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셜티커피(Specialty Coffee)의 기세가 대단하다. 1971년 커피의 대중화를 선언하며 이른바 ‘커피 제2의 물결’을 일으켰던 스타벅스가 스페셜티 커피 전문 매장을 열자, 국내 대형 프랜차이즈들도 앞 다퉈 고급매장에 달려들고 있다. 이를 두고 좋은 커피를 알아보는 소비자들의 안목이 좋아진 데 따른 긍정적 현상이라는 견해와 커피 값을 더 올리려는 상술이라는 비난이 엇갈리고 있다.
사실 스페셜티 커피라는 게 갑자기 뚝 떨어진 게 아니다. 1990년대 후반 인텔리젠시아나 카운터 컬처 커피 등을 중심으로 일어난 ‘좋은 커피(Good coffee) 대중화 운동의 도화선’이다. 이미 20년이 된 이야기인데, 이제야 일부 매장들이 호들갑을 떤다.
스페셜티 커피가 과연 1잔에 1만원을 호가하는 값을 치르며 마셔야 마땅한 대상인가? 아니면 소비자는 또 속고 있는 것이 아닐까? ‘프랜차이즈로부터의 독립’을 기치로 내걸고 커피전문가와 소자본 창업자간 공동체를 구축하고 있는 커피비평가협회(CCA)가 4월 3일 오전 10시부터 국회의원회관 2층 제2회의실에서 ‘원맨카페의 성공법칙: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를 써라’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 지난 1월 국회에서 원맨카페 캠페인을 시작한 뒤 3번째이다.
소자본 커피전문점에서도 스페셜티 커피를 제공할 수 있을까? ‘스페셜티 커피란 무엇인가 : 평가와 표현법’을 발제하는 김정욱 딸깍발이 코퍼레이션 대표는 “스페셜티 커피를 올바로 확산시켜나가기 위해선 소비자 스스로 커피의 향미를 구별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가 무엇인가.
“1978년 프랑스 커피국제회의에서 처음 나온 개념이다. 과도한 커피 경쟁이 품질의 저하를 초래하면서 탄산음료의 인기가 치솟자, 커피업계가 경각심을 갖고 품질을 관리하기 위해 도입했다. 스페셜티 커피는, 와인으로 치면 프랑스 테루아(terroir) 와인이다. 산지의 지리적, 환경적 조건을 최상으로 담아낸 품질 좋은 커피를 말한다.”
- 그럼 우리가 흔히 마시는 프랜차이즈의 아메리카노는 무슨 커피인가.
“컨벤셔널 커피(conventional coffee)이다. 평범한 커피라는 뜻인데, 커머셜(commercial) 커피라고도 부른다. 커머셜 커피는 사실 분말커피를 다시 액상으로 만들어 제공한 커피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국적 기업에서도 차별화 전략의 하나로 스페셜티 커피를 팔기 시작했다.”
- 스페셜티 커피가 무엇이 다른 것인가.
“한마디로 향미가 좋다. ‘스페셜티’를 SCAA(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나 COE(컵오브엑셀런스)에서 주관하는 커피만을 생각하면 안 된다. 이들 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에서도 스페셜티 커피를 생산하고 있고, 가입했어도 콜롬비아의 안티오키아 BCC(Best Cup Contest)처럼 단위 조합들이 연합해 자체적으로 스페셜티커피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엄격한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커머셜 커피로 취급받는다.”
- 스페셜티 커피가 맛이 좋다면, 왜 아직도 많은 커피전문점들이 사용하지 않는가.
“커머셜 커피에 비해 몇 배에서 몇 십 배 비싸다. 희소성 때문이고, 경매에 응찰자가 몰려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 ‘좋은 커피’보다는 ‘착한 커피’를 제공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무조건 싼 커피를 찾는 경향도 있다. 물론 ‘착한 가격’에 ‘좋은 커피’를 제공하는 곳도 있지만, 이것은 주인의 신념이 없으면 지속하기 어렵다.”
- 가끔 보도되는 한 잔에 1~2만원하는 커피들이 스페셜티 커피인 것인가.
“가격으로만 판단하긴 힘들다. 대회의 순위만으로도 판단할 수 없다. 예를 들어 COE의 순위는 그 나라의 순위일 뿐이지 절대적으로 좋은 커피라는 기준은 아니다. 때로는 다른 나라에서 20등한 커피가 더 훌륭한 커피일 수 있다. 결국 소비자들이 맛을 보고 스페셜티 커피를 구별하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 스페셜티 커피가 대형 커피점의 상술이라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럴 수도 있겠지만, 더 큰 문제는 그 만한 가치가 없는데 비싼 값을 행위이다. 커머셜 커피를 놓고 스페셜티 커피라고 속여 파는 짓을 해선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이 마시기 익숙하다고 해서 ‘좋은 커피(Good coffee)’가 되는 게 아니다. 그것은 단지 일부가 ‘좋아하는 커피(Like coffee)’일 뿐이다. 좋은 커피는 누구에게나 좋은 풍미를 제공하고 건강에도 좋은 절대적인 영역에 있는 것이다.”
- 스페셜티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을까.
“좋은 커피를 유통시키는 것은 소비자의 운동에서 시작돼야 한다. 소비자들이 좋은 커피를 구별할 줄 알아야 스페셜티 커피가 더 많이 생산되고 유통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 현재 일부에서 파는 스페셜티 커피는 거품이 들어 있다. 커피 한 잔의 값에 생두의 원가보다는 인건비와 건물임대료가 끼치는 영향이 더 크다.”
- 일반 소비자들은 어디서 스페셜티 커피를 맛볼 수 있나.
“먼저 스스로 맛에 대한 기준을 잡는 게 중요하다. 여러 곳의 커피를 비교하며 마셔보고, 커피테이스터로서의 자질을 키워간다면, 스페셜티 커피를 쉽게 알아볼 수 있다.”
- 스페셜티 커피를 구별하는 법을 알려 달라.
“일반 소비자들은 커피를 제공하는 사람의 말을 듣고 마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양한 커피를 비교할 수 있는 경험들이 적기 때문이다. 스페셜티 커피에서 중요한 것은 단맛이다. 단맛, 깔끔한 맛, 좋은 신맛 복합적인 향기 중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하나만 선택하라고 한다면 단맛이다. 며칠 전 스페셜티 커피인지 확인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 커피를 맛본 순간 향기는 복합적이었지만 단맛이 많이 떨어지고 여운이 좋지 않았다. 좋은 커피일수록 단맛과 향기의 여운이 길게 이어진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야 한다.”
- 끝으로 한마디.
“4월 3일 열리는 국회 심포지엄에 오면 케네스 데이비스나 션 스테이만 박사 등 해외의 커피전문가들과 함께 했던 커핑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스페셜티커피도 즐길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대중문화부 (newmedi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