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그리스 포르투갈 등 유로존 내 비핵심 국가들의 재정적자 위기는 유로화 존립의 위기로 직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 유로존 경제, 화려한 '빚잔치'
지난 1999년 도입된 이래 유로화 도입을 적극 옹호했던 세력들은 강력한 정책적 통합을 바탕으로 유로존 회원국들의 재정 적자를 줄이고 대외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때 유로존 주요국들은 낮은 차입비용으로 인해 활발한 내수 성장이 가능했다. 하지만 결국 과도한 차입으로 인해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중소규모 경제국들은 낮은 생산성과 높은 노동비용으로 발생하는 구조적 비효율성을 극복하기는 힘들게 됐다.
무엇보다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 재정 능력이 취약한 국가들은 경제를 되살리고 재정 적자를 줄일 수 있는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이들 정부는 과도한 차입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재정 지출을 크게 줄이고 더 많은 세금을 거둬들이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 유로화, 하락속도 가파르다
이러한 현상으로 유로화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를 훼손할 수 있으며, 나아가서는 유로존의 존립 가능성조차 뒤흔들 수 있다.
지난 4일 뉴욕시장에서 유로/달러는 8개월래 최저치인 1.37달러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주말 아시아 시장에서는 1.37달러 선이 일시 무너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역사적으로 볼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과거 10여년전 유로존의 존속 가능성이 의심스러웠던 상황에서 유로/달러는 0.85달러대에 거래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최근 유로화의 가파른 하락 속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유로화는 지난 해 12월 이래 약 9%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유로화의 추가적인 하락은 그리스와 같은 재정 적자 규모가 과도한 국가들에게 외부로부터의 자본 차입을 힘들게 해 더 큰 부담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 최악의 시나리오, '유로존 붕괴'
최악의 시나리오는 유로존의 붕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같은 사태는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를 비롯한 비주류 국가들의 재정위기 문제는 유로존의 강력한 정치경제적 통합 체계가 부재함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도 16개 유로존 국가들의 금리정책을 결정할 수는 있어도, 개별 국가들의 재정 정책에는 관여하지 못하고 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BBH)의 메그 브라운 외환 전략가는 "유로존이 하나의 중앙은행은 갖고 있지만 정치적으로는 통합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이로 인해 EU가 직접 나서서 개별국가들의 예산 집행을 통제해 현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 스페인, 유로존 위기의 가늠자
유로존이 이번 위기를 견뎌낼 수 있을 지는 스페인 경제의 위기상황 대처 여부에 딸려있다고 할 수 있다.
재정 위기 노출 국가들인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의 경제 규모는 모두 합쳐도 유로존 총생산(GDP)의 6% 비중에 불과하다. 하지만 스페인까지 포함할 경우 이들 국가의 유로존 GDP 비중은 20%에 이르게 된다.
이 때문에 스페인은 때때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과 같은 주요 핵심 경제국으로 포함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실질적으로 유일한 방법은 강력한 예산 삭감을 들고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각국내 공공부문의 반발이 거세지게 될 것이 뻔하다. 이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유럽연합의 통합력과 유로화의 방어력은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 현실적 해결책, 여전히 '미궁'
하지만 문제는 유럽연합이 정확한 해결책을 찾아내고 이를 선택하더라도 대세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과연 부진한 경제 전망과 낮은 인플레이션 상황에 처한 국가들의 재정 적자를 현실적으로 줄여줄 수 있을 것인지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재정 위기를 맞고 있는 그리스와 포르투갈, 스페인 등도 지난 2000년부터 2007년까지는 낮은 물가와 높은 경제 성장을 동시에 즐겼다.
하지만 높은 재정 지출을 이어오면서 정부 재정은 바닥이 났고 결국 국가 경제가 지속가능하지 못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상황은 분명 역전됐다. 유럽 주요국 당국자들이 주장하듯이 이들 국가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재정적자를 줄여야 하지만, 낮은 경제 성장과 디플레이션이 발생 가능성 등으로 현실적으로 재정 적자를 줄이기는 힘들 전망이다.












