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지서 기자] 올 한해 랩어카운트 시장은 그야말로 '숨고르기' 형국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시장의 변동성과 함께 주춤했던 랩어카운트가 자산관리 붐과 함께 내년에 재 도약의 시기를 맞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천당과 지옥 오간 '자문랩', 안정세 찾을까
지난해 주식형 펀드 수익률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자문형 랩어카운트(이하 자문형 랩)'로 빠르게 이동하며 랩어카운트 상품은 자산관리의 대표적 수단으로 부상했다. 다만 시장의 변동성에 수익률이 급격히 고꾸라지자 한때 10조를 바라봤던 자문형 랩은 30% 가까이 규모가 줄어들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일임형 랩어카운트 중 자문형 잔고는 6조 5377억원으로 지난달 대비 1조 1383억원 줄어들었다. 9조원을 상회했던 5월 말에 비해서는 29% 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9월에 비해서는 두배 이상 늘어나며 최근 1년간 폭발적인 성장을 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증권사 랩어카운트시장 전체 규모 역시 44조 14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기록한 32조 1224억원보다 12조 넘게 늘어났다. 그만큼 랩어카운트 시장이 증권업계의 확실한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8월 폭락장 속 이른바 '차·화·정'으로 쏠린 포트폴리오 탓에 손실이 극대화되자 자문형 랩에 대한 투자자들의 실망감은 극에 달했다. 주식비중 조절과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대두된 것도 이 무렵이다.
신긍호 한국투자증권 부서장은 "지금 랩어카운트 시장은 내년 상반기 까지 성숙기 진입을 두고 갈림길에 서 있을 것"이라며 "단기간에 급격히 성장한 데 따른 성장통을 겪고 나면 성숙기에 들어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자문형 랩의 경우 수익률이 부진했지만 평가금액이 줄어들었을 뿐 고객 환매로 인한 자금유출은 그리 큰 편이 아니"라며 "이제 수익률 회복을 통해 고객들의 신뢰를 다시 얻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정우 쿼드투자자문 대표는 "내년에 국내 시장 상황이 나아지면 랩으로의 자금유입은 다시 이어진다"며 "증권사는 리스크관리에, 자문사는 종목발굴에 주력해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수익률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최근 증권업계는 내부 운용 인프라를 확충하며 랩의 선진화를 위한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랩어카운트 본래의 기능을 살리기 위해 증권사별로 본사운용형을 강화하며 다양한 유형의 랩 상품을 개발함은 물론 전산시스템 보강을 통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준비 중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랩 시장을 둘러싼 노력은 '고객별 종합자산관리'라는 큰 틀에서 진행되고 있는 추세"라며 "각 증권사가 자산관리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한 랩 시장 역시 좀 더 성숙한 단계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품 간 '크로스오버', 틈새시장을 찾아라
최근 각 증권사들은 경쟁적으로 '펀드랩'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 몇 년 전부터 일부 증권사에 한해 펀드랩 상품이 출시됐지만 최근들어 다양한 형태의 상품이 출시되며 상품 간의 벽을 허물고 있는 것.
펀드랩을 통해 펀드투자의 분산효과를 높일 수 있는 만큼 상품 간의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구조가 랩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한 이들은 내년도 펀드시장 역시 이처럼 진화된 상품이 등장해 랩어카운트 시장의 성숙기를 이끌 수 있다고 내다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김혜원 팀장은 "랩 시장은 지난해 빠른 성장을 보였지만 금융당국의 수수료 인하 규제 등으로 다소 성장 속도가 둔화 되는 추세에 있었다"며 "내년에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안정성이 높은 펀드의 장점과 시장대응력이 우수한 랩의 장점이 결합한 상품이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 증권사별로 개별 채권이나 ELS 등 파생구조화 상품을 이용한 자체상품군과 헤지펀드, 주식형펀드, 절대수익추구형 펀드 등의 펀드상품군 간의 조화를 활용한 업그레이드 된 랩 상품의 탄생이 가능하다는 것.
김 팀장은 "예를들어 위안화절상을 상품 테마로 잡아 딤섬채권의 개별채권과 중국본토채권 재간접형 펀드(RMB QFII)를 랩으로 가져가는 상품도 가능할 것"이라며 "상품 간 크로스오버가 랩 시장을 더욱 풍부하게 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증권사들 역시 이같은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증권사 상품개발 팀장은 "랩을 활용해 세분화된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개발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내년 초를 시작으로 노령화 등 시대적 변화와 더불어 고객들의 투자성향을 고려해 다양한 자산을 활용한 랩 상품이 더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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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지서 기자 (jag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