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CD '공급과잉' 우려...'본격화' 조짐
[뉴스핌=신동진 기자] 지난 3월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과감한 투자로 전세계 IT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17일 16라인 기공식을 갖고 올해 메모리 11조원, LCD 5조원, 시스템 LSI 2조원, R&D 8조원 등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올해에만 총 26조원을 투자한다고 대규모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삼성의 투자로 일각에서는 세계 반도체·LCD 시장의 공급과잉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반도체·메모리...'세계 구조조정' 앞당겨

반도체부문의 경우 공급과잉 가능성은 아직 이르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견해다.
현재 세계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투자경쟁을 벌일 수 있는 업체로는 하이닉스가 유일하다. 공급과잉이 되기 위해서는 하이닉스가 올해 3조5000억원 이상을 추가로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하이닉스가 그런 수준의 투자에 나설만한 입장은 아니다. M&A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하이닉스가 재무적 리스크를 안고 과감한 투자를 한다는 것은 사실상 무리수이기 때문. 지난 3월 새로 취임한 하이닉스 권오철 대표도 "기존 설비만으로도 충분히 여유가 있다"며 "공장 설비 확충을 통해 생산량을 늘리기 보다는 기술발전을 통해 품질 개선에 주력할 것"이라며 앞으로 투자계획이 없음을 내비쳤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하이닉스가 3/4분기에 2조3000억원정도의 투자를 늘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반도체 부문 투자로 시장점유율이 더욱 끌어올려 시장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이전 인텔의 사례를 언급하며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인 인텔과 같은 독보적인 업체로 우뚝 솟아오를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내년 생산이 본격화될 경우 삼성전자는 내년에 반도체 세계시장점유율 40%대를 넘어서며 하이닉스와의 격차를 더욱 벌여 나갈 예정이다. 물론 하이닉스도 내년에 세계시장점유율 24%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대만업체들의 원가는 2.5배정도가 차이난다. 이번 삼성전자의 투자로 대만업체들과의 기술적인 갭은 더욱 커지고 원가경쟁력도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에따라 후발업체들은 세계 반도체 업황에서 자연도태되며 '세계구조조정'을 촉발시킬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신규 16라인 완공까지 단계적으로 총 12조원을 투입하고 시스템 LSI부문에도 2조원을 투자해 40나노급 이하 공정을 적용하는 모바일 사업과 TV용 반도체칩, 파운드리 사업경쟁력 등을 대폭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KB투자증권 서주일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투자는 내년 2/4분기에 본격생산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공급과잉에 대한 이슈는 내년 2/4분기 이후부터나 수면위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LCD사업, 공급과잉 '본격화'
반도체사업부문과는 달리 LCD사업의 공급우려는 현실로 나타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외에 해외업체들의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LCD 업황의 수급에 미칠 영향은 향후 더욱 커질 예정이다.
물론 올해에는 TV업황이 좋았고 월드컵이란 특수도 있어 현재까지는 긍정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오는 6월과 7월부터 LCD 수요가 서서히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런만큼 지금부터가 조심스러운 초기단계이며 앞으로 LCD 시장은 한치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민감하게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LCD 업황이 좋지만 이것이 항상 좋다고 전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고 시장전문가는 경고했다. 월드컵이 끝난 후 업황자체가 둔화되며 일시적인 수요 공백기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내년에는 중국쪽에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투자가 예정돼 있다. 이로 인해 한국과 중국에서의 생산시설 증설에 따른 향후 공급량 증가는 '공급과잉' 우려를 증폭시킬 수 있는 주요 이벤트라는 분석이다.
앞으로 세계 LCD 시장은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경쟁이 될 것으로 전망이다. 향후 삼성전자의 과제는 LG디스플레이와의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격차를 벌일 것인가가 관건이다. 지난 1/4분기에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LG디스플레이의 절반을 기록해 이건희 회장이 진노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LCD 부문의 분발은 숨가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KB투자증권 조성은 연구원은 "LCD 사업은 수요가 워낙 민감하게 움직이는 산업"이라며 "지금 싸이클이 상당히 자주 움직이고 있어 향후를 예측한다는 자체가 어려운 시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번 LCD투자는 경쟁업체인 LG디스플레이의 최근 증설에 비해 비교적 소극적인 증설에 해당한다며 올해 하반기 수요 확인이 필요하나 공급과잉 가능성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