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최근 모 코스닥 상장사 공시 담당자는 다소 황당한 경험을 했다. 거래 업체로부터 수 십억원 규모의 수주를 따내 공시를 하려고 한국거래소 담당자에게 문의를 했다. 매출액 대비 10% 이상의 '의무공시' 사항이 아닌 '자율공시' 사항이었다.
그러나 거래소 담당자는 "수주 금액이 얼마 안되고 향후 실제 수주액이 입금될때 까지 추가로 지켜봐야 하는 등 번거로울 수 있으니 공시를 하지 않는게 좋겠다"고 말했다.
그래도 주주들을 위해 공시를 꼭 해야겠다고 하자 거래소 담당자는 귀찮다는 듯 "공시를 하지 말고 언론을 통한 기사화를 하라"고 유도했다.
자율공시는 제한적으로 운용되던 자율공시항목을 확대해 상장사의 공시능력을 제고하고자 주요경영사항 이외의 사항(일부는 세칙에서 정함)에 관해 상장법인이 자율적으로 주요 경영상의 정보 또는 장래계획 등을 공시 할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말 그대로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다 보니 공시를 하려는 측과 받아주는 거래소 실무 담당자 사이 간혹 이런 실랑이가 벌어진다.
코스닥 기업이 공시의 '공신력'을 이용해 주가를 띄우려는 목적으로 공시를 남용하는 측면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자율공시의 경우 공시를 하고 싶어하는 기업이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의무적'으로 거래소가 받아주게끔 하는 규정이 없다보니 주도권이 거래소에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거래소가 유가증권상장사들과 달리 일부 코스닥업체의 비리에서 비롯된 부정적 인식을 은연중에 내비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A 코스닥업체 관계자는 "굳이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자율공시의 경우 거래소 담당자가 자의적으로 판단해 공시 보다는 기사화 등 언론홍보를 유도하곤 한다"며 "거래소 담당자와 안면이 있거나 친분이 있으면 잘해주고, 초보티를 내면 교육시키듯 깐깐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고 귀띔했다.
B 업체 관계는 "평소에도 거래소에 잘보여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며 "언젠가부터 거래소가 상장사를 위한 서비스는 하지 않고 갑(甲) 행세를 하려하는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그러나 "거의 대부분 자율공시를 하면 받아주지만, 홍보성이나 주가를 띄우려는 목적인 경우 향후 불성실공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입장을 고려해 간혹 받아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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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