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위기 극복을 위해 모든 묘책을 동원할 것이라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의 행보에 독일이 재를 뿌렸다.
31일(현지시간) ECB의 유력한 카드로 꼽히는 주변국 국채 직접 매입 방안에 대해 분데스방크가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 여기에 유럽안정화기구(ESM)에 은행 면허를 부여해 부실은행에 직접적인 유동성 지원에 나서는 방안에 대해서도 독일은 반기를 들었다.
대책 마련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사이 그리스와 스페인은 표류하는 상황이다. 디폴트와 구제금융 리스크가 날로 고조되고 있어 시장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 獨 국채 매입-ECM 은행 면허 반기
위기 극복의 결연한 의지를 보인 드라기 총재가 독일이라는 벽을 넘기 힘든 모습이다.
독일 분데스방크의 한 정책자는 “유로존 주변국의 문제는 지급불능 및 재정 측면의 사안”이라며 “ECB는 물가 안정이라는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ECB가 스페인을 포함한 주변국 국채를 직접 매입, 수익률 상승을 차단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가운데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측은 ESM의 은행 면허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집했다. 독일 정치권은 이 같은 방안이 위험한 시도이며, 정당성을 부여하기 힘든 의견이라고 주장했다.
ESM의 은행 면허는 ECB로부터 대출을 받아 주변국 부실 은행에 직접 유동성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으로 시장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독일은 ESM이 ECB의 배드뱅크로 전락하는 일이 발생해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 그리스 ‘현금 바닥’ 스페인도 일촉즉발 위기
주변국 상황은 날로 악화되는 양상이다.
그리스는 현금이 바닥을 드러낸 상태라고 밝혔다. 8월로 예정된 구제금융 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것.
외부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그리스 정부는 공무원 월급 지급과 연금 지급 등 재정이 통째로 마비될 위기다.
민간 채권단에 이어 ECB와 유로존 회원국 정부까지 채무조정을 실시하지 않을 경우 그리스의 디폴트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진단이다.
상황이 다급하기는 스페인도 마찬가지다.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한 한편 실업률이 약 25%에 달하는 등 금융 부실 뿐 아니라 국가 부채에 대한 구제금융이 불가피하다는 데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기에 스페인 2위 은행인 BBVA의 상반기 순이익이 35% 급감한 15억유로에 그치는 등 펀더멘털 악화가 두드러진다.
구제금융 요청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해외 투자자의 스페인 자산 투매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번지고 있다. 특히 스페인 커버드본드 시장이 강한 매도 압박에 시달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스페인 커버드본드는 2030억유로에 이르며, 이는 국채 보유 규모 1020억유로의 두 배에 이른다.
특히 올 여름 스페인의 부채위기 향방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이면서 외국인의 자산 매도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