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천안함 사건 발표가 진행되던 시각 주가가 소폭 오름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타격이 예상됐던 남북경협주도 전체 20개 가운데 12개 종목이 오르며 전일대비 2.06% 상승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증시 주변에서는 ‘드러난 악재는 더 이상 악재가 아니다’라는 반응이다.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지 두 달이 다 돼 가는데다, 사고 원인도 언론을 통해 그간 대략적으로 알려진 상황이라 시장에 영향을 줄 동력이 사라졌다는 평가다.
또 남북경협주의 경우 리스크 부분이 대부분 주가에 선반영됐고, 되레 이날 발표로 ‘지금이 바닥’이라는 심리가 더 크게 작용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한화증권 정영훈 리서치센터장은 우리 경제의 대표적 ‘컨트리 리스크(country risk)’인 북한 관련 리스크를 ‘양치기 소년 이야기’에 비유했다. “늑대가 왔다”는 공포감 섞인 전갈이 결국 거짓으로 드러났듯 북한 문제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정 센터장은 “군사적 제재나 안보와 직결된 물리적 충돌이 아니라면 증시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 양경식 이사 역시 “(남한이) 실질적인 자위력을 행사한다면 모를까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어서 특별하게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한 보복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우리 정부의 대응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역으로 우리 증시에는 안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양 이사는 “문제는 남한이 북한을 타격할 수 있을만한 강력한 자위력을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느냐 인데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남한 스스로 공격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북한에 대한 보복은 미국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중대 사안인데, 중국·러시아 등이 북한 뒤에 포진하고 있어 실행 불가능한 전략이란 것이다.
이런 이유로 외국인들 역시 ‘북한 문제’를 ‘컨트리 리스크’에 올려놓긴 했지만 비중을 크게 두지 않는 상황이다.
정영훈 센터장은 “최근 국제신용평가기관도 북한 리스크 비중을 빠르게 희석화하고 있다”며 “외국인 시각은 한국을 논할 때 북한 리스크를 잠재 리스크로 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쟁이나 물리적 충돌까지 갈 수 있는 사안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리스크는 말만 많고 실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잘라 말했다.
문제는 남북간 유일한 연결고리인 개성공단의 향방이다. 어느 한쪽이 개성공단의 철수나 폐쇄를 요구할 경우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북한 리스크’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
정 센터장은 “개성공단 문제가 민감한 사안인데, 만약 북한이 개성공단 인력을 인질 비슷하게 억류하는 식으로 간다면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전 시그널로 충분하기 때문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한화증권 윤지호 투자분석팀장은 “6자회담 연기, 개성공단 등이 새로운 이슈로 부각된다면 추가적인 불확실성이 증가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조금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길게 봤을 때 이 문제로 증시가 기존 경로를 이탈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