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효 사례 없지만, 특검 수사 판결 영향 불가피
전문가 “무효에 따른 파급효과 고려해야 할 것”
[뉴스핌=이성웅 기자] 멈춰있던 삼성합병 무효청구소송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동안 재판부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삼성 수사 진행상황을 보기 위해 선고를 미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특검 수사를 통해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부정한 청탁을 건네다는 특검의 판단을 놓고 본격적인 법리공방이 시작되면서, 합병의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6부(함종식 부장판사)는 10일 오후 4시 삼성 합병 무효청구소송의 변론기일을 속행한다.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15일 선고공판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특검이 삼성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면서 일시 중단했다.
이번 소송은 구 삼성물산의 주주였던 일성신약이 지난해 2월 제기한 것이다. 일성신약 외에도 윤석근 일성신약 부회장의 딸인 윤형진씨 등이 원고로 참여하고 있다.
재판부는 지난해 변론을 중단하면서 "삼성 합병과 관련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수사 결과를 확인한 후 심리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수사 초기부터 삼성합병 과정에 의구심을 품고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긴급체포했다. 문 전 이사장은 보건복지부 장관 재임시절 삼성합병에 찬성하라는 압력을 국민연금공단에 행사(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한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문 전 이사장의 지시를 받고 합병에 찬성해 국민연금에 1388억원의 손해를 입혀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상 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구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이 1대 0.35로 삼성물산에 불리하게 설정됐지만 내부 투자위원회의 결정만으로 의결권을 행사했기 때문으로 특검은 봤다.
이어 특검은 이 부회장이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을 도와달라는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433억원의 뇌물을 공여한 것으로 보고 구속기소했다. 이 사건들은 법원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다만, 이 부회장의 유무죄와 상관없이 재판부가 합병에 대해 무효 판결을 내리긴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모든 투자 거래를 원상복귀하기 어렵고, 그 파급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는 "중대한 무효사유가 있지 않고선 자본시장의 거래안정성, 시장 안정성,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무효로 하는 것 자체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만약 재판부가 합병을 무효로 한다면 이에 따른 파급효과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