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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 이황이 아끼고 주세붕이 즐겨찾던 영주 소수서원 둘레길

기사입력 : 2022년03월02일 09:29

최종수정 : 2022년03월02일 09:29

역사 지식·자연풍광 동시 향유 '특별한 길'

[영주=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영주의 명품 둘레길이자 세계유산인 '소수서원 둘레길'이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새 여행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소수서원 둘레길은 조선초 최초의 사액서원으로 조선조 유학(儒學)의 요람으로 자리잡으면서 조선 500년을 움직인 통치이념의 중심지라는 역사.문화성을 인정받아 지난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돼 '역사 지식 향유와 자연 풍광'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름높다.

때문에 이 곳을 찾은 이들은 '소수서원 둘레길'을 '매우 특별한 감동을 주는 길'로 기억한다.

하늘에서 본 세계유산이자 '역사.경관'을 함께 품은 명품 둘레길인 경북 영주 소수서원 둘레길.[사진=영주시] 2022.03.02 nulcheon@newspim.com

◆ 세계유산 소수서원 명품 둘레길을 닦다

영주 소수서원은 1543년 이후 350여 년간 약 4000여 명의 유생을 배출한 최초의 사액서원이자 유구한 학문 중심지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영주시는 유네스코 등재 당시 강조되었던 서원 주변의 '경관 가치'를 극대화하고 소수서원의 만이 가진 특별함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문화재청과의 협업을 통해 둘레길을 조성했다.

둘레길은 소수서원 입구인 매표소에서 시작되어 취한대-광풍대-소수박물관-영귀봉-소혼대를 잇는 약 1.3km 구간이다.

◆ 소수(紹修), 다시 이어서 닦다

일반적으로 문화재 관람을 하게 되면 입구에서 출구까지 내부 동선 위주로 한 방향으로만 관람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소수서원 명품 둘레길은 익숙한 흐름을 벗어나 색다른 시각으로 서원을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함이 있다.

서원 내부의 부속 건물을 하나씩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서원 바깥으로 다시 자연스레 길이 연결되면서 병풍같이 둘러싼 소백산의 풍광으로 인도하는데 '다시 잇는다'라는 소수(紹修)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영주 소수서원 둘레길로 들어서는 초입의 소나무숲인 학자수림.[사진=영주시]2022.03.02 nulcheon@newspim.com

◆ 학자수림(學者樹林), 고고한 선비들을 닮은 숲

소수서원 매표소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줄지어 있는 우람찬 수백 그루의 소나무 군락이 어깨를 활짝 피며 내방객들을 맞는다.

운치로우면서도 자연스레 뻗은 소나무 가지들은 서원에 가까울수록 흡사 서원을 향해 고개를 숙이는 모양 때문에 마치 서원에 공경을 표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예로부터 소나무는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항상 푸른 모습이 선비의 기개와 닮았다 하여 학자수(學者樹)라고도 불려 선비의 품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기록에 따르면 이들 송림은 서원의 원장과 원생들이 직접 심었다고 한다. 숲 가운데 띄엄띄엄 보이는 작은 묘목들은 학자수의 '후계목'으로 불린다. 이곳에 뿌리를 내린 큰 소나무들의 후손을 키워 그 뜻을 이어가기 위함이다. 땅에 내려앉은 솔향을 가득 받으며 걸음을 내딛다보면 어느새 취한대와 죽계천에 다다른다.

영주 소수서원 둘레길의 취한대 앞 풍경[사진=영주시]2022.03.02 nulcheon@newspim.com
영주 소수서원 둘레길의 취한대 앞 징검다리[사진=영주시]2022.03.02 nulcheon@newspim.com

◆ 취한대(翠寒臺)와 죽계(竹溪), 퇴계 이황이 아끼고 주세붕이 즐기던 풍경

취한대는 퇴계 이황이 풍기 군수로 부임한 다음 해인 명종 4년(1549)에 만든 누대로 주변에 나무를 직접 심고 취한대라는 이름을 지었다. 주로 원생들이 휴식을 취하던 장소였다고 전한다.

소나무 숲과 취한대를 가르는 죽계천은 조선조 명사들의 시부가 다수 전한다. 이황이 이곳의 아름다움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소수서원을 세운 조선 중기 풍기군수 주세붕도 이곳의 경관을 즐기며 읊은 시를 남겼다.

죽계천 양쪽에 우거진 나무들이 물길을 아늑하게 품은 풍경을 배경으로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500년 전 그분들이 느꼈을 감동이 그대로 전달되는 듯하다.

세계유산이자 '역사.경관'을 함께 품은 명품 둘레길인 경북 영주 소수서원 둘레길.[사진=영주시] 2022.03.02 nulcheon@newspim.com

◆ 광풍대(光風臺)에서 탁청지(濯淸池)를 바라보면 문득 사라지는 시름

취한대를 지나 화산 방면으로 이어지는 물길을 따라 걸어가면 온갖 시름이 씻은듯이 사라진다. 발걸음을 잡아 끄는 광풍정(光風亭)은 본래 '광풍대'라 불리던 곳으로 퇴계 이황이 '제월광풍(霽月光風)'이라는 말에서 가져와 붙인 이름이다.

제월광풍은 '비가 갠 뒤의 바람과 달처럼 마음이 명쾌하고 집착이 없으며 시원하고 깨끗함'을 의미한다. 광풍정 뒤에서는 상쾌한 공기가 연화산 기슭을 타고 내려오고 앞에서는 연못인 탁청지가 시야에 들어오면 기분이 맑아지고 개운해져서 이황 선생이 전하는 광풍대의 의미를 절로 깨달을 수 있다.

영주 소수서원 둘레길의 소혼대.[사진=영주시]2022.03.02 nulcheon@newspim.com

◆ 명품 둘레길의 끝, 소혼대(消魂臺)에서 재회를 약속하다

광풍대를 뒤로 하고 소수박물관을 지나 죽계교를 건너면 봉긋하게 솟은 둔덕을 돌아 나가게 되는데 그 형상이 마치 거북이가 알을 품은 모습처럼 보여 '영귀봉(靈龜峰)'이라고 부른다.

영귀봉을 감싸고 돌면 어느새 서원 바깥으로 접어들면서 둘레길의 막바지에 이른다. 그 끝에 소혼대가 자리하고 있다.

소혼대는 예전 조선시대에 원생들을 만나러 온 사람들이 작별의 정을 나누던 장소라고 한다. 중국 남조의 문인 강엄(江淹)이 '사람의 혼을 녹이는 것은 오직 이별뿐이다'라고 읊은 데서 나온 이름이다. 그 뜻을 헤아리면 '소수서원 둘레길'의 속살이 더욱 명징해진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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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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