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남유럽 재정위기 리스크에 이어 남북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확산일로로 치닫으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국내증시가 장중 1600선이 붕괴되는 등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하루에만 30원 가까이 폭등하면서 1190원선을 훌쩍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은 1200원선을 눈앞에 두고 지난해 10월 29일 이후 7개월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날 민관합동조사단은 '천안함 침몰사건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천안함은 북한군 어뢰에 의한 수중 폭발로 발생한 충격파와 버블효과에 의해 절단돼 침몰됐다"고 밝혔다.
민관합동조사단원의 발표 이후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돌파하는 등 추가 상승을 이어갔지만 폭등세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당초 시장 참가자들은 천안함 사건이 이미 시장에 노출된 재료로 선방영됐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고 원인 조사 발표 이후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에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을 천명하고, 북한은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를 '날조극'이라고 대립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됐다.
또 북한에서 국방위원회 검열단을 남한에 파견하겠다고 입장을 밝히고 대북 제재가 이루어진다면 전면전쟁을 포함한 강경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으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산되자 역외를 중심으로 달러 매수 심리가 강화되는 모습이었다.
A국내은행의 딜러는 "이미 알고 있었던 천안함 문제가 오후 들어 역외숏커버링이 크게 자극하며 일종의 쏠림 현상이 발생했다"며 "그만큼 매수물량이 일시에 몰렸고 뭐라 표현하기 힘든 충격이었다"고 시장 상황을 전했다.
외국계 은행의 딜러는 "오후에 역외 숏커버 세력이 몰려들었다"며 "오늘 1190원 급등은 다 같이 주말 불확실성을 앞두고 포지션 정리 차원에서 숏커버링을 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 연휴 글로벌증시·유로화 동향 주목해야
예견되기는 했지만 남북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예상 외 돌출변수'로 튀어오르면서 시장 참여자들은 원/달러 환율 향방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시장에서는 국내 금융시장이 석가탄신일을 포함해 사흘간 연휴에 들어감에 따라 뉴욕증시와 유로화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폭등세를 촉발시키기는 했지만 유럽의 시스템 리스크 우려감에 아시아통화가 모두 달러 대비 급락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이번 천안함 사태로 촉발된 남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가에 주목하면서도 우선은 글로벌증시와 유로화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B국내은행의 딜러는 "오늘 원/달러 환율이 폭등한 것이 천안함 때문만은 아니고 호주달러가 패닉수준까지 폭락하는 등 아시아 통화가 달러 대비 전반적으로 급락했다"며 "남유럽 재정적자 문제가 시장에서는 디플레이션을 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며 역외에서 달러를 사놓고 보자는 심리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딜러는 "미국증시와 유로화 동향이 다음주 국내시장에도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오늘 천암한 사태가 폭등세를 촉발했지만 이 보다는 글로벌증시에서 반전 분위기를 마련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관측했다.
삼성선물의 전승지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약화된 심리를 더 훼손할 수 있겠으나 주요 변수라기보다는 이벤트적인 요인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유로존 문제의 전개를 지켜보면서 1200원 테스트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과 미국이 이번 천암함 사태에 대한 공조 대응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에서는 남북한을 포함해 모든 관계 당국은 대응을 자제해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혀 향후 사태추이가 주목된다.
이날 AFP 등 주요 외신들은 자오쉬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오늘 남한이 천안함 사태의 배후를 북한으로 지목한 것에 대해 주목하고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자체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며, 관계 당국들이 일제히 북한을 비난하고 나선 것에 대해 "대응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