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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턴즈] 세 번째 대권 도전...다시 보는 그의 인생 역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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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대 대통령직 도전하는 트럼프
부동산 '금수저' 사업가·TV쇼로 대중 눈도장
트럼프 1기, 미중 무역전쟁·북미 정상회담 등 이슈몰이
선거 결과 뒤집기 시도 등 사법 리스크 딛고 집권 2기 여부 주목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을 다시 한번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Once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이른바 '마가'(MAGA)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 슬로건이자 그의 열렬 지지층을 지칭하는 단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올해 11월 세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선다. 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진행한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날 후보 수락 연설을 하면서 공식적으로 공화당 후보로 출마하게 됐다.

18일(현지시간) 밤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하기 위해 오른 무대 위에서 주목을 불끈 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81) 대통령 간 지지율 격차는 조금씩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TV토론 이후 불거진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과 인지력 저하 논란으로 후보 사퇴 요구가 당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유세 집회에서의 총격 사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지지층 결집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분석이 상당하다.

아직 대선까지 한참 남았지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2.0'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미국의 제45대(2017~2021년)에 이어 제47대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인물, 트럼프에 대해 알아보자.

◆ 부동산 '금수저' 사업가, TV쇼 진행자로 대중 눈도장 

1946년 6월 14일생, 올해 나이 78세다. 뉴욕 퀸스에서 부동산 사업자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가 13세 때 학교에서 문제 행동을 일으키자, 그의 부모는 트럼프를 규율이 엄격한 뉴욕 군사학교로 보냈다. 뉴욕 군사학교 졸업 후 포덤 대학교를 2년 재학 후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스쿨로 편입해 경제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맨 왼쪽) 어린 시절 가족 사진. [사진=트럼프 선거 캠프 제공]

1968년, 그의 나이 22세 때 트럼프는 '트럼프 매니지먼트'란 아버지 회사에 입사했다. 그는 아버지가 뉴욕시 곳곳에서 운영하던 주택 사업의 관리를 도왔는데 형 프레드 주니어가 조종사로 진로를 잡자 결국 트럼프가 아버지의 사업을 이어받게 됐다.

여담으로 형 프레드는 43세에 알코올중독으로 사망하는데 형의 죽음 이후 트럼프는 술과 담배를 일절 하지 않는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1971년에 경영권을 획득하면서 사명을 '트럼프 그룹'(Trump Organization)으로 변경하고 자신의 이름을 딴 호텔과 골프장을 설립·인수하기 시작했다. 1978년 트럼프는 아버지로부터 100만 달러 '종잣돈'을 빌려 맨해튼 중심가에 호화로운 고층 빌딩들을 짓기 시작했다. 맨해튼에 버려진 코모도르 호텔을 사들여 이를 그랜드 하얏트 호텔로 재건축했고 1983년 맨해튼에 58층짜리 '트럼프 타워'를 지어 이름을 알렸다. 트럼프는 1997년 9월 대우건설과 손잡고 한국에서도 '트럼프 월드'를 지어 분양하기도 했다.

그의 사업이 항상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다. 그는 호텔과 카지노 개발 사업에도 손을 댔는데 1991년부터 2009년까지 맨해튼 플라자 호텔, 애틀랜틱 시티와 뉴저지 등에 있던 카지노 등 6개 사업 부문에 챕터11 파산 보호 신청을 한 바 있다.

트럼프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에도 투자했다. 1996년부터 2015년까지 미스 유니버스, 미스 USA, 미스 틴 USA 미인대회의 운영권을 쥐었다.

트럼프를 셀러브리티로 만든 TV쇼는 NBC방송의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Apprentice)다. 그는 2004년부터 2015년까지 방송 진행자를 맡았는데 "넌 해고야(You're fired)"란 말이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이후 '나 홀로 집에 2' 등 각종 영화와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자신의 성씨 '트럼프'를 브랜드화했고 관련 라이선스 상품들을 판매하는 등 타고난 사업 수완을 보였다.

18일(현지시간) 밤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맨 왼쪽)이 손자를 안고 있따. 그의 뒤에는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그의 약혼녀, 중앙에는 아내 멜라니아 여사, 오른쪽엔 장녀 이방카 트럼프가 서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트럼프는 결혼을 총 세 번 했다. 첫 번째 부인은 체코 출신 이민자 이바나 마리에 젤니치코바(1977~1992년)로 슬하 2남 1녀를 두었다. 아버지 선거 캠프에 든든한 조력자 역할 중인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장녀 이방카, 차남 에릭 등이다. 이바나와 이혼 후 1993년부터 1999년까지 배우 말라 앤 메이플스와 결혼해 딸 티파니를 낳았다. 2005년 슬로베니아인 모델이자 전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결혼해 막내 아들 배런을 얻었다.

◆ '정치 이단아' 트럼프 집권, 조용할 날 없었다  

트럼프가 대통령 출마에 관심을 보인 것은 1987년부터로 알려졌다. 그는 처음부터 공화당 지지자는 아니었는데 2000년 대선에는 개혁당 경선 후보로 출마하려다 사정상 포기했고 2001년부터 2009년까지 민주당 당원이었다. 그러다 그가 공화당 후보로 대선 출마를 선포한 것은 2015년 6월이다. 트럼프는 정치 이력이 없었고 부자라 별도로 정치자금 모금이 필요 없어 특정인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아 정치 이단아로 통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미국 제조업을 살리고 중국에 제조 거점을 둔 기업들을 자국으로 불러들여 중국이 빼앗은 일자리를 되돌려 놓겠다는 등 거침없는 공약을 쏟아냈다. 무슬림 이민을 금지하고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단 공약도 큰 논란이었다.

주로 쇠락한 북부와 중서부 제조업 지대인 '러스트벨트'의 몰락한 백인 중산층과 노동자들의 표심을 잡은 트럼프는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을 꺾고 당선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대내외 정책에서 미국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천명하면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워 중국과 관세 무역 전쟁을 치렀고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해 각종 환경 규제를 완화했으며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였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우리나라와 일본에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강력히 요구했고 남부 국경 장벽을 세워 불법 이민자를 강제 추방하고 불법 이민 아동과 부모를 격리하는 등 강경 반이민 정책도 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위터의 왕'으로도 군림했는데 연일 트위터를 통해 국내외 정치 관련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하고 트윗 한 줄로 참모를 해고하는 등 SNS를 적극 활용했다. 현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대중과 소통 중이다.

우리나라에도 중요한 그의 업적으로는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한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다.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면해 악수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은 큰 인상을 남겼다. 그다음 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고 그해 6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김 위원장과 또 만났다.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2019.6.30. [사진=로이터 뉴스핌]

김 위원장과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는 장면은 오랫동안 회자할 역사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도 DMZ에 동행했는데 남·북·미 정상이 함께 자리한 것은 정전협정 후 약 66년 만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최대 논란은 단연 선거 불복이다.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현 대통령에게 패하자 대선 결과에 불복했고 연일 트위터에 "투표 조작" "선거를 도둑질 맞았다" "사기 선거"라는 등 각종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 결과 2021년 1·6 의회 난입 폭동 사태가 벌어져 미국과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후인 1월 13일 연방 하원에서 탄핵 소추안이 발의돼 통과됐다. 당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기 만료를 일주일 남겨둔 시점이었으며 미 역사상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역대 세 번째 대통령이 됐다. 탄핵안은 상원에서 부결됐다.

백악관에서 나온 후에도 그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 지난 5월 30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전직 대통령 최초로 '성 추문 입막음 돈' 지급 관련 기소된 34개 혐의 유죄평결을 받았다.

그는 임기 중 취득한 정부 기밀 문건을 퇴임 후 자택에 불법 유출한 혐의로도 기소됐는데 최근 플로리다주 남부지법 연방판사는 사건을 기각했다. 해당 판사가 트럼프 행정부 시절 임명됐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밖에 1·6 의회 난입 폭동 사건과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에 관한 기소 건은 미 연방 대법원이 트럼프 측의 대통령 면책 특권 주장 일부를 수용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 역시 그가 임기 중에 임명한 보수 성향 대법관 3명을 임명한 덕분이란 주장이 나온다. 

조지아주 대선 결과 번복 음모와 관련된 형사재판도 특별 검사의 자격을 문제 삼은 트럼프 측의 주장이 수용돼 대선 이후로 재판 일정이 연기된 상태다.

사법 리스크가 오는 11월 대선 이후로 연기되면서 그의 선거 가도에 장애물은 사라졌다. 현재 여론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지만 선거일까지 아직 3개월여 남아 민주당 대선 후보 교체 등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있어 섣부른 판단은 어렵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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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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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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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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