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 동반 '강세'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잇딴 기준금리 인하와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던 은행주가 꿈틀대고 있다. 올해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연말 배당시즌이 다가오면서 다른 종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수익률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화 강세도 은행주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은 전장 대비 0.84%(350원) 상승한 4만2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KB금융은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전날 발표된 3분기 호실적이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8.5% 오른 것과 비교하면 아직은 부진한 모습이다.
최근 3개월간 KB금융의 주가 흐름 [자료=네이버금융] |
전날 KB금융은 올해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1% 늘어난 1조1666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를 큰 폭으로 상회한 수치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은행업종 사상 첫 1조원대의 분기 순이익"이라며 "푸르덴셜생명 관련 1450억원의 염가매수차익 인식과 함께 은행과 증권의 호실적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KB금융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 판단해 목표주가도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BNK투자증권은 KB금융의 목표주가를 기존의 4만5000원에서5만5000원으로 높여 잡았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분기 최대 실적을 시현한데 이어 4분기에도 4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예상한다"며 "이에 올해 지배주주 순이익도 역대 최대 수준인 3조5000억원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밖에 SK증권이 목표주가를 기존의 4만3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키움증권은 6만원에서 6만4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우리금융지주와 신한지주는 이날 각각 3.83%, 3.81% 올랐다. 하나금융지주는 2.49% 뛰었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날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조5221억원, 1조69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37.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7722억원으로 나타났다. 당초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6473억원으로 전망됐다.
이외에 오는 26일에는 우리금융지주, 27일에는 신한금융지주의 실적 발표가 예상돼 있다. 또 28일에는 기업은행이, 29일에는 DGB금융지주가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은행주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 상승에 힘을 더하고 있다. 공격적인 배당확대가 어려울 수는 있지만 적어도 전년 수준 배당은 기대해볼 만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KB금융 측도 전날 올해 배당성향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작년 수준의 배당은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은행주 배당신뢰도가 높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소폭의 배당성향 감소를 가정한다고 해도 배당수익률은 업종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라며 "여기에 실적마저 뒷받침될 것이며, 은행주 비중확대 타이밍이라는 기존 견해를 계속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원화 강세가 은행주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통상 은행주는 원화 강세의 수혜주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은행의 외화자금조달 비용이 축소되고, 외화환산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1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31.9원으로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