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것이 알고싶다' 데이트 폭력·성폭행 피해자, 주변·경찰 반응에 극단적 선택…경찰 "관련 법 없어 답답"
[뉴스핌=양진영 기자]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데이트 폭력과 성폭행 과정에서 이뤄지는 주변과 경찰의 반응으로 위축되는 피해자의 사례들을 조명했다.
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20대 여성 민아(가명)씨 암매장 사건 등을 파헤치며 데이트 폭력의 위험성을 집중 취재했다.
이날 방송에서 데이트 폭력의 또 다른 피해자 하나 씨는 귓바퀴가 찢어져 17바늘이나 꿰매고 2시간여를 무자비하게 폭행당했다. 하지만 하나씨는 사적인 관계를 찍은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을 당해 남자친구와 헤어질 수 없었다고 했다.
하나 씨는 남자친구가 해외로 유학을 가면서 물리적으로는 떨어져 지냈지만 그는 계속해서 동영상 유포 협박에 시달렸다. 국내에서는 그의 거주 때문에 신고조차 할 수 없었다. 결국 그를 찾아간 하나 씨는 또 폭행을 당했고 국내와는 판이한 경찰의 대응을 겪었다. 경찰은 바로 남자에게 수갑을 채웠고 즉결 심판에 넘어간 그는 동영상을 즉시 삭제해야 했다.
하나 씨는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에 남자친구의 폭행 이후 이어지는 사과에 자꾸만 마음이 흔들렸다고 했다. 계속해서 잘못했다고 비는 모습과 그간 잘 해줬던 것 때문이었다.
전문가는 "아는 사람을 적으로 돌리는 순간 주변 사람들한테 알려질 일이 훨씬 무서운 거다"라고 그들의 심리를 분석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취재 결과 피해자들은 폭력 행위의 이유를 모두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인식했다. 전문가는 "데이트 폭력 언론 보도를 보면 공분하는 피의자들도 자신의 일에서는 달라진다. 나는 이렇게 해도 돼. 사랑하니까"라고 말하며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MC 김상중은 "데이트 폭력이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있을 법한 일, 사적인 일로만 치부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것이 알고싶다'가 취재한 데이트 폭력의 또 다른 피해자는 엽기적이고 가학적인 방식으로 성폭력을 당했다고 했다. 칼을 들이대며 협박하는 상황에서 유사성행위가 이뤄졌지만 경찰은 "사귀는 사이"라는 데 집중해 자발적인 행위라는 피의자의 말을 동등하게 취급했다.
결국 가해자의 거짓말탐지기 결과가 나오고서야 검찰에 송치가 됐고 사건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전문가는 "경찰들이 피해자의 공포심에 대해 공감과 인식을 전혀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9년이나 데이트 폭력에 시달린 한 여성은 식당이 다 부서지고 반 죽음 상태에 이르러서야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신고도 여러번 했지만 경찰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 측은 "역설적으로 강력범죄가 벌어지기 전에는 피해자들을 도와줄 방법이 딱히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또 칼을 차고 있는 남자를 체포했지만 판사가 풀어줬다고 말했다.
25세의 연정씨(가명)은 유서도 남기지 않고 집에서 목을 매 자살을 했다. 그의 언니는 "사고 당일 아침에 죽을 것 같아라고 메시지가 왔다"고 했다. 언니는 "연정이가 사망 3일 전 헤어지자고 하니까 셔터를 치고 목을 조르며 위협을 당했다"면서 "연정이가 충격에 자살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구들은 "국회의원 비서실에서 일하는 남자친구가 처벌을 받지 않을 것 같고 이대로 묻힐 것 같다고 연정이가 불안해했다"고 했다.
그가 목숨을 끊은 날 남자친구의 조사는 시작됐고 CCTV가 확보됐다. 전문가는 "제대로 진행돼서 안전할 것이라는 확신이 없으니 그런 불안감을 가질 만 하다"고 진단했다.
폭행 가해자인 남자친구는 "조사를 받고 두시간쯤 후에 사망 소식을 들었다. 제가 다 잘못한 거고 죄송하다고 말해도 가족들이나 그 상처는 씻기지 않는 거니까"라면서 눈물을 흘렸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