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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두환 떠났어도 추징금 867억원 남아있다

기사입력 : 2024년01월11일 10:46

최종수정 : 2024년01월11일 10:52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추징금 언제 납부하실 겁니까?", "자네가 좀 납부해주라."

군사 쿠데타로 집권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짓밟고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하는 등 수많은 죄를 저질렀음에도 생전 사과 한 마디 없던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는 결국 죽어서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가 됐다.

최근 교보자산신탁이 한국자산관리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공매대금 배분처분 취소소송이 원고 패소로 확정되면서 전씨의 사실상 마지막 추징금이라 불리는 55억원이 국고 환수 절차를 밟게 됐다.

배정원 사회부 기자

전씨는 지난 1997년 내란·뇌물수수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과 함께 추징금 2205억원을 확정받았다. 전씨가 추징금 납부를 거부하자 검찰은 '전두환 미납추징금 집행팀'을 꾸리고 지난 2013년 전씨 일가의 오산시 임야 5필지 등을 압류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부동산 매각 후 추징금 명목으로 75억6000만원을 배분했다.

그러자 전씨 일가와 부동산 신탁 계약을 체결해 해당 임야를 관리해오던 교보자산신탁은 5필지 중 3필지 몫에 해당하는 55억원의 공매대금 배분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한 뒤 상고를 포기했다.

이번 판결로 전씨의 추징금 2205억원 중 1337억원(60.6%)이 국고로 환수됐다. 여전히 미납 추징금 867억원이 남아있지만 이번 환수를 사실상 마지막이라 부르는 이유는 전씨가 지난 2021년 11월 사망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당사자가 사망하면 추징금 집행은 중단된다.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지난 2020년 추징금 미납자가 사망한 경우에도 상속 재산에 대해 추징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전두환 추징 3법'(형법·형사소송법·공무원범죄몰수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에 계류중이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이미 사망한 전씨의 상속 재산을 추징하려면 소급입법이 적용돼야 한다. 헌법상 소급입법은 금지돼 있지만 중대한 공익상의 사유가 있을 때는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즉, 갈 길이 멀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다.

특히 지난 1995년 제정된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은 소급입법 허용의 대표적 사례이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소급입법 허용과 관련해 "기존의 법을 변경해야 할 공익적 필요는 심히 중대한 반면 그 법적 지위에 대한 개인의 신뢰를 보호해야 할 필요가 상대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전씨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하고 그 죗값을 다 치르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 추징금 납부도 거부한 채 호의호식하며 살던 전씨는 통일을 이룬 조국의 모습이 보고 싶다며 파주 땅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을 남겼으나 지역주민들의 강한 반발로 이뤄지지 못했다.

전씨의 미납 추징금 867억원도 국가가 모두 환수할 수 있도록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죽으면 끝'이 아니라 죽어서도 끝까지 책임을 지게 해 우리 사회의 정의가 바로 세워지길 바란다. 전씨는 떠났어도 추징금 867억원은 남아있다.

jeongwon102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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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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