의 계획이었다"라고 말하고 페제시키안이 국내 위기를 극복하고 최고위 지도자 후계자 선정 과정을 원만하게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로 이란의 핵 정책, 외교 정책, 레바논 헤즈볼라나 예맨 후티 반군에 대한 군사적 지원 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온건 성향으로 이란인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국내 안정을 가져오고 하메이니의 승계 과정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란 권력 핵심에 가까운 소식통도 페제시키안의 당선은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 경찰에 단속돼 의문사한 이란 여성의 죽음으로 촉발된 항의 시위와 자유 억압으로 고조된 이란인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사전 계획된 것이라고 말했다.

페제시키안 자신은 막후에서 이뤄진 이란 최고 지도부의 결정을 몰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페제시키안에 가까운 한 소식통은 페제시키안이 최고지도자가 지명한 6명의 성직자와 6명의 법률가로 구성된 헌법수호위원회의 후보 자격 심사 통과마저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메이니 최고지도자의 계획은 겉으로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것으로 보이도록 실행에 옮겨졌다. 핵협상 대표였던 강경 보수파 사이드 잘릴리와 의회의장 모하마드 바게리 갈리바프 역시 헌법수호위원회의로부터 후보 승인을 받았다. 두 명의 강경파 후보 출마는 표를 분산시키려는 전략이었다.

투표율은 이슬람공화국 역사상 가장 낮았다. 선거는 페제시키안 후보와 반서방주의자인 잘릴리 간 결선 투표로 이어졌다. 칼리바프를 지지하거나 기권했던 많은 이란인이 잘릴리의 적대적인 정책을 두려워해 7월 5일 2차 투표에서는 페제시키안 지지로 돌아섰다. 개혁주의자, 중도보수주의와 소수 인종의 지지를 업고 페제시키안은 득표율 54%로 당선됐다.

하메이니 최고 지도자의 계획은 당초 의도한 결과를 얻었다.

페제시키안 당선자가 6일 테헤란 남부에 있는 야아툴라 호메이니 묘소에 모인 지지자들에 V 사인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kongsikpar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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