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지주회사와 자회사 간 문제는 지주회사 권한이 너무 쎄다는 입장도 있는 반면에 지주회사 입장에선 자회사가 말을 안듣는다는 상반된 주장이 있어 합의를 못했다."
"이번 TF에 참여한 지주회사쪽 사람들은 회장 권한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은행쪽 사람들은 이와는 정반대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한 한 금융당국 관계자의 말이다.

이후 금융위는 '금융지주회사법 발전방안 TF'를 구성해 금융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주는 등 지주사와 자회사 간 발전방안을 넉달 가까이 세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3월 취임과 동시에 KB금융지주 사태 등을 통해 불거진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 문제점을 강하게 지적하면서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대수술을 예고한 바 있다.
당시 신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금융지주회사 제도가 도입된 지도 12년이 넘었지만 현재의 금융회사 지배구조는 많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자회사간 독립경영체제를 확립하고 위험의 전이는 방지하되 총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당초의 취지는 퇴색해 버렸고 이제는 정말 통렬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애초 금융위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에 지주사 회장의 권한과 책임 부분도 포함시킬 예정이었지만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관련 내용을 배제한 바 있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당시 금융회사 지배구조 TF에서 금융지주사 회장의 역할과 관련해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TF 발표에서 제외했다"면서 "금융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주는 등 지주회사 제도를 깊숙이 검토해보자고 하는 것이 그 배경"이라고 전했다.
당시 금융회사 지배구조 TF에선 학자들을 중심으로 금융지주회사 제도와 관련해 지주 회장에 대한 성토와 불신이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학자의 경우 "한국적 상황에서 지주사 회장은 바람직하지 않은 사람이 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주사 회장은 꼼짝을 말아야 한다"는 얘기까지 언급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TF에 참여한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바람직하지 않은 지주사 회장이 선임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지주사 회장이 선임된 이후 더 이상 사고를 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대표적인 불신 케이스로 L 전 회장 등이 거론되기도 했다. 신제윤 위원장 또한 취임과 동시에 L 당시 회장을 직접 겨냥해 사퇴를 압박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L 회장의 경우 과도하게 권한을 행사했다"면서 "신 위원장이 이 지주사 지배구조 문제를 바라보면서 큰 문제의식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지주사 회장이 학계와 금융당국으로부터 불신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계에서는 지주 회장으로 능력 있는 인사가 오기 어려운 구조라는 한국금융의 특성을 꼽는다. TF에 참여한 교수들이 이와 같은 인사상의 한계를 많이 지적했다고 한다.
금융당국에선 이 같은 접근에 일부 동의는 하지만 그보단 지주회장의 경영전략 부재를 지적한다.
지주 회장이 역할이 부재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주사와 계열사와의 갈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지주 회장은 고유의 경영전략을 짜고 글로벌 포지션 등을 고민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아직 약하다는 것.
예를 들어 지주사 회장은 프로야구 단장으로 비유된다. 좋은 감독과 선수를 발굴하고 우승을 시키는 것이 목적이 돼야 하는데, 본인이 직접 감독처럼 경기에 관여하려고 하면 문제가 생길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지주회사 체제에서 특정 자회사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M&A나 사업전략 쪽에 적극적이지 않은 지주 회장은 정말 할 일이 없다"면서 "자회사 CEO 행사에 본인이 참석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 되면 그런 지주사는 존재 가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