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다음 달에 금융권 전체 토론회를 한다면서요, 근데 그거 제대로 되겠어요?"(금융권 한 관계자)
최근 만난 금융권 관계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금융위의 '금융권 대토론회'를 도마에 올렸다. '금융발전과 혁신'을 위한 세미나 자리라고 하지만 그렇게 많은 최고경영자(CEO)를 한 자리에 모아놓고 제대로 된 토론이 되겠느냐는 의구심이 적지 않다.
결국 업권의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showing) 위한 자리가 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모든 업권의 CEO가 참석하는 전체 토론회를 여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업권별 CEO간 간담회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은행, 보험, 증권, 카드, 자산운용, 캐피탈 등 모든 업권이 총출동하는 자리는 없었다. 지난해 초에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카드사 정보유출 사고 때도 이런 토론회는 없었다.
토론회 진행 방식을 봐도 이 토론회에 대해 반신반의 할 수밖에 없다. 이날 토론회에는 모든 금융업권 CEO 60여명과 금융당국 수장, 금융권 협회장, 금융연구원장 40여명 등 총 100여명이 참석한다. '금융발전과 혁신'을 위한 토론 시간은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저녁 시간 한 시간을 포함해 5시간이며 2시간의 IT 금융환경의 변화에 대한 강연이 예정돼 있다.
결국, 강의 2시간과 저녁 시간 1시간을 제외하면 약 2시간의 시간이 60여명의 금융권 CEO에게 할당된 토론시간이다. 복수의 테이블에서 금융당국 주요 임원과 협회장, 연구원장들이 업권별 CEO들과 개별적인 논의가 진행되는 그림이 예상되지만, 시공간의 물리적 제약만이 걱정되는 건 아니다. 금융당국이 깔아놓은 판에 대한 불편함은 여전히 남는다.
이날 다뤄질 핀테크와 관련해 금융권에는 입단속의 불문율이 아닌 불문율이 있다는 건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정부가 창조금융의 한 축으로 내세우고 있는 핀테크에 대해 공개적으로 브레이크를 걸 수 없어서다.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만 해도 '기회이자 도전'이라는 말로 에두르고 있지만, 실은 인터넷뱅킹과 얼마나 차이가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IT와 금융의 융합이라는 핀테크는 결국 자율을 바탕으로 한 혁신에 성공의 조건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발(發)로 내려온 이런 '세몰이식' 토론회가 CEO 일정도 무시하고 몇 주 만에 기획돼 일방적으로 열리는 금융권 분위기에서 어떤 자율이 숨 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안 그래도 은행권만 해도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기술금융과 혁신성 평가 등으로 이미 숨이 막힐 지경이다.
금융권 또 다른 인사는 "최근 금융권의 가장 혁신적인 핀테크라는 주제가 가장 구태적인 방식으로 다뤄지는 것이 한국 금융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