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부정청탁금지법(이하 김영란법) 시행 3주 남짓. 여의도 증권가가 '김영란법' 간접 영향권에 들면서 크고 작은 변화들을 겪고 있다.
최근엔 공적기금을 운용하는 연기금 자금을 위탁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도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라는 국회 입법조사처의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업계 전반에서 다같이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운용사를 상대하는 증권사 법인영업·리서치 부서들도 변화의 몸살을 앓고 있다.
![]() |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는 매년 11월경 진행하던 연간전망 포럼을 사내서 조촐하게 진행키로 했다. 지금까진 주요 기관고객들을 초청해 호텔에서 세미나를 열어왔지만 올해는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으로 3만원 이상 식사 접대를 할 수 없게된 것이 이유다. 국민연금 기금을 위탁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등 기관 고객들도 참여 자체를 부담스러워했다는 전언이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증권사 영업부서에서 연간전망 포럼은 최대 행사였다. 금융투자업계에 영향력 있는 명사를 초청하고 연예인을 섭외하기도 했다. 고가의 선물이나 호텔 식사 등이 제공되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고 증권사 수익이 줄면서 이 같은 식사를 포함한 세미나는 차츰 사라져갔고, 최근 김영란법까지 발효되면서 외부에서 개최하는 리서치 연간전망 포럼 행사는 더이상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포럼 초청자들이 대부분 기관이고 업무적인 이해관계가 있기도 하고 최근 사회적인 분위기에 동참하고자 외부에서 진행하는 세미나를 취소했다"며 "영업 환경이 어려워지다보니 더욱 충실한 콘텐츠(리포트)로 세밀하게 접근하는 전략으로 영업풍토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연기금 등 기관을 상대하는 일부 주식 브로커들의 법인카드를 회수했다. 국민연금 뿐만 아니라 연기금 위탁을 받은 운용사들도 김영란법 대상자에 해당되며, 업무 이해 관계가 있는 상대에게는 3만원 이하라도 일체 금품이나 식사 대접 등이 어렵다는 내부 지침이 내려왔기 때문.
증권사 법인영업팀 채권브로커 A과장은 10월 한 달 동안 거래처와 점심 약속을 거의 못잡는 형편이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골프나 저녁 약속은 생각도 할 수 없다. 대신 '커피 영업'을 하고 있다는 우스갯 소리가 나온다. 장 마감 후 오후 시간을 이용해 티타임을 잡아 영업하며 하루에도 커피를 서너잔씩 마시는건 기본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기관들이 다들 몸을 사리는 분위기라 점심잡기도 꺼리는 분위기"라며 "운용사 내부에서도 오해 사지 않게 행동하라고 내부 지침이 내려온 것으로 안다. 가뜩이나 시장도 좋지 않은데다가 영업 환경까지 나빠져 힘들다"고 토로했다.
한편, 개인 고객을 상대하는 증권사 WM센터도 해당 법의 간접 영향권에 들면서 잔뜩 움츠러드는 분위기다.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선물이나 세미나에서 식사 제공 등에 아무래도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 특히 최근에는 고객 뿐만 아니라 고객의 배우자의 직업까지 파악해야하는 어려움이 생겨나고 있다.
증권사 WM 담당 한 임원은 "예전엔 고객의 배우자 직업을 모르는 경우가 간혹 있었는데 이제는 일일히 체크해야할 필요성이 생겼다"며 "다만 김영란법 대상자 고객의 경우 본인이 법의 중요성을 더욱 잘 알기 때문에 먼저 (본인이 대상자임을) 알리며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